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iss ikon taxona / novonar anastigmat 35mm f3.5 / kodak colorplus 200 / 5ed 내가 좋은 나라에서 사는 것보다 네가 좋은 나라에서 사는 것보다 너와 내가 좋은 나라에서 사는 것이 어울림으로 한 세상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져야할 궁극의 지표 당신과 내가 좋은 나라에서 햇빛 반짝이는 여름의 어느 날 손잡고 걸을 수 있다면 나는 진심으로 행복하겠네 행복의 나라는 장막을 걷지 않아도 좁은 문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눈 들어 바라보는 그 어떤 거리에서도 마주할 수 있는데...
139q / planar 50.7 / kodak colorplus 200 / 5ed { 사랑은 언제나 그 자리에 } 사랑이란건 언제나 거기 있다 마음이 가 닿았을 때 거기 있던 사랑은 내 것인듯 싶지만 마음의 끈이 닳고 닳아 사라진 어느날인가 사랑은 천리 만리 달아나 버린듯 여겨진다 그래도 사랑은 언제나 거기 있다 내 마음이 무엇을 향해 열려있고 무엇을 향해 닫혀 있는가 비천함과 우아함의 경계 위에 서서 마음이란 늘 그렇게 위태위태하다 사랑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139q / planar 50.7 / kodak colorplus 200 / 5ed { 우체통이 있는 풍경 1 }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비가 내려서 잠 못 드는 밤 당신에게 편지를 쓴다 비가 내려 멀리 어딘가에서 잠 못 들고 뒤척이는 그대가 마음으로 쓰는 편지에 대한 답장을 쓴다 갈 리 없고, 갈 수 없고, 가서도 안되는 생각의 조각들을 한 장의 종이 위에 담는다 그대는 나를 나는 그대를 사랑이라는 통속의 이름으로 대했던 날들을 추억하며 헤어짐이라는 고통의 이름으로 별리別離 했던 그 멈춰버린 순간을 회한하며 텅 빈 우체통 바닥에 툭하고 떨어지는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 세상은 빗소리로 덮여가는데
139q / planar 50.7 / kodak colorplus 200 / 5ed { Going Home } 삶이란 소소한 것일까, 거대한 것일까 하는 의문 켜켜이 쌓아가는 것일까, 조금씩 잃어가는 것일까 하는 질문 우리가 선택하는 단어가 문장이 되고 몇 줄의 문장들이 나열되어 글이 된다. 시작은 누구에게나 같으며 동일하게 열려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좋을까 인생은 수많은 선택의 나열이 빚어낸 각자 삶의 결정체라는 시시콜콜한 정의도 가슴 한켠에 무거운 납덩이처럼 내려 앉는 그런 밤 작디 작은 것들의 쉼 없는 나열속에 삶은 계속되고 인생은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되어간다 무언가를 위한 하루를 나열하고 나는 지금 집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