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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왼쪽 너의 오른쪽」
지은이 : 하승민
펴낸곳 : 황금가지
분량 : 607쪽
2021년 6월 10일 초판 1쇄본 읽음
6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단숨에 읽는 다는 것. 물론 예전처럼 책을 빨리 읽지 못하기 때문에 한 호흡으로 읽은 건 아니지만 심적으로는 여기에 매달렸기에 단번에 읽은 느낌이다. 다른 출판사 같았으면 두 권으로 내놓았을 분량을 한 권에 담았다.
160정도의 키에 몸무게가 100KG이나 되는 주인공 염지아는 5.18광주 사태 때 시골 마을에서 어머니를 잃는 아픔을 겪고서 분리된 인격체를 한 몸에 지니게 된다. 그런 두 개의 인격으로서의 삶을 살다가 이십대 중반에, 자아를 새로 생겨난 인격에게 먹혀버린다. 그리고 어느 날 염지아로 깨어나보니 깊은 산 속에서 한 젊은 여성을 매장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가족에게 돌아와보니 어느덧 19년이란 세월이 흘러있었다.
라는 이야기로 이 책을 서두를 시작한다.
그리고, 돌아온 염지아가 잃어버린 19년 세월에 도대체 자기에게 (또는 다른 인격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추적하며 이야기는 펼쳐진다.
묵직한 문장과 서늘한 서술, 파국을 향해 가는 묘사들의 출중함이 돋보이고, 도대체 그녀에게 사라진 세월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심장이 쫄깃해져만 간다. 그 간극들이 600페이지 안에 굉장한 밀도감으로 녹아있다.
비참하고 비통한 시절을 겪어낸 이들이 마음 속에 지녔던 지옥도를 인간 막장들이 모이는 가상의 항구도시 묵진을 통해 펼쳐내는 이야기를 덮는 순간 깊은 한숨이 몰아친다. 시대의 원흉은 아직도 아무 처벌도 받지 않고 저리 건강하게 숨쉬고 있는데, 왜 살아남은 이들은 그 시절의 무게를 고통의 이름으로 짊어지고 예리한 메스를.. 마음이 만들어낸 그 날카로운 칼날을 이고 지고 살아야만 하는가에 대한 가슴 아픔이 동반한다.
시간이 된다면 많은 이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간만에 블로그에 뭔가 끄적여 본다.
덧 : 도서관에 구입 신청을 해서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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