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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지은이 : 김호연
펴낸곳 : 나무옆의자
분량 : 267쪽
2021년 초판 17쇄 발행본 읽음
저자의 이전 작품 「망원동 브라더스」를 재밌게 읽은 기억이 난다. 근간 꽤나 화제의 책으로 많이 입소문을 탄 김호연 작가의 작품 「불편한 편의점」을 만났을 때 이전에 읽었던 「망원동 브라더스」의 따뜻하고 유쾌한 글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히트한 작품들을 챙겨 보거나 구매하거나 하는 건 삐딱이 성격상 잘 하지 않는편이긴한데.. 색시가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고 해서 구입을 하게 되었고, 전주에 갈 때 이른 아침으로 조금씩 읽다보니 어느덧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있었는데, 쪽수가 그렇게 많지 않고 작가 특유의 문장력이란게 일상을 스케치하듯 평이한 문장에서 이야기를 끌어내가는탓에 읽는것도 수월하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편안함이란게 이 책을 많은 이들이 선택하게 한 원동력이 되기도 하겠지만 어떻게 보면 한번 읽고 말 가벼운 이야기 거리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여길 수도 있을것 같기는 하다. 물론 이 작품은 다만 그런 편안하고 가벼움 만으로 독자제위의 많은 선택을 끌어낸 것은 분명 아니다.
일상에 돋아나는 손거스러미같은 존재를 주인공으로 끌고와 그가 변화시키는 세상, 그로 인해 변해가는 사람들, 그리고 종내는 그로 인해 변해가는 그 자신의 모습에서 받아들여지는 각자 마음속 몽글하게 피어오르는 따뜻한 마음들, 또는 소소하게 변해가는 자신의 의식에 대한 파스텔톤의 깨달음 같은 것들. 그러함들이 이 책의 미덕이고 이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의 핵심이리라.
유치함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런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세상의 따뜻한 마음들이 모여 선택한 이야기는 겨울 에디션, 벚꽃 에디션등의 변형 중쇄를 거치며 아직도 좋은 이야기의 온기있는 자가증식을 계속 하고 있다. 겨울에 좀 더 잘 어울릴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좋은 이야기에 계절이 어디 있겠는가. 지천에 벌써 어느꽃들은 져버리고 있고, 어느꽃들은 만개를 향해 가고 있다. 이야기는 화분이 되어 다른 꽃을 피우고 꿀을 맺고 씨앗이 될 것이다. 거기서 움트는 싹은 내 맘속에서 피는 것이 될지 그저 이야기속 세상의 풍경이 될지는 읽는 이들 각자의 영역이겠지. 작품 속 이야기가 어느날 생각난다면 우리의 맘 속에서 작은 나무 한그루가 자라고 있는 것일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