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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레코스케」

빨간부엉이 2021. 1. 3. 17:55

「레코스케」

지은이 : 모토 히데야스
옮긴이 : 한경식
펴낸곳 : 안나푸르나
분량 : 279쪽
2020년 11월 26일 초판 1쇄 발행본 읽음

 

이 만화가 출간 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출간일에 맞춰 기다렸다가 세 곳에 선물로 보냈다. 정작 나는 사질 못했다. 통 책을 사지 않고 살기도 하거니와 책 살 돈 있으면 음반 한 장 더 사서 듣자는 요즘 심정인지라.ㅋ

하지만 읽을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었으니 도서관에 신청을 하면 구입을 해준다. 코로나 시대지만 어쨌거나 도서관은 멈췄다가 다시 굴러가다가 한다. 그 굴러감의 시기에 이 책을 신청하고 받아서 읽게 되었다. 만화라고 쉽게 읽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읽은 거 같다.

이 책은 거의 등장 인물 세 명의, 비틀즈와 그 음반들에 대한 편력과 상상력에 기반한 자신들의 비틀즈 이야기를 펼쳐 놓는 만화다. 아마도 잡지에 꽤 오랜 기간 연재된 만화를 단행본으로 내놓은 거 같다. 작가만의 상상력일까 싶기도 하지만 워낙 일본은 비틀즈 팬들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곳이니까 작가 혼자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조금 집요한 구석이 없잖아 있지만 하나의 그룹, 하나의 음반과 수록곡을 두고 이렇게 다양한 생각들을 펼쳐 내고 살아가는 그 열정이 놀랍고 부럽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나는 음반을 걸고 그냥 듣기만 하지 거의 내용에 대해서 생각하거나 수록곡 제목 조차도 거의 보지 않고 듣기만 하는 편인데 이런 습관은 고쳐야지 싶으면서도 잘 안되는데, 이 책을 보면서 그런 내 음반 듣는 행위에 대해 반성하게 됐다. 

레코드를 수집하는 세 명의 인물, 그 중에 일본에서 가장 흔한 이름이라는 스케에 레코드를 붙여서 레코스케라 주인공 이름을 정했고, 주인공의 친구인지 웬수인지 알 수 없는 레코조우라는 얍삽한 녀석이 등장한다. 그리고 세상에 잘 없지만.. 어쨋거나 음반을 수집하고 사랑하는 주인공의 여자 친구 레코걸이 등장한다. 특별한 서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짤막짤막하게 내용들이 두어 페이지 정도에서 끝나 버리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어쨌거나 미칠 정도로 음반을 사 모으지는 않고 살아왔지만 그래도 음반을 형편에 비하면 나름 꽤 사면서 살아온 오타쿠 아닌 오타쿠로서의 내게 이 만화는 스스로를 반추하게 하는 즐거움과 성찰을 준다. 

무언가 기다리는 음반이 나오길 꿈꾸는 것, 그 기다림의 시간에 대한 애틋한 열정. 그리고 손에 넣기 까지의 지난한 과정에 대한 그리움. 음반을 사 모으는 취미를 가지고 있거나 가졌던 모든 이에게 이 만화는 그래서 오래된 일기장을 들쳐 보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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