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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서 음악을 한다는 것은

빨간부엉이 2006. 3. 19. 22:12

이 땅에서 음악을 한다는 것은

책제목 : 이 땅에서 음악을 한다는 것은
작가 : 박준흠
역자 : ..
출판사 : 교보문고
장르 : 정보서
ISBN : 89-7085-291-3 (443 page)
작성일 : 2001-11-20 오후 12:48:01
책번호 : 4


지금은 폐간된 얼터너티브 음악을 주 모티브로 삼아 기사를 전개했던 월간 [서브]의 편집장이었던 박준흠씨가 [서브]에서의 기사를 수정하고 보완하여 펴낸 한국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담뿍 묻어있는 한국 대중음악 40년에 대한 기록이자 이론서요 아티스트에 대한 소중한 인터뷰를 담고 있는 단행본인 [이 땅에서 음악을 한다는 것은]을 소개해본다.
사실 이 책은 나보다는 영국의 김응한님이 소개하면 훨씬 유익하게 소개할 수 있는 책인데.. 난 그냥 음악 듣는 거나 좋아하지 응한님처럼 체계적으로 음반에 대해 알고 있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니까..
어쨌거나 이 책은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한국이라는 공간에서 음악을 한다는 것이 도대체 얼마나 버겁고 힘든 것인지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을 것임을 어렵지 않게 유추해 볼 수 있는 제목을 달고 있는데 한국에선 음악 뿐만이 아니라 연극, 영화 -최근에 영화는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역시 그것또한 대형 배급망을 가진 제작사의 영화들에 한한 것이기에 거품의 소지가 다분한 것이다- 미술, 또는 글쓰기... 등을 하는 것이 얼마나 힘겹고 배고픈 것인가를 새삼 생각해보게 만든다.
저자인 박준흠은 66년생으로 대중음악 평론을 하고 있으며 앞에서 얘기한 [서브]의 기획실장 및 편집장을 역임했던 경력이 있다. 지금은 한대수 아저씨의 음악을 전파하고 그의 음악에 대한 전문가라고 말하는 게 더 가까운 사람일 수도 있을 거 같다.
국내 음반에 대한 생각 : 나왔을 때 구하지 않으면 나중에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이것은 불행히도 현실이며 외국의 명반들이 아직 제대로 CD화가 되지는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CD로 리마스터링 되어서 나오고.. 그리고 품절이 돼도 몇 년 지나면 또 다시 제작해서 배포해주고 -물론 모든 음반이 그런 것은 아니다.. 이 역시 시장의 논리가 개입되어 팔릴 만한 음반이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 것이 사실이다- 한다는 것을 감안해 볼 때 국내의 음반들은 나왔을 때 구하지 않으면 왜 그렇게 구하기 어려운 것인가.. 그것은 팔리지 않으면 바로 수거해서 소각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듣고서야 국내 음반이 나중에 찾으면 그렇게 찾기 힘든 이유가 거기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구하기 힘든 음반들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을 고스란히 담아놓은 책이 바로 지금 얘기하고 있는 [이 땅에서 음악을 한다는 것은]이다. 이 책은 10년 단위로 시기구분을 하여 당시의 뮤지션과 그 뮤지션이 관여하거나 세상에 내놓은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고 인터뷰가 가능한 뮤지션들은 인터뷰를 담아서 소개하고 있다. 보기 힘든 앨범 자켓을 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거니와 애정을 가진 인터뷰어와의 대담 또한 눈길을 끈다. 국내의 락 음악에 대한 한권의 백과서라고 보아도 좋을 만큼 정리가 잘 되어있고 책이 추구하는 바를 잘 드러내고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쓰레기같은 춤꾼과 가수를 가장한 연예인들 -이 말에 대해 누군가 토를 단다고 하더라도 난 방송을 장악한 쓰레기 같은 음악과 소속사와 연예인에 대해서 적개심을 감출 생각은 없다. 무엇이 좋은 것이고 무엇이 나쁜 것인가가 각자의 주관적인 몫이라고는 하지만 노래 한번 부르지 않는 가수, 남의 목소리를 빌어 무대에 서는 가수, 스튜디오의 레코딩 시스템의 조율에 의해 예쁘게 고음처리를 해서 만들어지는.. 그래서 라이브로 절대 부를 수 없는 노래들에 대해 쓰레기라고 말하지 않는다면 난 화가나서 미쳐버릴 거다- 에 대한 정보서로 생각하고 사서 볼 생각을 가지시 분이 있다면 그런 책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히 말해두고 싶다.
이 책은 부록으로 국내 인디밴드들의 명곡을 컴필레이션 음반으로 제작해 들어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으며... 가장 흥미를 끄는 것은 국내 음악산업에 종사하는 전문가 21인에게 의뢰하여 선정한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이라는 부록이 음반 구입에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음이다. 지금 글을 적다가 100장의 음반 중 조금만 다리품을 팔면 구할 수 있는 음반이 얼마나 될까 세어보니까 40장이 조금 넘는다. 몇 년이 지나서 그 수를 다시 세어볼 때 20장 이상을 셀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어려운 경제상황과 실직, 미취업등.. 먹고 사는 게 힘든 시점에 음반구입은 호사라고 비꼴분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음악을 사랑한다면 뮤지션의 음반을 구입해주는 건 그들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가져야 하는 국내 음악에 대한 ‘작은 지킴’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덧붙임 : 이 책에서 인터뷰를 담고 있거나 주요 테마로 글을 쓴 팀과 뮤지션 리스트이다.
-신중현, 한대수, 이정선, 산울림, 정태춘, 따로 또 같이, 김현식, 들국화, 어떤날, 한영애, 시나위, 카리스마, 신촌블루스, 봄여름가을겨울, 동물원, 김광석, 이상은, 안치환, H2O, 서태지와 아이들, 한상원, 크래쉬, 노이즈가든, 델리 스파이스, 어어부 프로젝트 사운드, 아무밴드 -

Text by Minerva's Owl (2001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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