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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우드스탁과 홍대 곱창전골」

빨간부엉이 2022. 6. 12. 16:29

「신촌 우드스탁과 홍대 곱창전골」

지은이 : 고종석
펴낸곳 : 호밀밭
분량 : 457쪽
2020년 8월 28일 초판 1쇄본 읽음

살면서 그 흔한 록밴드 공연하는 클럽에도 가보지 못한 채 음악을 듣고 살아온 내게는 홍대라던지 신촌이라던지의 젊음의 문화와 그 시대를 통과해온 이들의 기억과 추억이 부러울 따름이다. 
이 책은 고종석이라는 음악평론가가 신촌에 있다는  LP바 ‘우드스탁’과 홍대에 있다는 ‘곱창전골’의 두 대표를 만나서 나눈 대담을 싣고 있고, 그들이 추천해준 음반들에 대한 얘기와 고종석 평론가의 글이 곁들여지는 구조로 되어있다.
대담은 읽을만했고, 그때는 그랬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주로 록을 트는 ‘우드스탁’ 편에서는 유명한 록 음반들이 소개되고, 가요만을 튼다는 ‘곱창전골’에서는 우리 기억 속에 있는 유명 밴드나 가수들의 음반들이 소개되고 있다. 부여되는 고종석 평론가의 글들은 어떻게 보면 음반과 거의 상관없는 개인적인 추억의 나열일 수도 있긴 하지만 글 자체만 놓고 봐서는 한 번쯤 읽어봐도 무방한 인생 선배의 좋은 글들도 많다고 생각된다. 흔히 말하는 ‘라떼’ 시리즈로 치부해 버릴 수도 있겠으나 그렇게 한쪽으로 밀쳐내기에는 시대의 이야기, 인생 선배의 이야기에서 건져질 의미들은 꽤 많았다고 생각된다.
근간 등장하는 음악 관련 서적들이 추억팔이나 LP붐에 기대 음반들 소개에 그치고 있는건 아닐까 우려가 되는 상황에서 이 책도 어쩌면 그렇게 소비되고 말 수도 있겠다. 뭔가를 어디서 발굴해 내는 건 언제나 창작자의 몫이 아니라 청자나 독자의 몫이 아니던가 싶은 생각을 해본다면 책에서 건질 가치는 누구에게나 똑같지 않겠기에 비용을 지불하고 살만한 책이냐고 묻는다면 잘 모른다고 대답하는 게 일반적 입장이겠다. 그렇지만 굉장히 비싸진 이런 류의 책들 사이에서 가격대는 2만원 중반대로 나름 선방하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을 해본다. 
그 시대를 살아온 이들에게는 미소짓게 될 한 편의 빛바랜 앨범을 들추는 시간이 될 수도 있겠고, 현재의 레트로 붐의 영향으로 이 책을 접하는 젊은 독자라면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을 듯하다. 
비록 노땅의 시기로 접어든 나에게도 낯선 밴드의 소개, 낯선 뮤지션의 소개들은 즐겁게 읽을 수 있었고, 찾아서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으니 헛된 독서는 아니었다로 귀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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