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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 [Yawara]

빨간부엉이 2006. 8. 22. 10:07



[몬스터]나 [20세기 소년]의 작품을 보면서 감탄해마지 않았던 우라사와 나오키의 스포츠 성장만화(?)인 [해피]와 [야와라]를 보면서 실망을 감출수가 없었다.
그것은 작품을 보는내내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여성신체와 패티시즘에 대한 노골적인 장면처리때문이었던 듯 싶다.
과연 한 여성의 성공기를 그려내는 작품에서 이런식의 처리들 -주인공의 팬티가 노출되는 장면을 과도하게 삽입하는- 이 꼭 필요한 것인가..
작가의 사고방식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야와라]는 7년에 걸쳐 연재된 작품이고 초기의 작화는 이후의 작품들에 익숙해진 눈으로 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으나 중반부로 넘어가면서 익숙해진 그림체가 나오기시작하고 있다.
그림체가 발전해가는 것처럼 [야와라]에서는 마치 일본 닛카츠 영화사의 신인감독들이 로망포르노로 데뷔를 하는 것처럼 거의 노골적으로 야와라의 속옷들 장면을 불필요하게 과다 삽입하고 있으나 그림체가 나아지는 시점부터 그런 면은 자제를 하는 분위기다. 아마도 7년간의 연재중에 독자들의 항의를 많이 받아서 의식적으로 배제한 것은 아닐까 생각도해본다.
반면에 [해피]에서는 주인공인 미유키의 속옷이 노출되는 장면을 시작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으며, 테니스 만화라는 이유로 그 문제점을 피해가고 싶어하는 듯 보였다.
[야와라]가 후반부로 가면서 스포츠만화의 본질에 집중적으로 충실한 것과 달리 [해피]에서는 독자제위의 성적 상상력을 부추기는 대화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나중에 미유키의 코치가 되는 썬더가 미유키가 잠든사이 몸을 맛사지하는데 미유키는 속옷까지 다 벗기고 맛사지를 하는걸 알면서도 피곤함이라는 이유로 그저 잠시 화를 내고 말뿐이다.
스포츠 만화를 핑계로 예쁘고 귀여운 여성 주인공을 내세워 남성들의 성적욕망을 충실히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는 이 두 작품에서 물론 감동도 있고, 후반부의 대결장면등에서는 눈물 콧물 나올만큼의 찡한 그 무엇도 분명 있다.
그렇기에 많은 분들이 [해피]같은 작품을 우라사와 나오키의 최고작품으로 추천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렇지만 작품안에 배치된 이런 불편한 -작가의 의도든 아니든- 욕망의 대변적 삽화들은 우라사와 나오키라는 유명작가의 이름에 실망이라는 주홍글씨를 남기게 만든다.
분명히 난 이 두 작품을 보면서 혼자 감동하여 눈물도 흘리고 감탄도 여러차례 했것만 마지막 기억은 의식의 언저리에 남아있는 이 불편함뿐이라는 것이 못내 아쉽다.


Text - Minerva's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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