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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Banana Moon ‎- [Garden Variety]

빨간부엉이 2021. 12. 18. 10:07

Banana Moon ‎- [Garden Variety] / 2021 / 자주제작

List

01 Dragon King
02 Boogeyman's Hysteria
03 Outlaw
04 Mom Nags
05 Playground
06 Rae
07 Lizard King
08 Ballad Of An Old Man
09 Rock, Scissors, Paper
10 Party's Over
11 The Old Town



제주에 기반을 둔 밴드나 뮤지션들의 약진이 눈에 띄는 한 해가 아닌가 싶다. 밴드 Banana Moon 또한 제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밴드인 듯 하다. 뭐 막 찾아보거나 하진 않아서 그럴 거라 생각한다..ㅎ

어느날 정체불명의 CD 한 장이 제주로부터 도착해서 뭔가 하고 알아보니 응한님이 주문해주신 밴드의 음반이었는데, 자켓이 수상스러웠다. '유기농 포크라도 하나?' 라는 심정으로 퇴근 후 음반을 들어봤을 때 오.. 놀라운 충격. 이 신선하고 즐거운 느낌은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싶은 그런 오묘한 감정들이 마구 뇌리를 휘저었다. 
어떤 특정 장르의 록 사운드로 정의 할 수는 없는 사운드인데, 살면서 들었던 많은 사운드들이 한데 뒤엉켜서 미친듯이 소용돌이치는 화학작용이 청자의 마음에 대단한 희열과 음악 소비의 즐거움과 당위성에 대한 면죄부를 부여하는 성스러움을 느끼게 해준다고나 할까..ㅎㅎ

록이 주는 기본적인 정서인 흥겨움과, 변박을 통해 긴장감을 주는 드럼 사운드가 내가 무언가를 듣고 있음을 잊게 만든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거나 하는 안일함의 허벅지에 대침을 꽂게 만들고 있으며, 밝은 정서의 기조속으로 파고 드는 의연하고 느릿하며 블루지한 빈티지 사운드의 기타 솔로들은 미세먼지로 칙칙한 어느 밤 하늘 사이로 반짝 빛나는 도심의 별빛과도 같은 환상의 감각을 선사한다. 때론 어쿠스틱하며 때론 진지한 사운드스케이프 위에서 가장 빛나는 건 무심한 듯, 또는 대충.. 건들거리면서 부르는 듯도 한데 가만 듣고 있으면 이처럼 자신들의 음악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또 있겠냐는 듯한 보컬의 음색은 진심 이 음반에 빠져들게 만드는 힘을 실어준다. 어쩌면 사잔 올스타즈의 쿠와타 케이스케의 노래하는 목소리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확실히 2021년의 대중 음악 또는 록씬에서 절대로 접할 수 없는 빈티지한 사운드인건 확실하다. 그 확실함이 주는 Banana Moon 의 확고함이 정말 엄지척 들어주고 싶게 만드는 음반이 아닐까 싶다. 감히 올 해 내가 들은 최고의 음반을 몇 장 꼽으라고 한다면 적어도 이 음반은 그 상위권에 존재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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