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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도서관 사서 실무

글쓴이 : 강민선

펴낸 곳 : 임시 제본소

분량 : 212쪽 / 2018년 개정판

 

아무 꿈도 없이 살아온 삶이지만 그래도 어려서 뭔가가 되고 싶었던.. 이라기보다는 어디선가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있었다. 바로 도서관이다.

예전에는 책을 좋아했기에 도서관에서 일하면 행복할 거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은 그런 감상을 여지없이 파괴한다. ㅎㅎ

몇 년간 비정규직을 전전하다 어느 도서관에 계약직으로 들어가게 된 작가가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몇 년을 도서관 생활을 하다 퇴직한 후 그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서 내놓은 책이다. 엄밀히 말하면 도서관 다니면서 독립출판물로 내놓았던 책을 도서관 재직 중 개정판으로 한 번 더 냈고, 이것은 퇴직 후 적나라하게 써 내려간 글들이 포함된 3차 개정판이라고 해야겠다. 지금은 책을 꽤 여러 권 냈고 많은 독자층을 거느리신 분이 돼버렸는데 그래도 여전히 독립출판을 즐거이 행하고 계시며 '임시 제본소'라는 자신만의 글을 출판하는 타이틀의 출판사(?) 사장님이 되신 듯도 하다.

도서관에 대한 환상 같은 것을 품고 있던 나의 환상을 여지없이 깨부수는 것은 작가의 필력이고 체험이고 삶의 현장에 대한 기술이다. 지난 몇 년간의 이야기 속에서 펼쳐지는 극한직업에 가까운 이야기들은 도서관이라는 세계의 불편한 진실들을 가차 없이 들려주는 가혹함이 분명 있지만 그 시간에 대한 서술이 너무 재밌어서 어젯밤에 잠도 못 자고 읽은 것도 사실이다.

제목에는 실무라고 적혀있지만 사실 실무에 대한 학습서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다. 에세이와 일기.. 자기 고백과 자아성찰..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희망의 발딛음이라는 모든 직장인의 의식 대변이 주류를 이룬다고 보면 될 거 같다. 구성도 다양해서 개정판을 거듭하며 소설 같은 3인칭의 후기와 뜬금없는 셀프 인터뷰 글 등은 좀 산만한 구성을 지니지만 개성적인 독립출판물의 매력이려니 생각하면 즐겁게 맞이할 수 있다. 다만 퇴사 후의 후기는 어쩐지 눈물이 찡하게 읽힌다. 마음 약한 이는 눈물을 펑펑 쏟을지도 모르니 주의하자.

작가의 다른 책을 찾아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는데 절판돼서 볼 수 없는 책도 있어서 안타깝다. 100권 정도 밖에는 찍지 않는 터라..

강민선 작가님... 책 다시 좀 출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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