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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에스디오 (nsdio.com) 의 미니 하이파이 오디오 타이니 (Tiny)
가. 불필요와 필요의 사이에서
문득 코엔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라는 영화가 생각이 났다.
어떤 은유로 영화가 점철되어 있었는지 기억이 없다. 찰랑거리는 머리를 가진 거구의 살인자가 묘한 살인도구로 살인을 하는 이상한 영화로 살짝 기억에 각인되어 있는 정도...
원작 소설을 읽지 못해서인지 무엇을 얘기하고자 하는 것이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갑작스레 저 영화가 떠오른 것은 '무엇이.. 없다' 때문이었던 거 같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가 가진 가장 특이한 점은 영화에 사운드가 도입되고, O.S.T가 도입된 이후 거의 전무한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만큼 철저하게 음악이 배재되어 있다라는 점이 매우 특별한 감정을 불러 일이킨게 아닐까 생각된다. 심지어 엔딩크레딧에서조차 음악이 철저하게 사라진 영화는 가장 익숙한 무언가를 제거함으로 낯선 세상을 창조했다.
다시 위의 영화를 떠올리게 한 그 '무엇이.. 없다' 로 돌아와 보면 한국 시장에서 거의 소멸해버린 '무엇' 중의 하나를 떠올려 볼 때 난 오디오를 생각하곤 한다.
어려서는 가난한 집안 환경때문에 음악을 듣지 못하고 살았지만, 커서는 주거환경때문에 음악을 듣지 못하고 살게 되었고, 먹고 사는것에 허덕이며 오디오를 생각함은 사치에 가까웠다.
한국 시장에 오디오 메이커가 존재하던 그 시간과 내가 오디오에 관심을 가지게 된 시간의 사이에 거의 모든 한국의 오디오 메이커는 공룡처럼 멸종의 시간을 맞이했다.
나도 아직 많은 나이를 먹은 건 아니지만 최소한 기억에 남아있는 것들이 있는데, 지금의 십대나 이십대에게 국내의 오디오에 대해 어떤 기억이 있을 것인가 생각해보니 이어짐의 역사란 이렇게 간단한 세월을 거치고, 상업성과 자본의 논리에 맞물려 쉬이 끊어져버리는 실타래마냥 한없이 위태한 것이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바꿔 생각해보면 끊어진 시간의 실타래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시간과 삶이라는 것이 또한 얼마나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성공의 길이 보이는 걸까? 아니면 평생을 오디오 개발과 업계에 몸 담았던 이의 마지막 사자후를 토해내는 것일까?
노력의 시간과 고생에 비해 앞날은 언제나 불투명하고 미래를 점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 점쳐질 수 없는 미래의 우리 귀를 위해 매우 작고, 간결함이 주는 아름다움과 소리에 대한 그네들의 철학이 담긴 엔에스디오 (nsdio.com) 의 미니 하이파이 시스템인 타이니Tiny 를 만나게 되고, 그 작고 야무진 소리결위에 새겨진 음악 듣기의 즐거움과 앞으로의 나아감에 대한 최종 사용자의 느낌과 개선했으면 하는 그 어떤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아래의 글들은 2014년 8월 10일 엔에스디오 사무실을 방문하여 대표님과 세시간여의 대화를 나눈후에 작성된 부분들도 있기에 평가단을 선정하여 제품이 배송되기 시작한 현 시점에 맞지 않는 부분도 있는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나. 만남
타이니의 작은 오디오를 만난 것은 지난 봄에 들렀던 국제 오디오쇼에서 였다.
쇼의 부스로 참가한 것도 아니었고, 국내의 멀티 플랫폼을 처리할 수 있는 DAC 기판과 부품등을 제작하고 공급하는 세피온의 부스에서 가져다 놓은 것이었던 타이니는 일단 작은 사이즈와 깨끗한 실버톤의 이미지가 마음을 끌었고, 그 소리의 깨끗함과 명료함이 귀를 끌어 당겼다.
아직은 정식으로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타이니가 pc-fi와 desk-fi 시장에서 돌풍을 몰고 올 수 있슴을 직감적으로 느낀건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가격대에 있었다. 현재 최종적으로 공개된 가격은 당시에 들었던 가격보다 높긴 하지만 오디오쇼에서 봤던 프리/파워 앰프에 추가된 같은 형태의 블럭 구조를 취한 전원 공급장치가 곁들여지기 때문에 이해 할 수 없는 가격대도 아닌 수준이다. (안정적인 전원을 공급하는 것이 오디오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하고, 그러함을 위한 장치들이 얼마나 고가에 형성되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다만 음악 감상의 주가 멀리 테이프와 LP를 거쳐 CD에서 고음질 음원 파일의 형태로 변해버린 추세인지라 고품질 음원 처리를 위한 DAC (디지털 아날로그 컨버터) 은 현 시점에서 필수인 상태였고, 엔에스디오의 타이니또한 DAC을 개발중이며 오디오 구입은 DAC이 추가가 된 이후 가능할 수 있을 거라는 세피온측 부스에서 들었던 말을 기억하며 부푼 기대를 안고, 세피온측에 메일을 보내 오디오 개발사의 대표님 메일 주소를 받아 연락을 취하고 타이니가 세상에 공개될 수 있는 날을 알고자 했던 것이 인연이 되어 현재 수원 시니어창업센터에 입주해 있는 엔에스디오의 사무실을 들러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까지 되었다.
다. 생각과 질문, 그리고 답
엔에스디오에 방문을 하기 전 타이니 제품의 홈페이지가 오픈 되었고, 앰프의 블럭이 세 덩어리인 것을 보고 '예정대로 DAC이 추가 되었구나' 반가운 마음에 들여다보니 전원공급장치여서 살짝 실망했지만 그 역시 오디오에 있어서 중요한 파트이기에 상당히 음질향상과 깨끗한 음질을 위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구나 하는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방문시 무엇을 여쭤봐야 하나 고민을 했었다.
머릿속에는 많은 질문들이 가득했으나 크게 물어봐야 할 것들은 없었던 거 같다. 대표님의 오디오 업계에서의 그간 쌓아온 내공과 시간의 흐름에 대해 듣는 것으로 충분했던 거 같다. 그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내가 궁금해했던 모든 것들이 들어 있었고 생각지도 못한 타이니의 앞으로의 모습까지 알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대해 먼 방문길이 흡족한 성과를 내겐 남기지 않았나 싶다.
과거형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사라져버린 롯데 파이오니아에서 파격의 시대를 가져왔던 엔지니어와 실무자로서의 젊은날의 경력이 이후 이름만 대면 알 수 있을 외국 오디오 메이커들의 개발과 공급으로 이어지고, 역시나 사멸해버린 태광에서의 시대 (아마 태광에서 마지막 명품으로 만들어졌던 'Honor' 시리즈가 이때 나오지 않았을까 추측되는데 본인은 거기 그렇게 가지 않으려고 거부당할 파격적인 제시를 세 번이나 했음에도 태광에선 현 엔에스디오의 대표님을 스카웃하기 위해 말도 안되는 그 조건을 모두 수락했었다고 한다) 를 거쳐, 국내 오디오시장의 소멸과 함께 오디오 장인의 시대도 절치부심의 시기를 맞이했던 거 같다.
사람을 쓰기 어려운 형편이기에 사람을 쓰지 않고 제대로 된, 그러면서 가장 작은 고성능의 하이파이 시스템으로 자신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자 했기에 친구를 영입하여 2인 체제로 개발에 들어간 타이니는 개발과 각종 쇼등의 행사장의 시연 및 몇 차례의 설문조사를 통해서 청소년과 아이들을 타겟으로 잡았던 것에서 오히려 주 관심층이 된 성인유저들을 타겟으로 전면 개발 방향을 수정했다고 한다.
그 수정된 방향의 결과물이 아직은 미완이지만 현재의 타이니 시스템의 현신으로 내 앞에, 그리고 앞으로 타이니를 선택할 여러분의 앞에 놓여지게 될 거 같다.
1. DAC의 행방
CDP와 일반 아날로그 오디오를 통해 주로 음악을 듣는 내게도 PC에서의 음악 재생은 상당히 중요한 지점에 도달해있기에 맘에 드는 DAC을 하나 구입하는것은 어쩌면 당연한 지상과제에 가까웠다.
하지만 '맘에드는' 이라는 단서를 붙였을 때 거기에 걸맞는 주머니 사정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구입은 매우 어려운게 당연.
토탈 오디오로써 메이커는 거의 모두 사라졌지만, 소규모로 앰프나 스피커등을 제조하는 국내 업체들은 계속해서 한켠으로 사라지며, 또 한켠으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오디오와 음악 감상에 있어서 가장 핫하다고 할 수 있는 DAC을 출시하는 국내 업체도 많아졌지만 만족스런 수준에 도달하는 것들은 역시나 높은 가격으로 접하기 힘들었기에 타이니의 가격대를 생각했을 때 엔에스디오에서 DAC을 추가한다면 훌륭한 가격대에 고품질의 DAC 이 등장할 거라는 기대를 안고 있었고, 그렇기에 타이니의 출시와 함께 나타날 DAC의 존재 가치는 내게 무척 중요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현재 오픈된 시스템에 DAC은 빠져있다.
'왜 빠졌을까?' 라는 궁금증에 대한 답은 사실 지역 유선방송에서 제작한 동영상에 있었지만, 이것은 잘못된 정보였다.
인터뷰를 하고 제품에 대한 설명까지 문서화해서 주었지만 방송 동영상에 블루투스를 이용해 무선으로 32bit/384khz의 고음질 음원을 재생가능하다고 잘 못 얘기해버린탓에 방송을 수정도 못하고 그렇게 되버렸다고 한다. 동영상만을 보고 간 내겐 블루투스로 현재 그런게 가능할리 없는데.. 라고 생각되면서도 또 한켠에는 DAC을 무선으로 앰프에 실장하는 뭔가 새로운 기술로 그렇게 했는가보다 라는 생각을 하게끔 되었었다.
결과적으로 DAC의 행방은 일단 몇 달 후로 미뤄진 상태라고 한다.
세피온측과 협의중이며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하이엔드 부품으로 총력을 기울여 제작할 예정이라고하니 DAC의 타이니 합류는 기대를 안고 조금 기다려야 할 거 같다.
2 . 타이니 시리즈의 향후 계획
앞으로의 타이니 제품... 또는 엔에스디오의 행보에 대한 궁금증은 당연한 것.
거기에는 내가 가진 몇가지 질문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음원 재생의 중요함도 물론 의미있지만, 현재 음악 감상에 있어서 대세로 급부상중인 레코드 시장에 대한 어떤 계획 같은게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꼭 드려보고 싶었었다.
그 궁금함에 대한 답은 놀랍게도 타이니 제품군의 미래 청사진에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타이니 제품뿐만 아니라, 고급 이어폰쪽과 현재의 가상 다채널과는 차별화된 영화 감상을 위한 새로운 2.1채널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까지로 번져갔지만 일단 타이니 제품의 미래에 대해서만 언급하자면 타이니의 제품은 현재 나와있는 프리/파워 앰프와 전원 공급장치의 세 덩어리 블럭으로 끝이 아니라 꽤 다양한 형태의 블럭으로 진화 예정이라고 한다.
거기에는 타이니의 현재 앰프와 동일 사이즈의 DAC이 포함되며, 디지털 튜너가 포함될 것이고 (이 부분은 개발에 참여하고 싶다는 후배분이 진행예정이라고) usb 메모리를 이용한 재생 블럭이 포함예정이며, 마지막으로 포노 앰프가 추가될 거라고 한다. 한번에 장만하면 저렴하다고 해도 부담이 되기에 일단 스피커를 포함한 현재의 기본 구성에 하나씩의 블럭을 추가할 수 있게하여 부담을 덜어주며 개발을 한번에 하면서 생길 수 있는 질적 저하 또한 막고자 하는 좋은 오디오 개발에 대한 의지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포노앰프의 추가는 국내에선 보기 힘들었던 EP앨범을 매달 한 장씩 발매하는 컨텐츠 사업쪽과의 연계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턴테이블을 사놓고서 마땅한 포노앰프의 구입이 미뤄지고 있는탓에 LP를 듣지 못하고 있는 내게 어쩌면 최대의 희소식.
무엇보다 타이니에서 EP 전용의 턴테이블을 내놓는다면 박물관에서 본 아담 사이즈의 턴테이블을 만나볼 수 있을거라 생각하니 저절로 맘속에 미소 가득이었던 거 같다.
물론 이것들은 현재가 성공해야 만날 수 있는 미래임에 내가 그 미래를 꼭 보고 싶기에 타이니를 알려야 하는 의무(?) 아닌 의무를 지니게 된 거 같아서 한켠의 걱정을 안게 되었다.
3. 타이니 제작 수량의 의문
타이니의 초기 제작 수량은 200대다. 물론 적은 수량은 아닐 수 있지만 이것으로 사업을 구상하고 길고 지난한 개발의 과정을 거친 후 내놓는 수량으로는 턱없이 적게 느껴졌다.
설명을 들은 후 이해되는 부분은 역시나 자금의 문제로 귀결된다.
현재 홈페이지가 오픈되고 타이니 시스템의 가격이 공개되었지만, 실 판매는 되지 않고 있다. 전파인증의 문제가 남아있다고 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돈이 발생하기에 실재 판매가 되는 건 아마도 크리스마스 시즌이나, 학생들의 졸업과 입학 시즌 정도가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가격또한 내가 처음 들었던 가격보다 높아졌는데, 가격에 대한 얘기는 국내에서만 판매를 한다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할 수 있지만 외국 시장때문에 가격을 그렇게 가져갈 수가 없다고 한다. 국내 시장은 어쩌면 그렇게 넓은 시장은 아니기에 외국 시장에 더 큰 비중을 두는게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현재의 200대 중 80여대는 일본으로 공급이 된다고 한다.
나머지 120대는 한국의 행사장과 설문 조사등에서 제품 출시시 구입하기로 미리 서명했던 분들에게 사용 한 달 이내 사용후기로 피드백을 남겨줄 수 있는 분들에 한해 절반의 가격에 못미치는 가격에 공급 예정이라고 하므로,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적은 수량이기에 엔에스디오에 연락하여 꼭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래본다.
200대의 수량은 그렇기에 어쩌면 베타테스터들을 위한 제작 수량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본다.
미래를 위한 밑그림에 상당히 진척도를 보이고 있는게 통신사들과의 연계라고 하는데 블루투스를 이용해 휴대폰의 음악을 쉽게 페어링 하여 감상할 수 있는 기능이 있으므로 거추장스러운 거 싫어하는 젊은층에게 스마트폰과의 연동된 판매 정책은 매우 유의미해 보인다.
라. 오디오는 소리로 말을 한다
타이니 개발을 이뤄낸 엔에스디오 식구분들의 오디오 이력 면면이 아무리 화려하고, 타이니의 외관이 작고 깔끔하다한들 정작 중요한 소리가 엉망이라면 그 어떤 이야기도 그 어떤 논의도 필요치 않다.
사람은 그 사람의 내면이 가진 됨됨이로 얘기해야하듯 오디오는 오디오 본연의 소리로 말을 해야 한다. 그것이 무엇보다 중요치 않겠는가.
타이니의 소리가 어떠한가는 타이니를 소유하고 듣게 되는 사람들 각자가 갖는 저마다의 다름이겠지만 내가 듣는 타이니의 소리는 레고 블럭을 연상시키는 작은 사이즈를 가볍게 뛰어넘은 당찬 하이파의 영역에 도달해 있다고 확신한다.
현재 베타테스터의 위치에 서게 된 많은 분들이 프리와 메인 앰프, 스피커만을 받아든 상태기 때문에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는데,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음악 매니아나 오디오 매니아가 아니고선 컴퓨터와 pc용 액티브 스피커를 이용해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은 것이 일반적 상황이고, 좀 여건이 되는 분들이 DAC과 헤드폰 앰프와 중급 헤드폰 정도를 사용하는 상황인데 DAC이 아직 완성이 되지 않은 타이니를 놓고 많은 분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이어폰잭과 타이니의 AUX - MINI 에 연결해 듣거나 블루투스를 이용해 듣고서 타이니의 가능성과 음질, 그리고 가성비의 영역을 몇 곱절 뛰어넘는 훌륭한 사운드 퀄리티를 의식하지 못한채 '이거 별로잖아!!' 라며 내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되는 상황이다.
내 경우는 몇개의 CDP가 다 고장이 나서 버린 상태고 현재 쓰고 있는 골동품이지만 메르디안 206 델타 시그마 CDP를 타이니에 연결하여 들었는데, 처음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들었을때의 실망감이 안도감을 넘어 감동스런 상황의 연출까지 이르렀다면 조금은 과장이겠지만...
지난 오디오쇼에서 받았던 고품질 음원과 DAC을 통해 들었던 그 소리의 감동이 충분히 전달되었다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기에 아직은 완성형이 아닌 타이니의 소리를 미리 조급하게 판단하지 않으시길 바래본다.
1. 9시방향의 숙제
현대인들의 주거 환경이 가진 문제는 가정내에서 음향기기의 출력을 30%도 활용하기 힘들게 한다. 그것은 양질의 소리와 몸을 감싸는 스피커의 구동력을 체감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오디오의 끝은 집 마련이라는 우스개소리까지 나오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큰 볼륨으로 음악을 들을 수 없기에 적은 볼륨에서 오디오가 추구하는 최선의 소리를 얼마나 뽑아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많은 저가의 오디오들은 이 부분에서 취약한데 아주 별볼일 없는 오디오가 아니라면 볼륨을 9시 방향 이상으로 올려줄 경우 그래도 나름 괜찮은 소리를 들려주는 경우가 많은데 실재로 아파트나 밀집된 주거 환경의 현대 도시에서 볼륨을 9시까지 올리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타이니의 경우 볼륨의 증폭감이 상당한데 볼륨을 조금만 돌려도 음압의 차이가 꽤 크다는 것을 누구나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서 문제는 단지 음압만 커서 소리가 크게 들리는 경우와 큰 볼륨에서 들려줄 무언가를 작은 볼륨에서도 똑같이 들려줄 수 있는가는 다른 차원의 문젠데 타이니는 그런면에서 합격점을 줄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일단 청음을 한 내 방의 경우 3평 남짓인데 볼륨을 9시 정도에 놓고 듣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소리가 컸다. (시골집이라 더 크게 들어도 주변 걱정은 없기에..) 볼륨을 7시반에서 8시 정도에만 두어도 충분한 가청 불륨이 확보되었으며 음의 전달과 질량도 만족스럽게 나타난다고 생각된다.
2. 제품의 부품과 사운드 튜닝의 관계 그리고 스피커를 생각해 본다
외국산 고가의 장비들을 뜯어 보면 매우 휑한 상태에 실망과 분노를 가져오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자작 제품이나 이런걸 열어보면 알차고 고가의 부품으로 채워져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소리를 내는 것에 있어서 부품의 숫자가 우선되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헤드폰 앰프 동호회에서 몇 손가락안에 꼽는 분이 만들어주신 헤드폰 앰프만 봐도 빨간색의 WIMA콘덴서등 양질의 부품으로 채워져 있는데, 이 경우에 대해 헤드폰 앰프를 선물해주신 분께선 유명 헤드폰 앰프들은 굉장히 고가인데 내부를 보면 엄청 실망스럽지만 실재 우리가 그 고가의 앰프들에 지불하는 비용의 대부분은 사운드 튜닝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얘길 해주셔서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요점은 비싸다고 다 좋은게 아니고, 싸다고 다 나쁜게 아니라는 얘길 해보고 싶어서다. 제작자가 어느 방향으로, 어떤 성향으로, 어떤 장르를 위하여 소리의 길을 열어놓고 우리를 길 위에서 멀리 걷고 뛰게 만들지.. 그것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하는게 아닐까 싶다.
타이니의 크기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합리적인 가격이지만 오디오는 비싸야 제 소리를 낸다는 편견을 가지신 분들이 제대로 세팅된 타이니의 소리를 들어볼 기회가 있다면 정말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타이니의 앰프는 아날로그 프리와 디지털 메인 앰프로 구성되어 있는데, 시골집에서 타이니의 기본 스피커를 연결해 듣다가 진공관 앰프에 물려있는 튜브링크제 TSP-8 알리코 풀레인지 스피커를 물려봤다.
풀레인지 스피커는 진공관 앰프나 과거 캔티알이 적용된 앰프들과 좋은 상성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는데. 진공관 앰프에나 잘 어울릴 것 같던 풀레인지 스피커를 타이니의 앰프들이 매우 훌륭하게 울려주는 것을 듣고 내심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앰프가 스피커를 가리지 않는 좋은 특질을 지녔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타이니의 스피커는 기본 구성의 스피커가 낼 수 있는 그 영역을 확실히 뛰어 넘는 훌륭함을 가지긴 했지만 약점도 많은 스피커라고 생각하는데, MDF 하우징이 갖는 현시점에서의 스피커 하우징의 의미에 대한 생각과 오디오쇼등의 데모 시연에서 사용되던 스피커의 피아노 마감의 뛰어남 대신 단순 도장으로 그쳐버린 외관의 아쉬움등은 좋은 소리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좋은 점수를 주긴 힘들다고 생각되었는데, 앰프가 다양한 스피커를 커버 할 수 있슴을 안다면 자신이 가진 스피커나 어디선가 구할 수 있을 다른 스피커를 이용하여 다름을 추구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타이니를 청음함에 있어서 당연하겠지만 기본 구성셋과 CDP만으로 청음하였기에 소리에 대한 부분은 들어본 음반들에 대해 얘기하며 다시금 소리에 대해 언급해 보기로 한다.
3. 프리앰프
수십년을 오디오 업계에서 일해온 엔지니어의 숙명으로 만들어낸 자부심의 언어를 듣는다.
"프리앰프만큼은 어디에 내놔도 자신이 있다" 라는 당찬 엔에스디오이야기는 당당함을 듣는 것만으로도 기운을 낼 수 있는 심리적 영향과 맞물려 높은 기대치를 선사케한다.
프리앰프에 대한 칭찬은 엔에스디오의 홈페이지에도 실려있는 일본 오디오 업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마루타 쇼이치의 타이니에 대한 평가에서도 나타나는데, 타이니의 프리앰프는 완벽한 아날로그 앰프라고 한다. 사이즈에서, 그리고 사운드에서 감히 그럴거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타이니를 소유하게 된 나의 입장에선 무척 기쁘지 않을 수 없는 얘기였다.
오디오는 직접 조작에서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기기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리모컨으로 조작하는 것은 사실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앰프의 사이즈에 비해 큼지막한 아날로그 볼륨은 무척 만족스런 느낌을 선사한다.
리모컨 조작시 볼륨이 전동식으로 같이 회전하는 모습에서 살풋 감동까지..^^
여기에 볼륨의 위치를 표시하기 위해 파여진 도트에 작은 불빛이라도 함께 했더라면 감동이 배가되겠지만 그냥 현재 그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
4. 메인앰프(파워앰프)의 디지털 앰프에서 아날로그 앰프로의 진화
디지털 앰프 (Class D) 는 혁신적으로 작은 사이즈에 명료한 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세상을 열어주었지만 차가운 느낌 때문에 아날로그 매니아들을 대상으로 하기엔 극복해야 할 부분이 산재해 있다.
타이니의 파워앰프는 파워앰프라는 명칭 대신에 메인 앰프라고 부른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파워 앰프의 기능보다는 리모트 콘트롤등을 담당하고, 차후 추가될 전원 공급장치 (타이니에선 이것을 파워 앰프로 명명한다) 와의 연계등 다방면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기에 메인 앰프라고 부르게 된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개발 주체는 엔에스디오의 대표님과 각종 업무를 담당하는 친구관계인 실장님 두 분이고,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기에 역시나 아날로그에 대한 로망은 버릴 수 없는가보다.
현재는 금전적인 문제등으로 디지털 앰프를 선택했지만 차후 한 덩어리의 블럭을 따로 형성해 트로이달트랜스를 장착하고 프리앰프처럼 메인앰프도 완전한 아날로그 체재로의 변모를 꿈꾸고 있다고 한다.
이것까지의 변화를 보려면 역시나 앞에 계획된 모든 것들이 연착륙에 성공해야 가능하겠기에 조금은 불투명해 보이는 미래여서 큰 기대는 하지 않지만 그렇게 된다면 사이즈와 소리의 질감등에서 감히 적수를 찾기 힘들 수 있을거라는 기대를 버릴 수 없게 만든다.
5. 소리를 듣는다
(* 소리에 대한것은 일종의 기호품과도 비슷한 것인지라 저만의 느낌을 나열한 것이므로 지나친 추측과 오해는 삼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앰프에 전원을 인가했을 때 제일 먼저 느껴진 건 당혹감이었다.
흔히 말하는 화이트 노이즈... 대기 상태에서의 치이익 하는 소리의 발생은 나에게 선택된 앰프만의 문제일까? 하는 의문이 들게 만들었다. 아직 본격적인 필드 테스터들의 사용기가 올라오지 않고 있는 있는 상황이어서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별도의 전원 공급장치가 따로이 제작되고 있는 것을 보면 (현재 필터 노이즈 때문에 70%의 완성 단계라는 설명을 들었었다) 기본 구성에서의 노이즈 발생은 떠안고 가야할 문제가 아닐까 싶었다.
물론 음악을 듣고 있을때는 전혀 문제될 게 없지만 가장 작은 하이파이를 추구하는 타이니라면 어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디지털 앰프의 성향은 서늘하고 날카롭고 가늘다라는 선입견 같은게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사실 그런 성향은 진공관식의 아날로그 방식이 아니라면 오히려 고가의 하이엔드 오디오들의 성향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드는데 오디오쇼에서 들었던 타이니 소리의 성향도 기실 그런 선입견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다만 작은 체구와 누구나 구입할 수 있을만한 가격대임을 생각해볼 때 어떤 다른 것을 원하는 것이 있었더라도 그저 덮어버릴 수 있는 만족감 같은게 내 의식을 감싸버렸던 것도 같다.
스피커의 소리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분명 이 사이즈에 낼 수 있는 소리를 넘어서는 훌륭함을 가진 건 분명하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 3인치 우퍼 유닛의 한계를 뛰어넘기위해 조금은 과한 셋업이 이뤄진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찰랑거리거나 청명하고 맑은 느낌의 고음 영역을 가진 것도 아니고, 있는 듯 없는 듯 중음을 받쳐주는 저음의 영역을 가진 것도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3인치의 작은 사이즈는 스피커만을 놓고 봤을 땐 그 사이즈에 어울리는 소리를 설정했어야 했던게 아닐까 싶은 마음이랄까.. 그 사이즈의 영역을 넘어서면서 오히려 소리가 조금 과장되게 들리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이런 기분은 CDP를 연결했을 때 살짝 느껴진 기분이었는데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블루투스로 청음했을 땐 확연하게 저음이 두드러지는 문제점을 보여준다고 생각된다.
만약 이런 튜닝이 앰프의 문제라면 스피커를 교체해도 마찬가지가 될 문제기에 걱정스런 마음에 다른 스피커를 교체해보니 그런 부분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앰프의 가치는 확실하다고 판단되었다.
스피커는 차후 제작에서 외관의 마감이나 몇가지 개선을 했으면 하는 부분이 보인다.
일단 단점의 나열로 시작되었지만 실재 CDP에서 음반들을 돌렸을 때 느꼈던 진짜의 마음은 '이 가격에 이 작은 스피커에서 이런 소리를 들을 수 있다니 대단하다' 라는게 솔직한 심정이었던 것 같다.
3평 내 방안을 7시 반 정도의 볼륨에서 꽉 채워주는 앰프와 스피커의 능력치는 엔에스디오 기술진의 자신감이 어떤것인가를 몸소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라고 말하고 싶다.
청음 음반은 비교적 다양한 장르의 음반을 들어보려고 했지만 시간이 생각처럼 많지 않았기에 아주 많은 음반을 들어보진 못했다. (대부분 음반들에서 한두곡 정도만 감상)
들어본 음반들을 그저 순서대로 열거해 보자면, 아래와 같다.
박기영 - Best + 어쿠스틱
박주원 - 캡틴
나윤선 - Same Girl
임현정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중
자크 뒤프레 - EMI 첼로 음반 전집중
이작 펄만 - 바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정명화+정명훈 - 한, 꿈, 그리움
로스트로포비치 - 바하 첼로 소나타
팻 멘시니+ 찰리 헤이든 - Beyond the Misorisky
Jimmy Smith - Club "Baby Grand" RVG에디션 실황
Lisa Ono - Dream
Jaco Pastorius - Pastorius Broadway Blues & Teresa
존 콜트레인 - Blue Train
Genesis - Selling England By the Pound
Strawbs - Strawbs
Hawkwind - Hall of the Mountain Grill
Loudest Whisper - The Children of Lir
Angelo Branduardi - Branduardi Canta Yeats
박강수 - 노래가 된 이야기
이상은 - 공무도하가
Beautiful Comeback - Sound of Hope
이문세 - 休
봄여름가을겨울 - Live SSaw What? 2009 Edition
Elsa - Purity
W & Whale - Hardboiled
김광석 - 은하수
시와 - 소요
신해철 - Monocrom
지애리 - 가야금산조 (성금연제 전바탕연주)
Black Sabbath - Black Sabbath
Ozzy Osbourne - Blizzard of Oz
Metallica - Metallica
Yea - Drama
각 음반의 느낌들을 열거하자면 너무 길어질테니 간략하게 적어보자면 여성 보컬의 목소리들은 너무 날카롭게 들려서 처음 쨍한 느낌은 좋지만 금방 피곤해 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보컬 중심 음반에서 보컬의 중심상에 맺히는 느낌은 좋게 들리는데 배경 사운드의 경우 드럼이 강조된 업템포의 곡등에서는 조금 둔탁한 느낌을 받았다.
각종 연주 앨범등에서 전에 이 앨범에서 이런 소리를 들었나 싶을 정도로 숨어 있는 악기들의 소리가 도드라져서 감탄을 했는데 앰프의 해상력과 스피커의 응집력이 받쳐주는 좋은 시너지 효과를 연주 앨범등에서 발휘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윤선 앨범같은 경우 보컬의 툭 튀어나오는 입체감이 뛰어났으며, 역시나 미니멀하게 사용되는 악기의 세밀한 표현력은 타이니에서 뚜렷하게 두드러진다고 생각되었다.
장르적 특성에서 보자면 조금 만족스럽게 들리지 않았던 것들은 재즈 음반들이었는데 청음한 날의 기분 탓이었을진 모르겠지만 전반적으로 재즈 음반들에서 감흥을 느끼진 못했다. 하지만 클래식쪽에서 보자면 과거 기존 사용하던 앰프와 스피커에서 심심하게 들렸었는데 타이니에 클래식 장르의 청음시 상당한 매력으로 음반들이 다가와서 아주 기분이 좋았었다.
소품위주나 많아야 4인조 정도 구성 이하의 클래식을 좋아하는데 임현정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도 그렇고 자크 뒤프레의 첼로 연주도 현의 보잉이 강렬하게 들리면서 듣는 기분을 상당히 업 시켜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다양한 악기들이 뭉쳐지면서 음량이 커지는 부분에선 소리가 좀 뭉치는 느낌이랄까 그런 부분이 아쉽게 들렸다.
정명화+정명훈의 음반에서 특히 '성불사 주제에 의한 변주곡' 을 좋아하는데 도입부의 목탁소리, 물 흐르는 소리가 과장을 보태면 마치 살아있는 거 같다고나 할까..
초기의 자극적 튜닝이라고 생각되었던 부분이 클래식의 해석에 있어서 상당히 만족스런 느낌을 준다고 판단되었다.
클래식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된 프로그래시브나 연주 음반들은 곡의 해상력이 출중해지면서 평소 듣던 것보다 좋게 들리는 기분을 받았는데 초기 제네시스의 가장 대중적 음반인 Selling England by the Pound 앨범에서 드라마틱한 곡의 분위기를 잘 전달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역시나 하이라이트로 가는 부분에서 약간 뭉개진다고해야하나 벙벙거린다고 해야하나.. 그런 느낌은 살짝 존재하는 듯 하다.
이문세의 13집 休 앨범같은 경우 브라스 섹션과 다양한 악기의 사용이 있어서 들어봤는데 잘 녹음된 좋은 음반인만큼 기대치를 버리지 않은 멋진 소리와 함께 했다.
개인적 느낌으로 재즈 장르에서 별로였고, 클래식에서 발군이었다면 Elsa의 인더스트리얼 록 앨범이나 일렉트로닉 성향이 강한 W & Whale 앨범등에서 장르적 특성을 확실히 전달해준다는 기분이 들기도했다. 스피커가 약간 정상보다 조금 넘어선 저음의 영역에 있다고 생각한다는 얘길 했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블랙 사바스의 앨범을 들을 때 블루지한 록 앨범에서 스피커 튜닝의 진가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다만 메탈리카 앨범을 들으면서는 그 온몸을 휘감는 파워 넘치는 들썩거림은 3인치 우퍼의 특성상 도달할 수 없는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종합적으로 결론을 얘기해보자면 앰프는 매칭하기 까다로운 풀레인지에서조차 상상 이상의 구동력을 보여줌으로 그 가치를 확실히 보여주었다고 판단되며, 스피커를 가리지 않는 좋은 퍼포먼스의 구동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된다. 공간을 넓게 감쌀 수 있는 스피커로의 교체가 가능한 분이라면 타이니 앰프를 이용하여 본격적 하이파이로 입문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스피커는 3인치 사이즈에서 생각하기 힘든 풀리지 않는 저역과 좋은 스피커가 갖추어야 할 중역대의 확실함이 돋보인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역시나 살짝 과하게 느껴지는 저음의 문제와 다이나믹함이 요구되는 부분에서의 공간감 부족 및 끈끈한 그 무언가의 아쉬움과 장르간 소리의 불균형이 주는 장르적 특성을 타는 느낌을 주는게 살짝 아쉽게 여겨진다.
마. 신념과 글의 끝
일본에서 발행되는 오디오 잡지를 구입하면 부록으로 주는 인티 앰프가 있다. 럭스만 꼬마앰프라고 부르는데 아마도 가장 작은 앰프라면 이 녀석을 꼽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잡지의 부록이라고 생각하기엔 의외로 이 앰프를 사용하기 위해선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국내 자작 동호회에서 제작된 멋진 나무 케이스도 구입해야하며 다른 부록으로 제공되는 DAC과 스피커등을 장만하려면 얼추 백만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알고 있다. 일본의 전자 상가에선 이런 부록으로만 만들어진 오디오 제품들을 판매하는 곳도 있던데 일단 그 다양성은 존경스럽지만 비용대비 소리의 효율에 대해 생각해 보면 장삿속의 다름 아님에 고개를 젓게 만든다.
엔에스디오의 사무실을 방문하여 대표님께 향후 타이니의 미래에 대한 얘길 들으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건 Brik 제품군이었다.
몇 년전에 사각의 블럭 형태로 프리, 파워, DAC, 포노앰프, 인터넷 라디오등의 구성으로 출시되었던 제품인데 타이니의 향후 컨셉이 이 제품과 흡사하기에 말씀 드려봤더니 대표님도 최근에 그 제품에 대해 알게 됐다고 하시던데, Brik은 사실 과거에 매우 관심이 가던 제품이긴 하지만 한개의 파트가 30만원이나 하기 때문에 전체 구성은 엄두가 안나는 나름 고가의 비용을 지불해야 사용할 수 있는 제품군이었던바 타이니의 크기와 가격을 생각해보면 나의 선택은 확실히 분명해진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넘어온 캐롯원 http://www.avprime.co.kr/html/event/carotone.asp 같은 제품도 매우 작고 고성능의 하이파이를 추구한다. 하지만 가격은 역시나 만만치 않다. 더불어 앰프가 12시 방향을 넘어섰을 때 소리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물론 12시 방향까지 올려서 들을 수 있는 경우가 있을까마는..) 타이니가 전원공급장치를 마무리 지어서 대기시 노이즈의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캐롯원도 가볍게 선택에서 지워버리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신념이란것은 오로지 개인의 가치 문제이지 대중 전반의 일반화된 감상이 아님을 생각해볼 때 타이니에 대한 나의 생각은 나만의 신념일 것임에 분명하다. 그렇지만 그 신념은 개발자들의 것에서 내게로 전이가 된 신념이다. 그리고 최소한 누군가에게도 그 신념의 형태는 다를지라도 가치의 의미는 또 전파되어갈 것이라 믿어본다.
내가 말하고자하는 신념은 '타이니는 장난감이 아니다' 라는 것이다. 앞에서도 얘기했었지만 크기와 저렴한 가격으로 무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성능의 하이파이를 표방하는 타이니를 하이파이에 어울리는 형태의 구성에서 감상하지 않고 무선으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능에만 국한지어 가볍게 생각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기에 빠른 시기안에 등장해줄 타이니의 멀티플랫폼 DAC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
CDP를 개인들에게 사라고 할 수 없기에 모두들 가지고 있을 컴퓨터를 활용한 음악 감상은 타이니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확실한 길이 될 것이며 맥 사용자의 증가 속에서 기성품 DAC들이 매킨토시에서 구동이 되지 않는 문제를 넘어설 다양한 플랫폼 구동의 DAC은 당면한 엔에스디오의 가장 큰 숙제가 아닐까 싶다.
더불어 타이니가 새로운 블럭들로 셋트 구성을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면 현재 제공되는 케이블들의 길이 개선은 시급한 문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프리와 메인앰프를 연결하는 케이블이 지나치게 짧아 앰프를 완전히 밀착시키지 않으면 연결할 수 없는 문제와, 번들로 제공되는 스피커 케이블이 40cm로 매우 짧아 앰프를 책상의 중앙에 놓을 수 없는 환경에 있는 사람은 스피커를 좌우로 배치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하며. 설령 앰프를 중앙에 놓을 수 있다 하더라도 큰 사이즈의 책상을 쓰는 사람에게 40cm의 케이블 길이는 짧아도 너무 짧은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크다. 적어도 한쪽 케이블이 1m20cm 이상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너무 불필요한 말이 길어진다.
타이니는 이제 겨우 1막 1장의 극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그 막간의 시간에 자리를 비우지 말아 주시길 바래본다. 전원공급장치가 타이니의 1막 2장이라면 고성능 DAC의 출현은 새로운 2막의 서장이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타이니가 만들어 내는 긴 연극의 끝에서 박수를 치며 일어설 수 있는 그날까지 난 좋은 관객으로 남아 있고 싶다. 그리고 그런 마음을 가졌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그 마음 변치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것은 엔에스디오 숙제다.
그리고, 계속되는 타이니의 행보를 보고 싶다면 변치 않는 관심을 가져야함은 타이니호를 탄 우리의 의무다.
너무 오랜만에 뭔가를 쓰다보니 횡설수설에 내용은 산으로 바다로 정처없이 표류하는 글이 되버렸다. 아무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긴 다음과 같다.
타이니는 타이니다. 빈자의 라이카니 빈자의 매킨토시니하는 수사로 표현될 그 무엇이 아닌 그 자체로 독립된 세계를 이룰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지루하디 지루한 글의 마침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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