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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8113 Saver]
나 자신을 위해 만든 세이버 2탄
돈도 없고 돈 벌이 할때까지는 키보드와 담쌓으리라던 결심을 무너뜨린 것이 있었으니 바로 이 키보드가 되겠다.
물론 원래는 이렇게 생기지 않았다. 무척 큰 키보드.. 터치패드도 달려있고, 카드 리더기도 달려있고..8113계열의 키보드인데... 이렇게 변신했다.
키보드 동호회에서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공구를 진행했던 검은색의 세이버가 있었으니.. 그것을 우리는 '또뀨 세이버'라고 불렀다. 윈도우 키가 있는 윈키 버전이어서 올 해 공구한 윈키 없는 윈키리스와 함께 키보드 매니아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키보드일 것 같다.
공구 진행이 소량이어서 윈키버전은 구하기도 힘들고 가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아마 죽기전에 구할 수는 없을 거 같고.. 대신 이렇게라도 그 마음을 달래보게 되었다.
원래 검은색 키보드에 그렇게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검은색으로 꾸며진 윈키/윈키리스 또뀨의 자태를 보노라면 '갖고싶다' 라는 욕망의 노예가 되는 것이 키보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는 마음일 것이고, 나 역시 그러함을 부인치 못한다.
그래서 기판이라도 구해서 만들어 보고 싶었지만 기판 역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고, (물론 사용안된 것이 몇 장은 남아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한다. 워낙 쟁여놓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리하여 군침만 삼키며 살아야 했는데..
어느날 읍내에 나갔다가 인터넷을 하는데 이 키보드를 장터에서 보고야 말았다. 예전같으면 서로 가져가려고 난리일 좋은품목에, 좋은 가격이었는데 임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 없는 살림이지만 다신 이런 기회가 없을 거 같아서 미친척 하고 구입을 해버렸다.
내가 가지고 싶었던 검은색 체리 키보드의 조건은 이랬다.
베이지 이색사출의 반질거림은 좋아하지만 블랙 이색사출의 번들거림은 정말 싫었기에, 키캡은 레이저 인쇄여야 했으며, 일자엔터의 키보드여야했고, 펑션키등은 아크릴키캡으로 하고 싶었다.
8113 계열이 그동안 일자엔터가 없다고 생각되었었기에 이 조건을 만족하려면 아크릴키캡을 쓰기 위해서 8113을 한대 장만해야하며, 기판을 장만해야하고, 레이저키캡을 위해선 또다시 3484등의 키보드를 구비해야만 하기에 그 비용이 실로 막대하였던바 생각만 있었지 차마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것을 이 키보드가 한방에 해결해 주었으니..
아크릴 키캡이 완비되어있고..ㅎㅎ 일자엔터 레이저 키캡이며, 기타 모든 재료를 한대의 키보드에서 뽑아 쓸 수 있으니.. 실로 나를 위해 예비된 키보드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정도였으니.. 어찌 지르지 않고 버틸 수 있으리요!!!!
다만 8113기판이 범용 디자인이 아닌 관계로 문자열쪽은 8113의 기판을 사용했고, 편집키 및 방향키쪽은 구형 3000기판을 잘라서 사용을 했다. 또뀨와 좀 비슷하게라도 해보려고 기판을 4등분하여 붙였고, 정말 또뀨 기판처럼 보이게 F12 옆에 키를 하나 더 둘려고 했으나 최후의 귀차니즘을 극복하지 못하고 펑션키 라인은 그냥 보통의 모양새로 두었다.
8113의 기판은 예전에 또뀨기판 테스트할 때 선호도 조사를 했던 기판중 하나인 FR4인가 하는 재질인듯 했다. (기판에 그렇게 써있었다..ㅎㅎ) 그래서인지 몰라도 체리 키보드의 기판에 대한 그동안의 불신을 조금 씻어주었다고나 할까.. 8113의 기판은 생각보다 단단하고 휘어짐에 있어서도 윈키리스 또뀨기판에 스위치와 키캡을 장착하고 한쪽을 들면 한쪽끝이 밑으로 휘어지는데 이 기판은 같은 조건에서 휘어짐도 또뀨 기판보다 적은 것이 무척 맘에 드는 요소로 작용을 했다. (물론 문자열과 펑션키라인만 8113 기판이긴 하다.)
다만 동박면은 구형 3000보다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불안하고 부실하긴 하다.
자르고 붙이는 과정에서 (이런거 절대 깔끔하게 못한다) 워낙 지저분하게 돼서 사포로 기판면을 밀었더니 기판의 상단면도 동박면이 드러나는 것이 신기했다. 양면기판도 아닌데 상단부에도 동박면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고, 자연스런 질감을 얻고자 계속 사포질을 해서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기판면은 적갈색으로 보인다.
케이블은 어느정도 두께를 확보하는 검은색 케이블 구하는게 하늘의 별따기인 세상이라 (가느다란 검은색 케이블은 나도 이번에 무척 많아졌다..ㅎㅎㅎ) 대양 유니텍 키보드를 자르면서 거기서 나온 AT 케이블을 PS/2로 바꾸었다. 다만 세이버에는 개인적으로 꼬인줄 케이블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그냥 일자케이블이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케이블은 너무 길고 너무 뻣뻣하다..
키감은.. 그냥 갈축이 갈축이고..ㅎㅎ 보강판이 없어서 너무 아쉽다. 보강판 매니아인터라 처음으로 보강판없는 키보드를 만들긴 했지만 좀 비용이 들더라도 보강판을 구해서 장착할 걸 그랬나싶은 후회가 든다.
뭐.. 그래도 100% 만족은 아니지만 90% 이상의 만족감을 줄만큼 맘에 들고 멋진 키보드를 갖게 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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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후기 :
두어달.. 시간만 나면 미친듯이 작업을 했다. 지인들이 지원해준 키보드들과 내가 가지고 있던 것들을 정신없이 자르고, 도색하고, 윤활하고, 와이어링하고..
최종 도면을 작성해서 주문 넣었을 때 애초 말과 달리 렉산가공이 안된다고 했을 때 좌절감..
그래도 이미 만들어둔 키보드를 방치 할 순 없어서 차선책으로..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봤다. 꼼꼼하게 뭘 하거나 탁월한 기술력과 노하우등이 없어서 완성된 것들은 어설픈 모양새지만 하나의 고비를 넘은 거 같아서 후련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지금은..다음이란게 있을까 싶은 생각을 한다.
은혜를 갚아야 할 동지들은 아직도 너무 많은데 내 의지와 내 모든것이 고갈상태다.
다 퍼올려 바닥이 드러난 샘물이 다시 차오르듯 내 안에서 무언가가 다시 차오르면 그때 다시 '다음'을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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