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KED 3 - [happiness]

NAKED 3 - [happiness]
2000 / 생각산실 빨간얼굴의 음악이야기

제대 후에 장만했던 필립스의 오디오 CD 레코더를 이용하여 만들었던 컴필레이션 CD 입니다.
세계 최초 가정용 오디오 CD 레코더를 표방했던 제품으로 제 기억으로는 120만원 정도에 최초 판매가 시작됐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98년 초 제대했을 때 이 제품이 60만원까지 떨어졌었고, 당시에 용산에서 오디오 구입하면서 필립스의 레코더도 같이 구입했었습니다.
방식은 외부 시디플레이어나 턴테이블을 연결하여 1배속으로 레코딩하는 방식이었는데, 이후에 LG와 합작하면서 LG에서 두개의 데크를 가진 CD레코더를 판매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배속도 2배속까지 가능했었구요.
이 제품의 단점이라면 오디오 전용 공시디를 써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방에 살면서 구하기도 쉽지 않았고, 당시 컴퓨터용 공시디 가격에 비해서 서너배 비쌌기 때문에 금전적으로 타격을 주었었더랬습니다..ㅎㅎ
현재도 이 방식을 이용한 시디플레이어+레코더+턴테이블+튜너를 한 몸체로 지닌 제품이 수입되서 팔고 있더군요. 역시 오디오 전용 공시디를 사용해야 하지만..

쓸데없는 얘기가 길었습니다.
여하튼 제대 후에 주변 지인들과 친구들에게 이 컴필레이션 음반을 만들어서 보내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1999년에 시작해서 2000년까지 3장이 나오고 문닫은..^^;
2000년에 수원으로 뭐 공부좀 해보겠다고 올라오면서 못하게 됐죠. 6월말에 테마를 가지고 한장 연말에 그해 음반 결산으로 한장..
그럴 계획이었는데.. 뭐 조기 문 닫게 되었었답니다.

1,2번 음반은 저도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 사진에 있는 이것도 미국으로 보내드려야 했던 음반을 연말에 나올 4번 음반과 같이 보내려고 뒀다가 못 보내서 한장 가지고 있게 된 것이네요. (미국까지 수출을..+_+)
1번의 주제는 당시 불붙기 시작했던 한국 인디 앨범들 컴필레이션 이었구요, 2번은 1999년 결산이었습니다.
3번은 행복을 주제로 한 음반이었던 모양입니다. 작은 텍스트로 빼곡히 채운 10페이지에 달하는 허접한 음반해설까지 곁들여져 있었답니다..^^;
유치하지만 당시엔 유치한대로 저도 즐거웠고, 받아서 들었던 친구와 지인들도 즐거웠을거라고.. 저만 혼자 생각합니다..ㅎㅎ
그때는 무슨 정성이 뻗쳐서 이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네요..
지금은 아마도 하라고 해도 못할 거 같습니다. 파일을 추출하고 메일로 쏘아도 그만인 편한 세상을 살기 때문일 수도 있겠죠.
그렇기에 무식하게 녹음하고 무식하게 만들어서 보냈던 이 한장의 음반이 남아있슴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나 봅니다.
행복과는 별개로 지난 시간에 대한 흐릿해져가는 기억의 영상들은... 그래서 소중한가 봅니다.

List

1. NEON GENESIS EVANGELION - Fly me to the moon
2. 김성호 -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
3. 리아 - dash
4. LOUDEST WHISPER - Wedding song
5. PEOPLE - I love you
6. TRADE HORNE - Jenny May
7. CICO - La notte
8. HUNKA MUNKA - Io cantero' per te
9. 윤도현 - 큰 별은 없어
10. VELVET UNDERGROUND - Jesus
11. 해바라기 - 섬소년
12. 양희은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13. 어떤날 - 너무 아쉬워 하지마
14. 전인권.허성욱 - 사노라면
15. 이상은 - 사막
16. ANGELO BRANDUARDI - Ninna nanna
Bonus Track - LOUDEST WHISPER - Pied piper

주의사항: 음악은 반드시 음반 구입해서 들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