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iss ikon taxona / novonar anastigmat 35mm f3.5 / kodak colorplus 200 / 5ed { 기억은 추억보다 잔인하다 } 누군가 널 위해 흘렸던 눈물을 기억하라 누군가를 위해 네가 흘렸던 눈물을 기억하라 창 하나에 공간 하나 그 안에 사람들이 간직한 눈물의 시간과 의미를 기억하라 기억해야 할 것 넘쳐나는 세상에 또 무엇을 기억하라고 강요하는걸까.. 그럼에도 기억해야 한다 기억할 수 없다면 끄집어낼 수 있는 색인이라도 만들어라 너를 잊을 수 없고, 나를 잊게 할 수 없다 가장 진실 됐던 시간과 때의 기억은 바랠지언정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억은 추억보다 잔인하다
zeiss ikon taxona / novonar anastigmat 35mm f3.5 / kodak colorplus 200 / 5ed {잠이, 꿈이, 나비의 날개를 단다면 } 꿈을 꾸었다는 건 잠이 들었었다는 것 살면서 꿈을 가지고 있다는 건 긴 잠 속에 있슴을 증명하는 것 호접몽의 세계가 어디 고전속에만 존재하랴 창문도 허락되지 않는 한 평 닭장 같은 공간에서 꿈을 꾸는 이들의 하루 하루가 비루하든 희망으로 가득하든 현실의 공간이 조각처럼 흩어져있다는현실은 변치 않는다 조각의 공간을 모아 날개를 빚는 그대들 높다란 고시원의 하늘에도 한 점 조각 구름은 흘러가고 그네들의 길고 긴 잠이 나비되어 훨훨 날아가길 바래본다
139q / planar 50.7 / kodak colorplus 200 / 5ed {마음의 눈을 취하지 못한 이에게 } 나는 나에게 주어진 자격이 무엇인지 모르는데 누가 나에게 너의 자격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의무가 무엇인지 모르는데 누가 나에게 너의 의무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신의 영역을 아는 이 그 누가 있을까마는 작금의 사람들은 서로가 신이라고 부르짖는다 자신의 콘크리트 성채가 성소라 외치며 돈키호테처럼 맹목적으로 질주한다 먼저 자신의 자격과 의무를 깨달은 이에게 신의 영역과 그가 둘러봐야할 세상이 어디까지인지 생각할 기회가 주어지리라 내면을 돌아볼 마음의 눈이 없는이여 제발 타인의 눈에 얹힌 들보에 대해 얘기하지 말기를 부디 당신의 눈에 먼저 생각을 얹기를
139q / planar 50.7 / kodak colorplus 200 / 5ed { 어디 핀들 꽃이 아니랴 } 지금을 제대로 살고 있는지 서 있어야 할 곳에 제대로 서 있는 건지 봐야할 것을 보고 생각해야할 것을 생각하며 사는지 늘 조바심내하는 당신 언제 피어도 피어야 할 꽃은 피어나고 어디에 피어도 피어야 할 꽃은 피어나더군요 조바심으로 이른 꽃을 피울 수 있게 한다면 당신은 신의영역에 선 사람일거예요 만인의 추앙을 받는 신이 되는 민망함을 원하는게 아니라면 어제의 걱정과 오늘의 조바심과 내일의 불안은 한 잔 술과 함께 내려놓는게 어떨까요 당신 옆의 내가 있고 당신의 눈빛을 믿는 친구들이 있잖아요 꽃은 어디 피어도 꽃의 이름으로 아름답듯 당신의 시간도 어디에 존재하든 당신을 둘러싼 세계에서만큼은 무..
139q / planar 50.7 / kodak colorplus 200 / 5ed {어느 잉여인간에 대하여 } 이 인간은 세상에 있어도 그만이고 없어도 그만인 뭐 그런 녀석 버스 창가에 앉는 걸 좋아하지만 프레임이 유리를 가로 질러 시선을 방해하는 자리에 앉는 걸 매우 싫어하는 녀석 담배 연기를 별스럽지 않게 생각하지만 길을 걷다 무방비 상태에서 호흡기로 들이 닥치는 담배 연기를 저주하는 녀석 풀떼기가 아닌 것 중 익히지 않은 날것의 먹거리를 싫어하면서도 먹는 자리에선 살기 위해 꾸역꾸역 먹는 바보같은 녀석 걷는 걸 좋아하지만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탈 때면 어떻게든 앉아가기위해 정면의 유리로 뒷자리까지 검색하는 얍삽한 녀석 책 읽는 걸 좋아하지만 책 사는데 지나치게 인색해서 도서관을 세상에서 가장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