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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글쓴이 : 하승민
펴낸 곳 : 황금가지
분량 : 505쪽
2020년 5월 1일 1판 1쇄 본 읽음
작가의 최근작인 「나의 왼쪽, 너의 오른쪽」을 읽었을 때 굉장히 묵직한 서사를 잘 풀어내는 대단한 작가라 여겼고, 그의 데뷔작인 「콘크리트」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몇 년전 작품은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최근 본 신작보다 불과 1년 전 작품이라는 게 놀라웠다. 하긴 히가시노 게이고는 1년도 안돼서 새 책이 나오는 거 같긴 한데..ㅎ
데뷔작은 최근 작품보다 좀 어설프고 초보티가 나고 그러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면서 봤는데, 웬걸.. 오히려 하승민 작가의 첫 작품은 그 존재감에서 훨씬 우월했다. 여전한 책의 두께감, 그러면서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내용의 존재감. 조종당하는 건 소설 속 인물이 아니라 어쩌면 독자 제위가 아닐까 싶은 마음도 든다.
안덕이라는 쇠락해가는 가상의 공단 도시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엽기적인 사건들과 계속되는 실종자들. 서울에서 밀려난 주인공 변호사 세휘가 어쩔 수 없이 뛰어들게 되는 사건의 태풍 속에서 비에 젖고 바람에 넘어지고 갈 곳 몰라 정처 없이 헤매는 마음의 풍랑을 맞이할 때, 그 모든 감정의 조각들은 책을 읽는 독자에게 똑같이 적용된다는 기분이다. 이런 중압감은 두려움으로 우리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영혼을 지배할 것 같은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콘크리트'는 그 밑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알 수 없는 문명의 산물이다. 공단 도시를 위해 깔린 콘크리트 그 아래 어떤 부정과 잔혹함이, 감추어야 할 진실들이 숨겨져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깨어지고 걷어내 지면 쉽게 드러날 수도 있는 것. 감추어진 것의 이면을 들여다보라고 작가는 권유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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