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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형제-마르바덴 숲의 전설>



굳이 이 영화에 대해서 특별히 할 얘기가 있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는 나중을 기약하기 보다 그때 그때 단 한줄이라도 본 것, 들은 것에 대한 코멘트를 남겨두고자 생각했기에 짧게 <그림형제>에 대한 얘기를 남겨본다.

<그림형제>는 영화 곳곳에서 독일의 언어학자인 사실상 잔혹동화 작가인 '그림형제'와 크게 관련이 없는 듯 보이지만 영화 곳곳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들은 이 영화가 그 '그림형제'와 무관한 것이 아님을 쉽사리 알 수 있다.

그것은 빨간망토 소녀가 숲으로 납치되어 사라지는 모습들이나, 두꺼비와의 이미지등.. 그림동화를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영화 곳곳에 흩어져있는 그런 이미지들을 기억속에 수집하는 재미도 괜찮을 듯 싶다.

영화는 B급 영화의 분위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지만, 그것이 테리 길리엄 감독의 영화라는 점에서 의아함과 아쉬움을 남긴다.

그의 영화들은 A급 영화지만 언제나 B급의 감수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주저하지 않는 그런 영화들이었다.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담을 그만의 느낌으로 각색한 <바론의 대모험>이나, 저주받은 걸작 <브라질>과, 브래드 피트와 브루스 윌리스라는 스타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영화만큼은 B급의 분위기를 놓치지 않았던 <12몽키즈>등..

테리 길리엄이 거장이라 불리워지기 손색없음은 위의 세편 영화에서 쉽사리 알 수가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림형제>는 깔끔하고 판타지의 영역을 훌륭하게 묘사하고는 있지만, 테리 길리엄표 영화라는 낙관을 찍기에는 20%쯤 부족해보인다.

돌려 말하자면 굳이 테리 길리엄이 아니어도 그 어떤 감독이어도 상관없었을 정도의 영화라는 것이, 재밌긴 하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이 영화에 대한 짧은 느낌이다.

거장들이라 불리워지던 감독들의 시대인식이 일관되게 이어지지 않음에 안타까운 그런 시절이.. 지금의 시절인 듯 하다.

어쩌면 예전의 이미지로만 기억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테리 길리엄의 다음 영화가 거장이라 불리워지는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새롭고도 획기적인 작품으로 채워질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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