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huckleberryFinn 4 - [환상...나의 환멸]
2007 / SHALAEL


스트레이트한 느낌으로 그들이 돌아왔다.
과거 클래식의 현악적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와 록과의 융합을 통해 유명해졌던 허클베리핀은 변화한 것처럼 보인다.
'변화한 것처럼 보인다' 라고 하는 것은 일견 말장난 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의미심장한 것일수도 있다.
두 개의 전작들로부터 음반 전체를 조율하는 리더 이기용은 말랑말랑한 요소들을 모두 들어내 버렸다.
그리고 1집의 폭발할 듯한 에너지와 2,3 집의 서정성을 한장의 앨범에 녹여내고자 하는 시도를 한 듯 하다. 그렇지만 현악 세션을 들어냈음에도 불구하고, 사운드가 직선적인 강렬함으로 넘쳐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허클베리핀의 네 번째 음반에서 느껴지는 것은 고풍스런 서정성이다.
이것은 비단 만돌린을 채용한 역작으로 불려도 좋을 '낯선 두 형제' 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트렘펫을 가미한 '푸른 수평선' 의 이미지 때문만도 아니다.
아마도 팀의 색을 결정하는 리더나 작곡자의 심상 언저리에 녹아있는 마음의 그림들이 배어나오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
그렇기에 이 앨범은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변화하고자 하나 변화를 완벽하게 한 것도 아니며, 직선적 느낌의 록으로 회귀하고자 했으나 여전히 그들의 소리는 회귀 이전의 길 위에서 방황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나의 그룹이 세 장 정도의 비슷한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그 앨범의 완성도를 떠나서 청자는 질리는 느낌을 갖게 마련이고, 이 부분을 간과하지 않았음에도 2,3 집의 여운을 완벽히 걷어내지 못함으로 인해 허클베리핀의 네 번째 음반은 뛰어난 완성도와 어울려 정체성의 아슬아슬한 느낌을 갖게 만든다.
전체적으로 반복되는 짧은 리프의 향연과 리듬 파트의 탁월한 연주력이 돋보이고, 위에서 언급한 보이지 않으려 했으나 보여버리는 이들 앨범의 서정성 (기본 악기로 전작들의 느낌을 끌어낼 수 있었다면 이것을 위대함으로 봐줘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은 어쨌든간에 잘 만들어졌다 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보컬 이소영양의 여전히 무심한듯하며, 냉소적인 보이스는 그렇게 노래 실력이 뛰어나다고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그녀의 분위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좋아하는 밴드이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기에... 그들의 다음 앨범이 지금보다 한단계 뛰어넘은 훌륭함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창작자의 입장에서 물론 그러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마는 그 부담감을 떨쳐버린다면 다음 앨범에서도 이들의 음악은 여전히 마음안에서 지지하지 않을 수 없는 밴드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할 듯 하다.


List

1. 밤이 걸어간다
2. 내달리는 사람들
3. 그들이 온다
4. 죽은 자의 밤
5. 낯선 두 형제
6. 푸른 수평선
7. 알바트로스
8. 휘파람
9. 오나비야
10. 60's
11. 환상환멸

@한곡듣기는 분위기 파악용이니 음반구입하여 전체 감상 부탁드립니다.

'Music'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선희 14 - [사랑아...]  (2) 2009.03.06
RO RO - [Meet At The Water]  (0) 2009.03.05
ALZO - [Looking For You & Takin` So Long]  (0) 2009.03.02
deb 1 - [parallel moons]  (2) 2009.02.28
NICO 1 - [A Boy Behind The Curtain]  (0) 2009.02.27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