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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프레드릭 배크만
옮긴이 : 이은선
펴낸곳 : 다산책방
분량 : 486쪽
2021년 7월 13일 초판5쇄 발행본 읽음
스포가 있습니다!!
21세기의 디킨스적 걸작이라 생각하는 「베어타운」의 마지막 이야기가 두 권의 책으로 번역되어 나온 시점에서 배크만의 전작인 「불안한 사람들」을 몇 년 전에 사놓고서 이제야 읽어본다.
아.. 생각해보면 「베어타운」의 두 번째 이야기를 사놓고서 여태 안 읽고 있는 게으름을 고백치 않을 수 없다..ㅠ
이 책을 몇 년간 읽지 않은것은 사실 변명이겠지만 책의 내용에 쉽게 몰입할 수 없었고, 게으름과 귀차니즘이 엄청나게 팽배한 시절을 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책의 3분의 2지점까지는 꾸역꾸역 읽어갔는데 결국 놔버렸고 그렇게 몇 달인지 일년인지... 한참을 보내다가 몇 주 전에서야 겨우 독서를 완료했다. 그렇게 힘겹게 다 읽고서야 이 책의 진가를 알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다. 어떻게 보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환타지같은 결말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은행강도가 발생하고 강도가 도망간게 아파트 매매를 위해서 모인 -이 부분은 우리 나라와 달라서 스웨덴에서는 집 매물을 볼 때 날을 잡아서 그 매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부동산 업자와 모여서 관찰? 을 하는 것 같다- 사람들 속으로 피신하여 유괴를 벌이면서 발생하는 이야기를 쫒아가는데 결국 작가는 극적인 결말보다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경찰부터 유괴범, 정신적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까칠한 여성등을 모두 보듬어 안고 자폭해 버린다. 자폭이라고 말하니 우습긴 한데 요즘 세상에 이런 해피 해피한 결말을 쓰는 작가는 진정 드물기 때문에 폭망할 위험과 평단의 칼날을 맞을 우려를 안고 이런 결말을 택했다는 것에서 자폭이라고 생각을 해버렸다. 뭐 그렇지만 불안한 영혼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런 현대의 어른들을 위한 따뜻한 동화 한편은 존재해도 좋지 않겠는가 싶기도 하다.
언제나 좋은 결말이란건, 등장 인물이 모두 좋은 결말이란건.. 그런 이야기만을 쓴다는건 -프레드릭 배크만의 작품들이 다 그렇다는건 아니다- 확실히 작가에겐 독이 될 것이다. 길고 긴 작가의 이야기 흐름 속에서 간혹 만나는 반갑고 달콤한 이야기이길 바란다. 뭐 어쨌거나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따뜻해진건 사실이다. 그걸로 충분하고 만족스러운 책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