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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면 방화사건 전말기 -욥기 43장」

지은이 : 이기호
펴낸곳 : 현대문학
분량 : 165쪽
2018년 8월 25일 초판1쇄본

그냥 상식선에서 성경의 '욥기'는 욥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고통의 상징이랄까.. 자식을 비롯한 모든 것을 잃는 고통을 당하고 자신의 몸이 썩어들어가는 고통속에서 욕창을 긁어내는 아픔속에서도 신앙을 잃지 않았다 했던가.
신앙이니 믿음이니 이런건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난 무신론자고 소시오패스에 가까운 냉혈한 이기 때문이다..^^;
이기호의 소설 「목양면 ... 」은 성경에 나와있는 욥기의 끝 42장,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작가가 의문을 품었다는 욥의 행동과 생각에 대한 작가식의 진실을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일종의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
소설은 짤막하고 매우 금방 읽힌다. 소설에서 생각할 수 있는 서술적 묘사같은 것은 일체 존재하지 않고 등장인물들이 방화사건 담당 수사관의 질문에 대답하는 구어체 문장속에서 모든게 읽히는 독특한 구조를 지닌다. 질문 또한 소설속에서 존재하지는 않고 오로지 서술자의 대답뿐이다. 대답을 통해 질문을 유추할 수 있지만 질문 또한 어쩌면 의미 없다. 대답은 질퍽하고 끈적거리는 느낌으로 한없이 이어질 것 같은 자발적 서술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방화사건의 진술자로는 하나님도 끌려와서 자신의 설교를 차단당하지 않으려 애쓰며 자기 얘기 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데서는 기발함과 쓴웃음을 짓게 만들기도 한다.
스포일러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방화사건의 진실은 밝혀지지도 않고 중요한 것도 아니다. 욥기와 그것에 대한 작가식 해석이 중요한 그런 소설이므로 말이다. 번뜩이는 기발함과 구어체 문장들이 주는 편안함, 중편 분량이 되지 않는 짤막한 글이 읽기 무난한 느낌을 주지만 생각할 여지에 대해서라면 그리 편안한 것은 아닐것이다.


「사랑하는 토끼 머리에게」


지은이 : 오한기
그림 : 소나리
펴낸곳 : 미메시스
분량 : 77쪽 / 2018년 9월 1일 초판1쇄본 읽음


테이크아웃 소설 이라는 컨셉으로 한 작가의 단편에 한 작가의 그림을 함께 담는 그런 출판물.
오한기 작가는 「홍학이 된 사나이」라는 작품이 지면등에 소개되어서 익숙한 느낌이 있긴 한데 작품을 읽어 보진 못했었다. 문득 작고 얇은 이 책은 금방 읽을 수 있을거 같아서 도서관에서 빌리긴 했는데..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긴 했다.
전통적인 서사를 따르진 않지만 단편이 주는 함축성은 분명 존재하고 있고, 그것들을 뒷받침하는 일러스트의 힘또한 막강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약간 전위적인 느낌과 그로테스크한 일면도 분명 있는 듯 하다. 사회적으로 정의된 통념들에서 벗어난 -그것이 성 이든 무엇이든 -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나.. 그리 생각해본다. 언젠가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게 된다면 사물을.. 동물을 의인화 하는 작가의 글쓰기에 대해 좀 더 알아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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