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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Story

우체통이 있는 풍경 1

빨간부엉이 2011. 8. 12. 10:36


139q / planar 50.7 / kodak colorplus 200 / 5ed




{ 우체통이 있는 풍경 1 }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비가 내려서 잠 못 드는 밤
당신에게 편지를 쓴다
비가 내려 멀리 어딘가에서
잠 못 들고 뒤척이는 그대가
마음으로 쓰는 편지에 대한
답장을 쓴다
갈 리 없고, 갈 수 없고, 가서도 안되는
생각의 조각들을 한 장의 종이 위에 담는다
그대는 나를
나는 그대를
사랑이라는 통속의 이름으로 대했던 날들을 추억하며
헤어짐이라는 고통의 이름으로 별리別離 했던
그 멈춰버린 순간을 회한하며
텅 빈 우체통 바닥에
툭하고 떨어지는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
세상은 빗소리로 덮여가는데




<201105, 서울, 비오는 선유도역 근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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