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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진민진 ‎- [아쟁, 정가와 마주 닿다]

빨간부엉이 2021. 12. 4. 22:18

진민진 ‎- [아쟁, 정가와 마주 닿다] / 2021 / Sound Press



List

1. 어부사
2. 청산도 절로 절로
3. 길군악
4. 앞내나 뒷내나
5. 모란은 화중왕이요
6. 일각이 삼추라 하니
7. 태평성대
8. 춘면곡
9. 아쟁을 위한 태평성대



창작 음악이라는, 이전에 세상에 없던 이야기를 통해서 지역색과 자신의 공감각적 심상을 세상에 내놓았던 전작 이후에 진민진의 아쟁은 고전과 조우하는 이전에 없던 낯섦을 통해 자신의 소리를 전하고자 한다. 
정가는 진민진이 선택한 이번 이야기의 키워드. 고전 시가와 정가와 아쟁이 만나서 빚어내는 이 낯선 시간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작은 소우주가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음반을 받아들고서 상당히 곱씹어 이 음반을 듣고 있지만 나에게 툭 떨어진 이 다른 세상 같은 소리들에 대해서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길고 긴 고민의 시간들이 이어졌다. 
고민은 사실 우스운 것이었다. 예술인의 고뇌에 찬 결과물을 마주하는 일개 청자인 내가 그 세상을 이해하려고 했던 게 기실 어리석음이었음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그저 받아들이고 녹아들게 하는 것... 그것으로 충분함이었는데 말이다.
뛰어난 연주자들이 만들어내는 세상에 대해 이제는 이해하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깨달음 이후에 이 음반을 듣는데 편안함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진지함이 멸종 된 시대에 진민진은 소리의 새로운 고찰을 통해 핵심을 뚫고 지나가는 정공법의 지난함과 메마름의 고통을 짊어지고 나아간다. 시지프스가 아닐진대 올려야 할 바위에 대한 무게감으로 짓눌리지 않는 평안함이 그녀의 아쟁 소리에서 계속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유튜브에 이 음반의 영상이 하나도 없어서, 1분씩은 괜찮다고하길래, 첫 곡과 두 번째 곡의 앞 부분을 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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