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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음악이 흐른다' 전경>

구례에 있는 풀레인지 클럽의 카페 '음악이 흐른다'에서 진행한 이색적인 공연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카페에는 공연 정보가 늦게 올라온터라 관람신청을 했을 때는 이미 좌석이 다 찬 상태였는데, 다행히도 취소자가 생기셨는지 카페 사모님께서 공연 보러 오실 수 있게 됐다고 연락을 해주셔서 매우 기쁜 마음으로 달려갔습니다.
2년 전에 재즈 공연을 본 이후로 두 번째 관람이네요.  작년엔가 한 차례 다른 공연을 보러 갈 예정이었는데 공연 날 시골 어머님이 응급실에 실려 가시는 일이 발생해서 못갔거든요. 그 뒤에 바리톤 공연도 있었는데 그때는 시간이 맞지 않아서 못갔구요.

여튼 전주에서 오후에 광주 망월묘역에 잠시 들러서 구례로 이동하려고 했는데, 광주에 도착하니 말 그대로 비가 쏟아붓는 상황이라 대략 난감한 상황에 젖어가며 일을 보고서 구례로 이동했습니다. 
6시쯤 도착해서 30여 분 기다리면서 비구름이 산능선을 구렁이처럼 타고 넘는 진귀한 광경도 구경하면서 보냈습니다.

<'긴 여행' 이라는 테마로 진행된 '엘 카미니또'의 공연 정보가 걸려있습니다>


공연장에 입장하기전에 피아노가 있는 공연이라 걱정을 좀 했습니다.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카페 공간이 그렇게 크지 않은데다가 대형 스피커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생각보다 협소합니다. 하여 피아노가 들어가면 평소 관람인원보다 관람 가능 인원이 더 적어질까 걱정했는데 공간 배치를 잘 하셔서 그런지 예전보다 관람 인원은 몇 자리 더 늘어난 것 같았습니다. 

<광각으로 찍어서 굉장히 공간이 남아도는? 듯한 느낌>

<일반 화각으로 찍으면 요런 느낌.. 공연자 바로 앞에 앉아서 봐서.. 사진보다 한 두어발자국 떨어졌다고 보면 될듯>

 

원래 공연은 10월에 계획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하모니카 연주자분 (최희중님) 께서 임신중이셔서 공연 취소 하려다가 당겨서 9월에 공연을 하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얼마나 다행이게요~~ㅋ
공연 시간은 1시간 정도에 중간 중간 토크 및 끝나고 사인회등.. 다 해서 1시간 반정도 소요가 됐습니다. 너무 좋은 공연이었는데 공연 시간이 짧은 게 아쉬움이었지만 밀도 있는 공연이어서 그런지 감동은 굉장히 진했다는 생각입니다. 17년도 그들의 젊은 날 발매했던 1집의 몇 곡과, 몇 곡의 커버곡, 그리고 현재 녹음이 진행중이라는 곧 발매할 2집의 수록 예정곡들로 공연이 꾸려졌습니다.

 

<내부에 붙어있는 공연 포스터>

<맨 앞에 앉다보니.. 눈치 보여서 공연 막 시작할 때 딱 한 장 찍었습니다. 몇 장 더 찍었어야하는데..>


하모니카와 탱고의 조합이.. 사실 공연 관람 전 걱정을 좀 했었는데요. 탱고의 정체성은 어쨌거나 반도네온에 있으니까 말이죠. 헌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괜한 기우였음을 단박에 알 수 있었습니다. 반도네온이 줄 수 있는 공간을 채우는 소리의 입자감 같은 것들 대신에 하모니카의 울림과 확고한 떨림음이 주는 여운 같은 것들은 '무엇이 탱고다' 라는 이성적인 정의 같은 것들이 얼마나 부질 없는 것인지 깨닫게 해주더군요. 재치 있는 연주자분의 입담과 차분하고 진중한 피아니스트 (명나영님)의 우아함 같은 것들이 작은 공간을 내밀하게 채우면서 참으로 아름답고 열정적인 시간이었음을... 그 시간안에 나와 작은 우리들이 함께 했음이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공연 중 첫 번째 커버곡 - 아리랑 / 광각으로 찍으니 조명에 연주자분 허옇게 나옴..ㅠ>

<공연 중 두 번째 커버곡 - Por una Cabeza / 영화 '여인의 향기' 나 '트루라이즈' 등에 삽입된 유명 곡>


덧붙임

1. 공연 시작 전에 카페 주인장님과 단체 가위바위보를 해서 끝까지 살아남아 득한 유황 비누입니다..ㅎ


2. 공연 시작 전에 간단한 퀴즈를 내셔서.. 그 퀴즈 맞추고 득한 하모니카 열쇠고리입니다. 근데 미니 하모니카지만 소리가 납니다. 들숨 날숨으로 한 옥타브의 소리를 낼 수 있어요. 근데 제가 받은건 불량품인지..ㅠ 끝의 시와 도가 소리가 이상하게 납니다. 뭐 그래도 '학교종이 땡땡땡' 정도는 연주가 가능합니다. 재밌어요..ㅎ


3. 공연 끝나고 색시가 곧 다가오는 생일 선물이라고 최근에 알바해서 받은 피같은 돈으로 사 준 연주자 분들의 1집 CD입니다. 현금이 없어서 나중에 온라인으로 사려고 했었는데.. 지금 보니 절판된 음반이더라구요. 지인들 주게 몇 장 더 살걸 후회됩니다.ㅠ (암튼 안쪽에 연주자 두 분 사인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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