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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은 아니지만 내가 사는 집입니다」

지은이 : 박윤선
펴낸 곳 : 빌리버튼
분량 : 268쪽 / 2018년 9월 7일 초판 1쇄 발행본 읽음

요즘은 이런 에세이나 이런 생활 밀착형 체험담 같은 이야기들이 잘 읽힌다. 내 집을 가진다는 게 도시 생활자에게 얼마나 큰 로망인지 수도 없는 이사를 다녀보고 그 과정에서 맘 상하거나 몸 상하는 일을 부지기수로 겪어본 이들의 애환... 어쩌면 이 책은 그 한 조각의 일부를 보여주는 이야기일 뿐일 수도 있으나 집이 없는 이들에겐 그저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내 이야기이기 때문에 고개 끄덕거리며 한 꼭지 한 꼭지 만감이 교차하며 읽게 되는 것이리라.

1인 가구로 살아오며 셀 수 없는 이사를 하며 늘어가는 생활 상식 (대출이라던가 부동산과의 관계, 집주인과의 관계 등) 등에 대해서도 저자는 서럽게 서술해 나가고 있는데, 나같이 살아가는데 알아야 할 지식이 전무하다시피 한 인간들에겐 특히나 도움이 되는 글이 많았던 것 같다.

수십 년째 도시 생활을 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나는 그 달 벌어 그 달 살아가는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세나 집을 구하는 것은 지금의 생활 패턴에선 엄청 오랜 세월이 지나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월세 생활을 하는 한 급여가 엄청 올라서 가욋돈을 저축할 수 있는 날이 오기 전까진 돈을 모아 전세로 올라서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급여는 늘 거기서 거기지만 생활과 병원 등으로 들어가는 돈은 점점 더 올라가고 올라가기 때문이다. 대출을 받아서 월세 환경을 벗어나는 것도 시골집이 내 명의로 된 (나는 무주택자가 아니다!!) 상황에서는 모두 딴 세상 얘기인지라 아쉬울 뿐이다.

저자는 어머니가 살고 있는 광주를 벗어나 서울에서 기자 생활을 하며 수도 없는 이사를 하고 있고, 열대여섯 번의 이사 경력을 얘기하고 있는데 아마도 저자가 염원하는 '정착이라는 고도'에 도착하기까지는 그 이사의 횟수가 상당히 늘어날 것임은 당연하다. 이 수필을 유용하게, 그리고 재밌게 읽은 독자로서 박윤선 기자님께서 부디 정착에 이르기까지의 이사 횟수가 그리 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더불어 나의 삶에도 언젠가 한줄기 서광이 비치기를 염원해본다.

이 땅의 집 없는 서러움으로 오늘도 눈물짓는 이들이여 모두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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