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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다가 신기하게 생긴 송충이를 발견했다.
꼬리도 있는 듯 하고, 까만 부분이 동화속 외눈박이 거인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 녀석은 얼마나 사는 걸까..
생명을 얻어 태어나고 살아가기 위해 열심히 어딘가를 향하고...
그러고보면 사람이나 미물이나 생을 유지한다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은 듯 하다.
다만 슬픈건..인간사가 그렇듯 세상사 강자가 약자를 지배함이 서글프긴하지만..
동이 틀 무렵에 태어났다면 해가 질 무렵이면 삶을 정리해야겠지.
해가 떠 하루가 시작되고 해가 져 하루가 끝나는 일상의 반복이 겹치고 겹쳐 사람의 일생을 꾸려간다.
집 마당의 기울어진 전신주들처럼 올곧던 마음도 조금씩 세상과 타협하며 좋든 나쁘든 그렇게 물들어가고
마음은 땅을 향하여 눕는다.
그 위에 산 속 이른 노을이 포근하게 내려앉는다.
하루를 보내느라 수고했노라고.. 무거운 육신을 끌고 하나의 생을 지탱해오느라 고생했노라고..
해가 지는 무렵에 낡은 집 부엌에 불이 켜진다.
몸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마음이 펴질 수 있는 공간으로..
그렇게 밝음이 어둠을 향하여 존재를 피력한다.
내 마음도 우리들 시간도 저 낡은 공간에서 '쉼'을 얻겠지..
그 위에 완연한 어둠이 내려앉으면
번뇌는 바람처럼 티끌되어 긴 밤의 꿈으로 날려갈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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