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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보스턴 사람들」

빨간부엉이 2025. 8. 25. 14:33

 

「보스턴 사람들」

지은이 : 헨리 제임스
옮긴이 : 김윤하
펴낸곳 : 은행나무
분량 : 727쪽
2024년 2월29일 1판 1쇄 발행본 읽음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다보니... 얼마전에 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아마 책을 굉장히 오랫동안 읽은 걸 감안해보면 작년에 알라딘에서 펀딩할 때 참여해서 장만해 두었을 것 같다.

읽어야 할 책이 쌓여가는 중에, 그래도 비교적 근간에 장만한 책들을 먼저 읽는게 덜 억울(?)할 듯 하여 이 책을 손에 잡긴 했는데 페이지수도 만만치 않은데다가 진도를 빼는 것도 수월치 않아서 정말 힘들게 힘들게 읽어냈다. 「레 미제라블」만큼 긴 시간을 들여서 읽은건 아니지만 「보스턴 사람들」도 완독하는데 정말 오래 걸렸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재밌는 책들을 봐야하는데..ㅠ 「보스턴 사람들」이 재미없다는 건 아니지만 어쩐지 초기 3분의 1을 넘어가면서부터 통 진도가 안 빠져서 애먹음.

책의 시기는 미국 남북전쟁이 끝난지 얼마 안된 시점이며, 전형적인 미 남부의 몰락한 귀족 남자가 뉴욕과 보스턴을 오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실 이렇게 표현하면 안될 것 같고.. 여성 해방 운동이 불붙은 시점의 미국 사회에서 여성 해방 운동에 모든 것을 걸다시피 한 (처음에 언급한 남자의 먼 친척 여성) 한 명의 여성이 등장하고 그 여성이 발굴해 낸 놀라운 연설 능력으로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또는 가졌다고 믿어지는) 여성이 등장하는데 소설의 가장 큰 흐름은 이 세 명의 남녀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고 설명하는 게 객관적으로 이 책 「보스턴 사람들」을 얘기하기 적당한 묘사가 될 것 같다.

세 명의 주인공을 둘러싸고 노예 소유를 주장했던 남부의 남자와 여성 해방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믿는 그의  북부 친척과, 연설 능력으로 이 여성의 신념에 대한 도구로 선택되어진 여자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은 상당히 단순하지만 서술과 묘사는 상당히 장황하고 디테일하다. 헨리 제임스가 소설을 쓰던 그 시대의 소설적 특성이 그러했을지 모르겠다. 아무튼 길고 긴 이야기와 대화가 넘실대는 소설 속에서 남부의 남자와 도구이자 칼로서의 여자, 그 두 젊은 남녀가 만나서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의 불꽃이 일고 여성 해방 운동에 사활을 건 여자는 그 불꽃을 꺼뜨려야하는 전쟁 같은 감정의 결투가 벌어진다. 독자에게 있어서 이 세 명의 세상은 어쩌면 별 것 없는 남녀간의 충돌로 보일 수 있지만 소설 속에서의 감정들은 혼돈과 새로운 세계의 창조 만큼이나 거세게 일렁인다. 그 넘쳐나는 파도의 끝에서 고전적 감정인 사랑이 득세할 것인가, 새로운 세상의 물결인 페미니즘과 동성애의 시선이 남을 것인가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다 읽고 난 뒤의 세 명의 인물들이 마주할 미래에 대해서는 꽤나 씁쓸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미래란 알 수 없기에 그러할 것이고 선택이란 언제나 후회가 남는 것이기에 그러할 것이다. 

뜬금 없지만, 오늘 우리의 선택들에 후회가 없도록 최선의 심사숙고가 당신과 나에게 늘 함께 하기를 기원해본다. 이 책 「보스턴 사람들」은 초반에는 의외로 신선하고 상당히 재밌다. 무엇이 그 뒤의 나를 지치고 힘들게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시 읽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지...

책의 문장 하나를 폰에 메모로 남겨두었는데..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어서) 책의 후미에 비평글이었는지 역자 후기였는지에 이 글이 인용되어있어서 반가웠다. 마지막으로 그 글을 인용해 본다.


"진보의 흔적이 바로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진보가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그 점을 저는 꼭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훨씬 앞으로 더 나아가야 비로소 자신이 무엇을 해냈는지 알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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