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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지은이 : 김영탁
펴낸곳 : Arte
분량 : 322쪽 / 367쪽
2018년 4월16일 1판 3쇄본 / 2023년 2월1일 2판5쇄본 읽음
제목은 구수하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은 소설.
영화감독이 쓴 소설이라니.. 처음에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읽었으나 재밌다는 무수한 100자평과 유명인들의 추천사가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게 해준 소설.
차태현 주연의 영화 <헬로 고스트>, <슬로우 비디오>를 만들어냈던 감독 김영탁이 2016년에 발표한 소설 「곰탕」의 리커버 출판 소식을 보고서 이런 책이 존재함을 알고서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소설의 무대는 40여년 후의 부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이상 기후에 의한 잦은 쓰나미로 도시의 지형은 많이 변형된 설정으로 나온다. 달동네는 쓰나미의 피해를 입지 않는 곳이기에 부자들의 공간으로 변했고, 쓰나미 이후의 검은 뻘밭은 땅이 되고 그 땅은 언제 올지 모르는 쓰나미의 피해를 알면서도 그곳에서 살아야 하는 없는 이들의 터전이 된 근 미래. 먹거리는 잦은 구제역으로 결국 지상의 모든 동물을 멸종 시킨 미래에 쥐와 소와 돼지의 유전자를 교배해 만들어 낸 아마도 고양이 보다 좀 큰 사이즈 정도의 이름조차 없어 ‘그것’ 또는 ‘이것’ 등으로 불리우는 생명체를 만들어 내고 오로지 그것만 먹고 살아야 하는 근 미래의 이 땅.
과거를 기억하는 이들은 점차 사라지고 누린내 나는 ‘그것’을 잡아 생계를 연명하며 살아가는 식당보조원으로 나오는 40대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근 미래의 땅에서 인류는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내지만 죽음을 담보로 한다. 성공률이 극히 낮아서 살아서 도착할 확률이 많아야 50%, 적을 때는 10%도 안되는 시간여행. 그 여행을 높은 땅에 사는 가진 이들이 낮은 땅의 하찮은 삶을 사는 이들을 돈으로 사서 시간 여행을 보낸다. 각자의 욕망과 바램을 수행하길 바라며.
주인공은 식당 사장이 젊어서 먹었던 곰탕맛을 되살리고 싶다고 집도 절도 가족도 없는 주인공에게 시간 여행을 제안하며 부산의 어느 곰탕집에 가서 곰탕 끓이는 법을 배워오고 아롱사태도 사가지고 오라고 한다. 또 한명의 어린 등장 인물은 어머니와 여동생을 위해 시간 여행을 받아들이고 몇 가지 임무를 수행 받는다. 그 중에 하나는 과거로 가서 누군가를 죽이라는.
2016년의 부산에 40여 년 후의 미래인들이 와서 순간이동을 하고 레이저 무기로 살상을 한다. 곰탕집에서는 우직한 곰탕 끓이기를 어깨 너머로 배우는 순간이 있고, 튜닝 오토바이로 그날 그날을 살아가는 조폭 섭외 1순위 고등학생과 여자친구가 등장을 한다. 두 명의 중요한 형사도 등장을 하고. 곰탕을 끓이는 노포의 조폭 후보 남자애의 아버지도 등장을 한다.
이 소설은 재밌지만 복잡다난하다. 시종일관 2016년의 현대인이 읽기에는 황당무계한 설정들 속에 웃음 보다는 내면의 성찰을 얘기한다. 타임슬립 이야기가 빠져들 설정의 함정 속에서도 이야기는 무난함을 넘어서 아주 그럴듯한 결말을 얘기한다. 흔히 생각할 미래가 과거와 미래의 시간과 세상과 사람이 바뀌게 되는 마무리는 “아 정말 그럴 것 같네” 라는 생각이 들게끔 잘 마무리한다.
이렇게 저렇게 버무려진 이야기들은 오래 오래 끓여내 맑은 곰탕 같은 이야기로 치환되어 뇌리에 각인된다. 그저 재미로 읽어도 너무 재밌고, 근 미래의 시대상이 어쩌면 정말 그렇게 될 수도 있겠다 싶으니 2026년의 오늘이 두렵기도 하다.
미래를 누가 알겠는가. 소설은 소설이고 시간은 시대를 들끓게 하여 곰솥 같은 시절 속에 사람들의 영혼을 뒤죽박죽 헝클어 놓는다. 내일이 암울하다 생각되더라도 오늘 하루는 일단 좀 밝게 보내보자 싶어진다. 소설 속 오늘이 어쩌면 서글퍼서, 소설 속 미래가 어쩌면 눈물 짓는 슬픔이어서 외려 나의 오늘이 우리의 오늘이 밝기를 소망하는 억지같은 마음을 지어내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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