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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der 49 (Ladder 49, 2004)

사실 재난영화를 무척 좋아하는편이다.
극한상화에 던져진 사람들의 힘겨움과 공포, 그리고 그러함들로부터 이끌어내어지는 인간본연의 악마성과 희생성등..
재난영화안에는 수많은 볼거리가 넘쳐나는편이다.
그중에는 졸작도 있지만 좋은 작품들도 많은편이고..
어찌보면 영화보기에 있어서 조금은 무난한 선택이라고도 할 수 있을 거 같다.

<Ladder 49>는 표면상은 재난영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실 그렇지는 않다.
재난의 현장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재난'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보다는 재난안에 놓여진 '인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분노의 역류>라는 재난영화의 한 역작에 대한 추억에서 <Ladder 49>를 보게 됐지만 재난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볼거리가 없기에 좀 실망스러운편이었던 듯 싶다.
대신 <Ladder 49>는 잭 모리슨이라는 한 소방관의 일대기를 통해서 인간의 희생정신과 숭고함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영화는 한 소방관이 한사람을 구한 후 바닥이 무너져 밑으로 추락한 상태에서부터 시작을한다.
그는 잭 모리슨..
바닥에 추락한 잭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 영화는 플래시백과 포워드백을 넘나들며 불이라는 재난앞에 던져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전개해나간다.
소방관이 되고, 신참으로 첫번째 화재진압을 하고, 사랑을 하게 되고, 결혼을 하며..
당연히 그렇듯이 갈등을 겪고, 동료들의 죽음과 내면의 소용돌이를 넘어서 훌륭한 소방관으로 자리매김해가는 과정을 이제 절망앞에 놓여진 한 소방관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보여주고있다.

영화를 보고난후 작은 감동같은 것이 없는것은 아니었으나 헐리웃이, 그리고 미국이 끝까지 부여잡고 놓지 않으려 하는 희생주의와 영웅주의에 대한 생각으로인해 조금은 씁쓸한 기분이들었다.
작게는 한 소방관의 삶으로 축소된 듯 보이나 조금만 확장시켜보면 그것이 미국이라는 나라가 국민들에게 강요하는 미국식 영웅주의에 크게 다르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다는 것..
그러함을 생각해야한다는 것이 어쩌면 더 슬픈일이 아닐까 싶어진다.
세계를 구원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떠맏고 있다는 생각과 그것을 국민들에게 전가하는 이데올로기적 발상을 인간의 죽음과 희생이라는 '숭고미'를 빌려서 얘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미국은 희생하지 않는다. 다만 영웅이 되어 남을뿐이다.
작디작은 한 개인의 의식마저도 희생의 대열에 동참해야 하고 그것을 대면하는 가족들조차도 굳건하게 그러한 마지막을 겪어내야한다고.. 주입식의 영화보기를 강요함을 이제 그만두었음 어떨까..

Text by Minerva's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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