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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기인가.. 싶어서 골라잡은 책이었는데 여행기를 표방한 저자의 지극히 사적이고 냉철한 시대 비평서를 읽은 기분이다. 아내와 도쿄로 여행을 떠나서 만나게 된 사람들과 지역, 사물들에 얽힌 사색과 생각들을 대화 중간에 갑작스레 펼쳐놓곤 하는데.. 글쓴이의 사고 체계와 생각 정돈의 기술력이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삐딱하고 냉소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글들에 묻어나는... 과거 세상의 이야기도 아니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걱정도 아니고, 차안과 피안의 관념적 이야기도 아닌 지극히 지금 여기의 우리들 삶에 대한 생각들이 글 속에서 보석처럼 돋보인다. 언제고 분명히 다시 읽을 책이 될 거 같아서 이 책은 사둬야겠다 싶어서 검색해보니 이미 많은 이들에게 베스트셀러로 평가가 끝난 책이었다. 개정판이 근간에 나와 있었는데 내가 본 건 구판이어서... 조만간 책 살 일이 있으면 개정판으로 사둬야지 결심하게 만든다.

 

 

에세이로 읽기 좋은 책을 고르려고 하다가 문득 잡혀서 읽게 됐는데, 아마도 피팅 모델일을 하셨던 게 아닐까 싶긴 한데... 한달살이로 도쿄와, 치앙마이, 발리 3개월간을 지내면서 한 개의 단어로 파생되는 그날의 일상이나 생각들을 단문으로 짧게 전달한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컬러감의 사진들이 곁들여지면서 가독성에 도움을 준다. 이십대 초반의 여성분의 글쓰기라고 보기엔 담백하고 좋은 필력을 가졌다는 기분을 받았다. 간헐적으로 가슴을 치는 글 귀도 있었으니 읽기에 좋은 책이었다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재미나거나 아름다운 사색이 담긴 에세이들을 찾다가 문득 '아무튼, 뭐뭐' 라는 식의 시리즈물 책을 발견했다. 그 아무튼 시리즈 중에 2권을 빌려왔는데 한 권은 그냥 주제에 대해서 끊임없이 나열만 하고 있다는 기분을 받아서 조금 읽다가 포기했고, 이 책도 그런 스타일이긴 한데.. 그래도 조금은 재밌었다고 해야 할까. 책으로를 떠나서 발레 입문을 하고자 하는 이에게라면 도움이 충분히 될 공감 가는 글로 채워져 있다고 하겠다.

 

방송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보여주는 책이 재출간 되었다. 소설가 김영하 씨가 방송에서 이 책을 언급하자 절판되었던 만화가 새 판형의 새 표지로 재출간되었다. 일제시대와 6.25를 관통한 질곡의 세대인 저자의 어머니 이야기를 꾸밈없이 담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분명 미화하거나 하고 싶은 갈등에 시달렸을 것임에도 어머니의 그 시대 이야기를 가감 없이 전달한 작가의 뚝심에 경의를 표한다. 목판화풍의 그림체가 주는 민중미술적인 질감과 북한 사투리 가득한 문체에서 왜 김영하 씨는 인생의 책으로 이 책을 이야기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덕분에 좋은 책을 접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3~4권은 다른 분에게 대출 중이어서 일단은 2권만 봤다. 포스팅하는 오늘 나머지 2권을 빌려왔으니 곧 다 볼 수 있겠다.

 

예전에 홈페이지를 만들고서는 주변 사람들의 사진을 얻어서 올리고,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했었는데 사진 입수가 안되서.. 말았었는데.. 이 책은 그런 나의 바람을 좋은 글귀로 채워서 펴낸 책이라 하겠다. 저자의 인간관계 속에서 어떤 특정 취향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 자신이 그 취향에 대한 생각과 함께 그 사람에 대한 인터뷰한 내용을 자신의 생각으로 정리하여 서술하고 있다. 음악과, 책, 마라톤 등.. 12 꼭지의 취향과 12명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 한 번쯤 가벼운 기분으로 맥주 한 잔 곁들이며 읽어도 좋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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