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Music

이상은 13 - [The 3rd Place]

빨간부엉이 2009. 2. 26. 19:50

이상은 13번째 앨범 The 3rd Place

2007 / 55am music

그녀의 음악인생 최고의 소리로 평가될 5~7집의 사운드 이후로 확실히 이상은의 음악은 많은 변화를 거쳤다.
'담다디' 를 부르던 탬버린 소녀의 1집으로부터 가장 최근의 13집까지의 다양한 소리여정은 그녀를 아이돌에서 뮤지션에서 아트스트의 이름으로 변화시켜왔다.
형편상 11, 12집 두 장의 음반을 들어보진 못했지만 점층적으로 변화하던 전성기 이후의 이상은표 음악은 이제 월드뮤직이라는 꼬리표를 붙여줘야 할 만큼 변화해버렸다.
전성기를 추억하는 사람들이라면 변질이라고 부를 것이며, 그 이후의 시기만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그저 듣기 편한 음악으로 기억할지도 모른다. 또는 '담다디' 이후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존재 자체를 모를 것이다.

13번째 앨범 <The 3rd Place> 는 비현실적인 공간을 노래한다. 그 공간이란 사람들의 심상에 맺혀있는 이상적인 무언가.. 그 부여잡을 수 없는 실체를 지상으로, 마음으로 끌어안기 위한 독백에 다름아니다. 오키나와에서의 생활속에 내려앉은 이미지들을 켜켜히 쌓아서 만들어낸 이 한장의 여행기는 내가 어디에 있어야하는지를 다양한 사운드 스펙트럼 위에서 묻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오랜 동반자 하지무 다케다의 세션속에 펼쳐지는 소리들은 어쿠스틱과 이상향의 어떠함을 표방하고 있지만 대부분 지나치게 화려해서 귀를, 마음을 얼얼하게 만든다. 일견 싫지는 않지만 상념들이 소리속에 묻혀 사라지는 듯 하여 그다지 유쾌한 기분으로 들리지는 않는다.

뭐랄까.. 이상은의 음악이 지금 이곳이 아닌 저 어떤 곳을 항상 노래함이 편치 않아서 그녀의 음악을 듣기 편치 않다는 어떤이의 글을 본 기억이 난다. 슬며시 웃음도 나긴 했지만 오래도록 곱씹어볼 만한 생각이 아니었던가 싶다.
그렇지만 여전히 음악은 귀보다는 마음을 위한 그 어떤것이라고 믿기에 모든 음악이 일상과 지금과 이곳만을 노래한다면 그 또한 삭막하리라는 생각을해본다.
이상은표의 그 어떤 소리들이 그 어떤 가사들이 당장 현실에 기반하지 않는다고 해서 노여워하거나 슬퍼한다는 것은 생각의 오류가 아닐까라고 반문해본다.
적어도 한 사람은 저 어떤 곳을 노래해야만하고 그 어떤 한 사람이 이상은이기에 나는 그 사실만으로도 만족한다.
다음의 여행과 다음의 여행 사이에서 또 나올 어떤 결과물이 지금 이 앨범의 동어반복이라고 할지라도 나는 이상은표 음악을 지지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나 역시 지금 이곳 보다는 저.. 어떤 곳을 얘기하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삶이 유한한 여행이 아니면 어떠랴..제목을 인용하는 놀이 같지만 삶이 여행이든 아니든 나는 또 나일 뿐이고 음악은 또 음악일 뿐이다.
진실은 때론 진부하지만 명쾌하기도 한 것이리라.


List

1. Nocturne
2. 에코 송
3. 삶은 여행
4. 바다여
5. Say yes
6. 제 3의 공간
7. 다이아몬드
8. 좁은 문
9. 나는 나인 나
10. I don't care
11. 태양의 영혼
12. 야상곡


Text - Minerva's Owl

'Music' 카테고리의 다른 글

deb 1 - [parallel moons]  (2) 2009.02.28
NICO 1 - [A Boy Behind The Curtain]  (0) 2009.02.27
산울림 12 - [Adagio]  (3) 2009.01.23
Beautiful Comeback - [Sound of Hope]  (3) 2008.04.14
오지은 - [지은]  (4) 2008.01.04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