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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이선희 - [안부]

빨간부엉이 2020. 7. 18. 12:24

이선희 - [안부]   16th Part 01 / 2020 / kakaoM


List

1. 안부
2. 동백꽃
3. 봄날은
4. 연애하듯
5. 청춘
6. 낭랑 18세


평소 같으면 풀랭스 음반 가격에 6곡 담고 있으면 욕을 할 텐데 아... 이 음반은 차마 뭐라 할 수가 없다. 욕쟁이 중년도 아니고..ㅋ

이전까지의 이선희는 잊어도 좋을 거 같다. 완전히 세상에 없던 음악을 들고 나온 건 아니지만 최소한 세상에 없던 이선희를 들고 나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음반을 받아 들고 처음 들었을 때 가슴 찡하더니 오늘 아침에 다시 들어보니 눈물이 난다. 이 음반은 노래 잘하는 가수 이선희의 절창을 위해 존재하는 음반이 아니다. 세상을 살아온, 그리고 같이 살아가는 한 인간이 그녀의 음악을 듣고 살아온 불특정 다수를 위한 안부의 편지와도 같다. 꽤 오래전부터 이선희 음반이 그녀의 자작곡들로만 채워져 왔기에 매너리즘에 빠질 때도 되지 않았을까 걱정을 했지만 쓸데없는 기우였다. 과거를 완전히 무시하고 이 음반을 대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많은 단절을 통해 지금의 소리들을 6곡 안에 담고 있슴에 대단하다는 감상을 하게 한다. 가슴 절절한 멜로디 라인 대신에 편지글을 낭독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곡들의 단조로움을 마음을 위로하는 가사와 지금 1~20대를 관통하는 아이돌의 정서를 끌어안기도 하면서 피해 가는데 때론 록 사운드의 경쾌함과 이선희가 만들어 내지 못할 것만 같은 ‘낭랑 18세’ 같은 곡의 흥겨움을 통해서 음반은 조화를 이루며 멋들어진 한 편의 이야기 극을 완성한다. 

그녀의 새로운 안부에 답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이런 말을 쓰고 있슴에 눈물이 맺히는 나이 먹음이 어쩔 수 없지만 아직은 그녀의 음악도 나의 이번 생도 조금은 더 남아있을 것이기에 기대라는 마음으로 또 다음을 기다려 볼 것이다. 

음반의 에필로그에 이선희의 글이 담겨 있다. 

“모든 것은 떠난다. 다만 그시간이 다를 뿐. 어쩌면 삶은 상실을 쌓아가는 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상실 안에는 행복하고 찬란했던 빛이 녹아 있다.”

내가 오늘 상실하는 그 어떤 것도 내일의 행복을 위한 밑거름이라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오늘의 힘겨움과 슬픔, 우울 따위도 견뎌낼 힘을 얻을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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