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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이원재-[인생]

빨간부엉이 2006. 10. 8. 18:37



이원재 - [인생] / Si-Wan Records SRMK0005. 1999

국내에 아트락을 공급하던 가장 중요한 오프매장인 마이도스가 문을 닫았다.
성시완님과 전영혁님이 문을 열어놓은 프로그래시브/아트락이라는 한 시절의 음악적 정점에 대한 회상들이 지나온 시간들에 가득하다.
성시완님은 음악 때문에 이혼도 하고.. 음악이란 참 무엇인지 모르겠다.
시완레코드는 아직 명맥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언제 멈춰버릴지 모르는 증기기관차같다. 나무와 석탄으로 달리는 증기기관차에 더 이상 연료가 없기 때문이겠지.
시완레코드의 자사 직매장이자 아트락 음반 보급의 최일선이었던 홍대앞 마이도스 매장이 드디어 운영난과 건물주와의 지난한 소송문제등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고 말았다.
이제 메타복스만 남은건가..
폐업세일을 한다고 하는데도 가보지 못했다. 문을 닫는다고한 그날에 솔직히 슬펐고.. 술 한잔에 설움을 달랬다.
좋은 음악을 공급해주는 곳이 영원히 사라져버렸다는 것과 이제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아트락 진영에서 시작과 끝이었던 곳이 사라져버렸다는 것은 어쩌면 나 개인의 슬픔이상의 의미일 수도 있겠지만 좁은 방안에서 그저 한장의 음반을 듣는게 전부인 나에게는 그냥 슬프디 슬픈 일이었을 뿐..
김두수님의 음반을 내리고 시완레코드에서 나온 마지막 한국음악 시리즈로 나온 이원재님의 앨범 <인생>을 걸어서 듣고 있다. 이 음반 역시 빚 때문에 정리했던 음반중의 하나지만 다시금 구입을 했다.
이 앨범 <인생>, 소폭의 편곡과 나레이션을 하는 듯한 이원재님의 목소리가 왜 이렇게 애잔하기만 한걸까..
90년대말 나온 이 앨범은 '일상성'이라는 한 시절의 화두위에 개인의 내면 들여다보기를 더하고 있다.
모든 연주와 모든 가사와 모든 노래를 하고 있는 이 원맨밴드 앨범은 개인적으로 국내에서 나온 포크 앨범 베스트5중에 한장이다. (나머지 넉장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모르겠다. ^^;;)
보컬의 절창도 없고, 시적인 가사도 없고 화려한 연주도 없다. 담백하고 바로 이웃에서 들려오는 듯한 소박함.
하지만 긴 시간을 걸쳐 오랜만에 발표된 앨범의 정돈됨과 클라리넷 주자였던 이원재님의 악기 소리위에 묻혀있는 세월의 정서를 들여다보는 일은 그 자체로 인생을 반추하는 노력에 다름아닐 수도 있을터..
마음이 슬프기 때문에 이 앨범을 듣는 일이 더 슬픈지도 모르겠다.
해학넘치는 댓구를 이루는 '노처녀 한숨'이나 '노총각의 하루'같은 곡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타의 곡에서 느껴지는 정서때문에...
오늘도 나는 한없이 슬프기만하다.

List

1. 독백

2. 눈물

3. 인생

4. 생사인연

5. 사노라면

6. 여보게

7. 노처녀 한숨

8. 귀향길

9. 빈 겨울

10. 노총각의 하루

11. 하늘

12. 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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