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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부산국악원 2019기악단 정기연주회 - [新음악, 전통에 대한 경의] / 2019 / 국립부산국악원

List

1. 소용이, 환계락 주제에 의한 국악관현악 ‘환몽’ (남여창 협연곡)
2. ‘산절로 수절로 흐르리’ (10현 소아쟁 협연곡)
3. 정가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바람은 지동 치듯 불고’ (여창가곡 협연곡)
4. 수룡음, 계락 주제에 의한 국악관현악 ‘폭포수 아래’


클래식을 교향곡이나 오페라 같은 거 전혀 듣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일지 몰라도 국악도 판소리 음반이나 독주 악기 음반, 또는 퓨전 국악 음반만 듣고 살아왔던 거 같다. 물론 대중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대편성의 국악 음반들이 드문 것도 그런 좁은 감상을 하게 만든데 일조하지 않았을까 싶다.

요즘 제일 자주 방문하는 카페에서 알게 된 국악원에 계신 분께서 국악을 좋아한다고 했더니 음반들을 좀 보내주셨다. 아마 국악관현악을 음반으로 듣는 건 처음이 아닌가 싶다.  TV에서 본걸 빼면.

남자 여자 분이 창을 곁들이는 곡들이 많은데 대부분 정가 스타일이다. 예전에는 정가 느낌의 가창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거 같은데, 최근에 꽃미모 하윤주 씨가 정가 스타로 떠오르면서 상당히 대중적인 느낌을 견지하게 된 거 같다. 나도 영향을 받아서인지 이제는 거북한 느낌이 별로 없다. 아마도 익숙한 창의 구음 같은 스타일로 가창이 곁들여졌다면 외려 어색했을지도 모를 만큼 이 음반에서의 가창은 귀에 쏙쏙 꽂힌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음반은 부산국악원의 2019년도 정기연주회 실황 음반이다. 그렇지만 곡 말미의 청중들 박수소리와 환호소리가 없었다면 라이브 연주 녹음이라고 믿기지 않을만큼 완벽한 연주와 좋은 퀄리티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그만큼 요즘 녹음 기술과 장비들이 좋아진 탓도 있겠지만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이런 음반의 라이브 실황은 꽤 심심하게 들렸을 것이다. 

정가와 국악관현악이라는데서 벌써 잠이 오거나 따분해하실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러닝타임 60분 정도 되는 음반을 들으면서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그만큼 현대의 청중을 사로잡기 위해 국악도 진보해 왔음을 시사하는 게 아닐까 싶다. 고리타분하거나 딴짓하고 싶은 생각 1도 들지 않을 만큼 굉장한 박진감으로 귀를 사로잡는다. 국악이라는 꼬리표를 제거한다면 마치 화려한 록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곡들도 있는데, 들으면서 서정적이고 헤비한 록밴드와 협연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메탈리카의 <S&M>을 우리라고 못할 거 무언가 말이다. 문제는 대중적 파급력을 갖는 그런 메탈 밴드가 국내에 전무하다는 사실이 아쉽다. ‘블랙홀’ 정도면 어떨까...ㅎ

이번 달은 땡전 한 푼 없어서 CD도 한 장 사지 못했는데 충분히 감상할 음반이 생겨서 너무 행복하다. ^^ 
전주도 국악원이 있던데 거기도 이런 공연을 하나 모르겠다. 한번 알아봐야지. 현장에서 이런 공연을 보면 정말 소름 돋을 거 같고 행복해질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전통에 대한 경의를 표하지만 새로운 음악을 표방하는 만큼 이 연주 실황은 충분히 감동적인 새로움을 선사해주었다고 말하고 싶다. 블랙스트링 3집 나오고 공연하면 그때는 꼭 봐야지. 뜬금없이 엉뚱한 얘기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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