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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신지훈 - [별과 추억과 시]

빨간부엉이 2022. 6. 26. 10:53

신지훈 - [별과 추억과 시] / 2022 / 자체제작

List

1. 스물하나 열다섯
2. 구름타고 멀리 날아
3. 봄비
4. 옛고향
5. 심해
6. 남은 이에게
7. 밤의 창가에서
8. lonely heart
9. 뭇별
10. 추억은 한 편의 산문집 되어


드라마에서 ‘추앙’ 을 얘기하고, 아이돌 음악에서 ‘광야’를 얘기하고, 인디뮤지션의 목소리에서 ‘나태함’을 듣는 세상.
표현은 좀 더 다채로워지고 비일상적이 되어가며 문학이 갖는 인간 내면의 희원에 대해 얘기하는 세상. 시적인 언어가 퇴보했던 20여년의 시간을 지나 지금은 풍요로운 표현의 시대를 살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시절을 지나쳐오고 그런 시대를 맞이한 지금에, 어디 선가 툭 하고 떨어진 것만 같은 뮤지션 신지훈의 음악은 한 번 듣고 휘발시켜 버릴 수 없는 선택의 독특함과 다양성, 그리고 시적 언어의 풍만함을 지니고 있다. 
아이돌 선발 프로그램에서 보여주었던 그녀의 순수했던 느낌은, 육성 프로그램의 수순을 밟지 않고 혼자만의 독특함으로 성장했다. 스스로 노래를 만들고, 커버 음악을 소개하며 성장 시켜온 내면의 결실이 신지훈의 1집 앨범 <별과 추억과 시>에서 고스란히 묻어난다. 
싱글이나  EP 등을 통해서 소개되었던 ‘시가 될 이야기’, ‘목련 꽃 필무렵’ 같은 곡들의 순결함과 복고적인 감성들이 있고,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를 통해 알려진 ‘가득 빈 마음에’ 의 충만한 감성의 언어들은 정규 앨범의 자양분이 되었다. 
특히나 ‘가득 빈 마음에’의 노랫말은 내겐 2022년의 가장 큰 숙제처럼 여겨진다. 엄마에게 묻는 이야기인가?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들인가? 하는 생각, 공허함, 헛된 꿈, 나태함으로 시작 되는 이 이야기의 모든 것들은 순서 없이 뒤섞여 이 곡을 들은 이후 내내 내 머릿속을 점령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어휘의 선택이 주는 낯설음과 그 신선함의 경계에서 나는 어떤 답을 내어 놓아야 하는가, 또는 어떤 질문을 나 자신에게 던져야 하는가 하는 알 수 없는 헝클어진 마음의 시간들을... 그녀의 노래 한곡은 긴 시간 나에게 물음표에 가깝다. 

정규 앨범으로 진입하면서 그런 그녀의 음악 만들기의 동력과 영역은 좀 더 가열차게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비록 물질적인 음반이 세상에 나오지 못한 음원뿐인 정규 앨범이지만 언젠가 손에 쥐어질 결과물로써 누군가의 의식안에 작용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 시대의 명반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말하고 싶어진다. 레트로한 영역으로 타임워프한 느낌의 ‘스물하나 열다섯’에서 보여주는 끊임없는 과거 회귀와 현재에 대한 고찰의 시간들은 그녀가 천착했던 음악 이야기의 완성형적인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때론 정상적인 박자의 흐름에서 비껴선 듯한 묘한 어긋남의 영역이 주는 쾌감이 있다. 문학의 영역을 음악으로 고스란히 끌어오는 능력이 있고, 사람 마음의 아픔을 보듬어 주는 노골적이지 않은 거리 두기의 따스함이 있다. 그러함 속에서 또 사람 마음에 감정의 파고를 일으키는 정서적 만행도 서슴치 않는 노련함도 포진시킨다. 그 무엇도 선택은 의도가 아니었겠지만 받아들이는 청자에겐 그런 모든 복합적 감정들이 섞이고 섞여 잔잔한 폭퐁우처럼 작용한다. 한 방울 눈물 흘림이 주는 감정의 선뜩함으로 자리 매김한다. 그 울컥함의 마음 울림을 어쩌지 못하는 오열로도 작용한다.

시대가 잃어버린 감수성이 그녀의 음악에 고스란히 존재한다. 가사가 주는 스토리텔링의 힘이 무엇인지 여실히 느낄 수 있으며, 화려하지 않은 기교로도 얼마든지 감탄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영상미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뮤직비디오의 힘을 모두 가지고 있다. 
먼 시간 전에 발견한 새로운 느낌의 소녀는 올곧게 성장하여 2022년의 우리에게 바삐 살아가느라 놓쳐 버린 예전을 돌아보게 하며, 꿈을 놓지 않기를 두 손 부여잡고 속삭인다. 그 속삭임의 파형안에서 딱딱한 외피로 둘러싸인 내 여린 감정의 속살이 조금은 바람을 맞고 햇빛을 수혈한다. 그렇게 목소리는 내게 치유로 작용한다. 
당신에게는 어떠할까? 내심 나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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