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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자만에 가득차고 보지 않고서도 본 듯이 말하는 가식적이고 위선에 가득찬 현행법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얼마전 <사랑의 묵시록>이란 영화가 만들어 진적이 있었다. 당시 잠깐 인상 찌푸리고 지나쳐 버렸던 것을 이제 다시금 들쳐보아야 할 사건이 생겼다. 故 다우치 여사 -우리 이름 윤학자- 의 기념비가 일본서 제막식이 지난달 31일 일본서 열렸다고 한다. 다우치 여사가 누구인가? 그녀는 먼저 일본인이다. 그 사실만으로도 쳐다보고자 하지 않을 사람도 많을 것이다. 허나 그녀의 행적은 가히 현실안에 멸종되어버린 듯이 여겨질 천사라 해도 좋을 것이다. 우리도 돌보지 못한 우리의 고아들을 일제 식민시대에 우리의 남자 -어감이 이상하지만- 와 결혼해서 돌본 부끄러운 말 '한국 고아의 어머니' 인 것이다. 지금에 살면서 내가 어찌 이런 분의 생에 대해서 알 수 있었을 것인가. 지금 그녀와 그녀의아들 윤기씨의 가슴앓이에 대한 영화가 김수용감독에 의해 95년도에 제작되어 일본내에서 순회 롱런 상영을 하고 있는데 우리의 현행법은 그 영화 <사랑의 묵시록> 을 국내 자본으로 제작되지않았다는 이유로 현행법에 저촉된다하여 상영불가 판정을 내렸다. 판정이라니? 이런 제기랄. 우린 우리의 고아와 미혼모에 의해 출생된 아이의 대부분을 외국에 수출하는 부끄러운 나라 '대한민국'에 살면서 그 시기 -식민시대에 우리나라 사람과 결혼하는게 어떤 일이겠는가-고아들의 어머니라 불려질 만큼의 행적에 대해서 부끄러워하고 반성하기 이전에 피해의식과 '쪽바리'에 대한 문화적 차단만이 살길인 양 제한하는 행보에서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지를 못하고 있다. 희소가치에 의한 미화라고? 우리 정신대 문제는 어떻게 하느냐고? 그렇게 묻는다면"바보야" 라고 말하고 싶다. 국가간의 문제는 국가간의문제고 민족의식의 문제는 민족의식의 문제인 것이다. 모든 것을 하나의 범주로 싸잡아 비판하고 삿대질 하는 사람들의 인식과 현행법이란 것은 다이제스트판본에 의해 세상을 판단하고, 의식을 판단하고, 살아가는 터전을 쓰레기통으로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단지 한편의 영화가 극장에 걸림을 차단당했슴이 문제인 것은 아닌 것이다. 과거에도 그러하였고 앞으로도 그러할 '잘못됨' 으로부터 조금이나마 비켜나감의 행보를 내딛고자 하는 것이다.

여우도죽을 때는 자기 동굴을 향하여 머리를 두고 죽는다고 하던가 (수고초심) . 그녀의 마지막 생에 '장아찌' 가 먹고 싶다고 했단다. 눈물이 핑 돌았다. 생을 두고 지내온 그녀에게도 고향이라는 의미가 얼마나 큰 것이었던가 그리고그러함에도 이 땅에서 우리도 팽개친 고아들을 돌보며생을 마감한 그녀의 일생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 다시금 생각해 보게된다. 근 30년이 지난 지금 일본에서 세워진 영화 수익금에 의한 비석이 그녀의 운구가 있는 목포를 향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양국을 아우르는 나라라는, 국가라는 이념을 초월한 사랑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라 했지만 그 자신의 생을 전면 부인한 말이 되버렸다. 평생을 세상안에 잘못된 관행과 법에 대해서 그 그릇됨에 대해 사자후를 토하던 그의 삶을 죽음에 이르러 전면 부인한 말이 되버렸다. 지금 이 시간, 이 땅에 사는 사람의 하나로서 국가라는 존재의미에 대해서 진지하게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묻고 싶다. "악법도 법인가" 라고 말이다.

97.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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