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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진민진 - [바다, 숲을 걷다]

빨간부엉이 2020. 10. 28. 07:30

진민진 - [바다, 숲을 걷다] / 2018 / 조은뮤직

List

1. 격랑
아쟁을 위한 세 개의 정경
2. 어떤 그리움
3. 달빛 어린 바다
4. 어머니의 기도
5. 바다숲
6. 별빛명상
7. 신오
8. 매화가


아쟁의 소리를 주 선율로 하는 음반을 들어본 적이 있었던가? 아마 이 음반이 처음일 것 같다. 아름답고 슬픈 소리가 마음을 울린다. 음악은 감정에 파동을 일으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면 이 음반의 소리는 그 역할에 너무 충실한 소리를 들려준다. 내 마음에 일렁이는 물결의 파고를 어떻게 잠재워야 할지 모를 만큼 감정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쳐 출렁인다.

부산의 바닷가에서 만들어진 소리는 바다의 내음을 닮았다. 짭조름하면서 비릿한 생의 냄새가, 사람의 소리가, 작곡자의 마음에 붙들린 상념이 음표로 채록되어 오늘 누군가의 마음에 원초의 마음을 전파한다. 격랑 쳐 울렁이던 소리는 심상에 무수한 정경을 형성하고 그 마음의 그림들은 피아노의 색채를 만나고 거문고의 질감을 만나서 한 폭의 풍경을 청자의 마음에 각인한다. 지워질 것 같지 않은 그 각인의 흔적을 따라서 음악은 심상 깊은 곳 어딘가에 닻을 드리운다. 내 마음과 그대 마음과 우리 마음에 정박한 아쟁의 슬픈 돛배는 긴 여정의 끝을 마쳐 휴식을 취하려고 한다. 그 휴식의 곁에서 함께 하고 싶게 만든다. 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을 것만 같다.

진민진 연주자님의 소리가 어제와 오늘 밤의 내 마음에 그려준 그림은 오래 가슴에 남을 것만 같다. 바다의 숲에서 진민진님이 아쟁의 소리로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의 향이 오래도록 내 삶의 공간을 채우고 있을 것 같음이 진심 행복하다.


* 유튜브에 음악이 올라온 게 없어서 한 곡 감상은 안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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