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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aki Konomi - [Kokoro no Uchi ga Wakareba Ii no ni]
1982 

List

1 ドライブ
2 春
3 君と
4 飲もうよ
5 意図>
6 今日はどんな日でしたか
7 #4006
8 心のうちがわかればいいのに
9 ちょっと2股
10 万感

 

블로그에 글을 올릴 시간이 없다거나, 환경이 되지 않는다거나 하는 것은 어쩌면 핑계일지도 모르겠다. 첫 째는 게을러서 일 것이고, 둘 째는 무언가에 대해서 글을 쓸 능력치가 없다는 것에 대한 자각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 음반에 대한 얘기는 하고 싶어졌다. 다양하고 많은 양의 일본 음반을 들어본 것이 아니기에 그저 빙산의 일각을 보고서 하는 얘기일 것임에 분명함에도 개인적으로 이 음반은 들어본 일본 음반 중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을 만큼 훌륭하지 않은가 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아베 덕분에 일본 여행 갔다온 사진을 올리고 그 여행에서 고마웠던 사람에게 고맙다고 태그를 붙인 것만으로도 어떤 연예인은 SNS상에서 매장당하는 분위기인 요즘에 오래된 일본 음반 얘기를 한다는 게 조심스럽지만 뭐 어떠랴.. 음악은 음악이고 정치는 정치다.

아마도 어떤 음반에 대한 정보를 찾다가 들어간 블로그에서 이 음반 소개하는 걸 봤던 것 같은데.. 오래되서 기억이 잘 나진 않는다. 재킷이 독특하고 해서 살짝 찾아서 들어봤는데 음악이 취향에 가까워서였을까.. 파일을 구해서 들어보는데 처음엔 좀 그저 그랬던 거 같다. 달달한 것들이 금방 질리는 것처럼 음악도 그런 부분이 좀 있다고 생각되는데 처음에 굉장히 좋게 들리는 음반들이 금방 질려서 안 듣게 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차후에 좋아지는 면이 생기면서 듣게 되는 음반들은 무척이나 오래, 자주 듣게 되는 경향을 개인적으로 갖게 되는 거 같다. 그런 면에서 이 음반은 후자에 가까울 것이고 꽤 오랫동안 밤마다 이어폰 속에서 내 뇌리를 만족시켜주는 음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창을 하는 부분을 생각하노라면 매우 무표정하게 할 얘기를 하고 있는 가수의 모습이 그려진다. 편곡은 매우 출중한데, 그 출중함을 앞으로 도드라져 내세우지 않는다. 배경안에서 제 역할에 매우 충실한 출중함이 뛰어나다. 어쩌면 당 시대의 최고 세션들이 참여하지 않았을까 추측을 해본다. 포크 장르로 소개되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포크의 비장미나 유려함은 사실 기대하기 힘들다. 대신 일본 특유의 독특한 담백함이라고 할까.. 그런 게 굉장히 강한 음반이다. 흔히 말하는 Zen 한 느낌의 것과도 좀 다른데..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 정의할 수 없는 독특함이 존재하기에 이 음반은 내게 꽤나 의미 있고 훌륭하게 여겨지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가장 독특한 부분을 꼽으라면 역시나 보컬 Sasaki Konomi의 무심한 듯 독백하는 듯, 랩이라도 하는 듯한 보컬 스타일에 있는 게 아닐까. 어쩌면 상체를 살짝씩 흔들면서 리듬을 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화려한 가창의 기교는 없지만 꾸미지 않는 담백함이 참으로 좋은 음반이다. 책을 읽는 게 아닐까 싶은 느낌의 가창도 독특하지만 '읽음'이라는 것이 주는 어감에서 알 수 있듯 단어 단어의 리딩이 매우 정확하게 들린다. 일본말을 몰라서 전체적으로 무슨 얘길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간헐적으로 아는 일본 단어들은 귀에 쏙쏙 들어와 박힌다.
묘하다와 세상에 없는 신선함과 독특함. 그러함들로 나는 이 음반을 정의한다. 시절이 하수상하지만서도 음악을 하는 이들은 음악을 하고, 미술을 하는 이들은 미술을 하고, 글을 쓰는 이들은 글을 창조한다. 세상이 비록 인류로 인해 인류가 멸망함이 코 앞이라고 떠들지만 누구나 자기 앞의 하루를 살아내야만 한다. 그 결과물들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얘기하지만 그건 또 내 하루의 결과물이다.

좋은 오디오와 좋은 스피커로 양질의 사운드를 통해 좋아하는 음반들을 듣고 싶다는 오랜 바람은 이제 욕망으로 변질되고 있는 듯 그런 것들에 대한 정보에 집착한다.
최소한 이런 음반을 들을 때만큼은.. 비록 이어폰으로 듣는 빈약한 사운드일지라도 욕망의 전차로부터 하차하여 풍광을 둘러볼 여유를 가져야 하는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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