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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아지트 인 서울]

빨간부엉이 2009. 8. 3. 20:23



















[Agit in Seoul]

글 : 이근희, 전영미, 민은실, 박정선
사진 : 백경호
출판사 : 랜덤하우스코리아
페이지 : 약 480
출간 : 2009년 7월 1일 초판 1쇄
사이즈 : 210*150mm

길 위에는 무엇들이 있을까?
생각을 스쳐가는 바람, 기억을 휘감는 계절과 여운..
사람들의 마음안에 자리잡은 길의 추억은 저마다 가진 삶의 인장印章이 되어 비루하지만 버텨내야 하는 시간의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 하나의 지역이라고 말하기 어려워진 도시, 서울의 길에 대한 예쁘장한 보고서 한권이 출간되어 있다.
못 가진 자에게는 귀중한 것이나 가진 자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것처럼 내 주변의 가볼만한 곳들은 가치없게 느껴지기 쉬울터..
그렇기에 서울토박이라고 할지라도 서울의 길, 그 구석구석을 탐험하고 돌아다녀 보지는 못했을 듯 하다. 하물며 지방민은 오죽할까..
[아지트 인 서울] 이라는 제목의 책은 누군가의 아지트를 위한 길 위의 탐험에 대한 백과사전식 보고서에 다름아니다.
방송에서 이름 한번씩은 들어봤음직한 명칭부터 조금 생경한 길의 이름까지. 이 책은 서울의 가볼만한 길들을 문화와 예술과 소비의 이름으로 조명한다. 그리고 과거의 역사와 미래의 가치로서 길을 바라보기를 희망해마지 않는다.
분홍색 자켓이 눈에 확 들어오는 만큼 내용또한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얼핏 도시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는 무크지나 얄팍한 상술의 팬시북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꼼꼼하게 기록된 사진들과, 지면을 여백으로 채우고 그 위에 감성적인 글들을 꼬박꼬박 담아놓은 정성이 때론 유치하기도 하지만 일견 곰살맞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책에 담겨있는 문화탐방을 위한 안내나 아기자기하고 예쁜 카페며 인테리어 샵들에 대한 정보들은 도시빈민층의 눈으로 보기에는 지나치다 못해 과하도록 사치스러운 부분으로 비칠 수도 있을 듯 하다. 책 내용의 타겟이 아무래도 소비문화에 길들여져 있는 20대를 겨냥한 듯 하여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눈 높이를 좀 더 낮춘 길 탐방의 내용들이 담겨져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는다.

도시는 빠르게 변화한다. 서울이라는 도시는 그 변화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거나 변질되거나 진보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1년의 준비끝에 나왔다는 이 책의 내용이 담고있는 길의 유통기한은 어쩌면 일년, 또는 이년이면 끝나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뉴욕의 소호가 그렇게 되었다고 하듯이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길들은 대부분 문화 창출의 예술가들로부터 시작했고 또 상업화가 되면서 본질은 와해되고 상업지구로 변질되어 갈 것이다.
그렇기에 좀 더 발빠르고 부지런히 내일이면 사라져갈지도 모를 길 위의 '기억스케치'는 시작되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지트 인 서울]은 낯선 도시에 떨어진 변두리의 이방인으로부터 서울에 태어나고 자란 붙박이 인생까지를 길 위로 나서라고 종용한다.
선택이야 항상 마음의 몫이리라.
어쩌면 이번 주말부터 책에 소개된 유명하거나 낯선 길 위의 탐방이 시작될지도 모르겠다.
길과 상관없이 그저 책으로 읽기에도 재밌고 예쁜책이다.
연인과 데이트 코스를 물색하는 사람들에게도 맞춤이며 주말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른채 흘려보내는 이들에게도 읽어보길 권하고 싶어진다.


===소개된 길들
정동- 정동길, 청담동- 압구정로, 서래마을- 서래로/몽마르뜨길, 경복궁옆 - 효자로, 이태원1동-이태원2길, 신사동-가로수길, 홍대앞- 다복길/미래길/송정래길, 이태원2동- 회나무길, 삼청동- 화개길/삼청동길, 신사동- 멋샘길, 서교동- 솔내길, 상수동-독막길, 대학로- 동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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