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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핑퐁} - 성장통을 겪는 청춘보고서

빨간부엉이 2006. 6. 30. 07:36



핑퐁 (Ping Pong, ピンポン, 2002)

이 영화는 진지함과 경쾌함 그 두가지를 함께 보여주는 흔치않는 영화라고 생각된다.
청춘의 성장기를 마감하는 그 시기의 혼란스러움과 내면의 성찰에 대한 진지함을 놓치지 않고 있으며, 흔히 이런 영화들이 빠지기 쉬운 외부적 요인이나 어른들의 어떤 것들로 인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내면에서 소용돌이 치던 혼란스러움을 하나의 일관된 흐름으로 잡아내는 좋은 힘을 보여주고있다.
영화 <핑퐁>에서는 탁구라는 소재를 통해 좌절하고 멈추고, 또는 멈추어선 그 시점보다도 더 앞으로 훌쩍 걸음을 내딛는 주인공과 주인공의 주변인물들을 통해
살아간다는 것이 주는 힘겨움에 대해 조용히, 때론 강력한 스매싱처럼 얘기를 건네고 있다.
그 안에서 발견하는 것은 과정과 결과라는.. 논의하기 힘든 그 무엇을 얘기하고있다.
또는 재능과 노력이라는 것에 대한 보고서에 다름 아닐 수도 있다.
결과 지상주의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누구나 과정의 중요함을 인지하고 있듯이 재능이란 것이 중요한 것이지만 노력보다 더 값지지 않다는 것을 영화는 간결하며 직선적인 시선과 화법으로 서술한다.
어쩌면 과정과 노력에 대한 이야기들은 현대를 살아가는데 있어 판타지에 다름 아닌 추상적 요소로 전락해버린 감이 없잖아 있지만 비현실적인 그러한 요소들을 이야기하고 생각하는 것마저 최종결과라는 무엇에 밀려서 잊어버렸을 때 사는것이 얼마나 의미없고 어두운 세상일지를 영화 <핑퐁>은 탁구라는 자그마한 스포츠의 한 공간에서 보여준다.
세상이 탁구 그 하나만으로 움직이고 존재하는 듯함은 어쩔 수 없는 소재의 함정에 빠진 시선을 보여주지만 어쩌겠는가.. 장편 미니시리즈가 아닌 90여분의 러닝타임안에 하나의 주제를 서술하는 영화장르의 한계인것을..
사는 것이 재미없고, 사는 목적이 무엇인지 살아간다는 긴 행로위에서 마음의 상처와 길 잃은 시선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본다면 새로운 힘을 얻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쩌면 나 자신도 현재 그런 사람이 되어버렸는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를 보고나서 내일에 대한 많은 힘과 지금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찬 마음을 어느정도 녹여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청춘의 성장에 대한 짤막한 보고서같은 영화일지 모르지만 화려하지 않은... 담백한 시선과 내면성찰이 돋보이는 영화로 오래토록 기억에 남을 듯 하다.

Text by Minerva's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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