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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서점의 일생」

빨간부엉이 2019. 4. 14. 16:08

「서점의 일생」

글쓴이 : 야마시타 겐지
옮긴이 : 김승복
분량 : 307쪽 / 2019년 초판본
펴낸 곳 : 유유

지금은 없어진듯한데 가케쇼보라는 책과 음반을 팔던 서점이 있었나 보다. 그 서점의 창업자였던 야마시타 겐지라는 사람이 쓴 책 「서점의 일생」은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서점을 창업하고 폐업하고 다른 셀렉트샵으로의 업종 변경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찌 보면 저자의 자서전 인 셈인데, 길지 않은 호흡으로 읽을 수 있도록 단락이 많이 지어져 있고, 생각과 실천의 시간들이 지면 위에 골고루 안배되어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는 책이다.

목차나 소제목 등은 일본 스타일로 세로로 써져 있는 게 미소 짓게 한다. 더불어 책 전체의 폰트가 주는 편안함도 좋지만 소제목의 폰트가 너무 예뻐서 책을 펼치는 순간 나온 감탄사가 기억에 남는 책이기도 하다. 생각을 강권함 없이 책과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가는데 감성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현실과 실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작은 서점 창업이 붐을 이루고 있는 한국에서 낭만과 실재 사이의 거리를 체득케 할 수 있는 좋은 경험서가 될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가 돈 앞에서 얼마나 쉽게 좌절되고 무너지는지를 냉철하게 보여준다고나 할까. 음악에 대한 애정도 남달라서 작은 서점에서 무명 뮤지션부터 유명 뮤지션까지 다양한 공연도 쭉 기획하고 진행해 왔었다고 한다. 70년대 초 일본의 밥 딜런이라고 불렸다는 도모베 마사토, 유명 뮤지션인 오자와 겐지의 일화는 음악을 좋아하는 나로서 아주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 특히나 세키 요시히코라는 중년의 싱어송라이터의 공연 일화는 짤막하게 소개하며 지나가지만 그 여운이 짙게 드리워진다. 개인적으로 웹 상에서 발견해서 좋아하게 됐던 'Humbert Humbert'의 음반에 대한 얘기도 등장해서 너무 반가웠다..ㅎ

일 때문에 서울 가는 기차 안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책인 만큼 책과 음악과 다양한 경험의 에세이를 접하고 싶은 이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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