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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바라지 - [비손]

빨간부엉이 2020. 12. 10. 16:42

바라지 - [비손] / 2015 / JOEUN Music


List

1. 비손
2. 씻김시나위
3. 무취타
4. 바라지축원
5. 만선


올 여름 전주 무형문화유산원에서의 야외 공연에서 바라지의 공연을 처음 보게 되었다. 그 날 상당히 많은 국악인들과 음악 하는 사람들의 무대가 있었지만 긴 시간의 공연 후에 가장 기억에 남는 팀은 단연코 바라지의 음악이었다. 
공연을 보고 와서는 음반이 나온게 있나 찾아봤더니 2장의 음반이 나와있는 상태였고, 다행히도 두 장 모두 구입이 가능한 상태였다. 한데 망할 놈의 쩐이 계속 안 생겨서 못 사고 보내다가 겨울에 와서야 두 장의 음반을 구입해서 첫 번째 음반을 요즘 밤마다 들어보고 있다. 

음반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인들 (재즈나 레게등) 과 협연 앨범을 발표하는 등 유명세를 타고 있는 김율희 님의 목소리가 담겨 있는데 내가 본 공연에서는 타악  공연이 주가 됐었고, 팀 특유의 컬러감이라고 할 수 있을 신명 나는 타악의 향연은 이 음반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 
좋아하는 소리꾼 김율희님의 축원으로 시작되는 '비손'은 바라지가 하고자 하는 음악의 정신적 정체성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음악이다. 하늘을 향해, 신명을 향해, 또는 믿는 그 무엇 무엇들을 향해 끊임없이 바래고 바래고 빌어오고 축원해 왔던 우리 민족의 정신적 혼을 팀명으로 하여 바람을 위해 빌고 또 빌어왔던 그 손들의 움직임을 비는 손의 의미로 화하여 '비손' 안에 녹여낸다. 정화수 떠놓고 새벽빛의 푸르름 속에서 움직이는 손의 움직임을 머릿속에 그려보자.. 손바닥의 마찰과 열기 등이 비는 마음과 소리들과 함께 공감각적으로 변해가는 절묘함의 한 지점을 향해 음악은 달려간다. 소리의 축원과 신묘함의 공간적 정서를 이끌어 내는 타악의 향연이 버무려지면서 발생시키는 일체감은 감동과 흥분을 동시에 이끌어 내기 부족함이 없다. 몰입해서 듣노라면 황홀경과 같은 엑스터시로 영혼을 비끌어 매기 충분할 정도로 바라지의 음악은 음반 전체적으로 톤을 유지하며 그 상태로 강력하다. 

개인적으로 퓨전 국악 음악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데 국악만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어떤 지점의 소리를 지향할 수 있기에 대안적인 관점에서 좋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바라지의 음악은 서양의 소리를 섞지 않으면서도 오롯이 우리의 것만으로도 지금 여기의 시점에서 국악이 가질 수 있는 고루함이나 편향된 세대취향적 한계를 단숨에 뛰어넘고 있다. 

위대함은 범인凡人들의 속에서 나올 수 없는 것이라면,  이 음반에 참여한 면면들의 노력과 훌륭함의 명성들을 볼 때 바라지 음악의 위대함은 쉽게 짐작이 된다. 언제나 그렇지만 너무 늦게 알았지만 지금이라도 알았기에 다행이 아닌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한다.
반드시 들어야 할 음반이 아닐까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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