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 작가 : 모리미 도미히코 역자 : 권영주 출판사 : 비채 분량 : 408쪽 2008년 8월 1일 초판 1쇄 발행본 읽음 약 두평 남짓한 공간.. 일본 전통의 바닥재인 다다미로 치환되는 방의 크기 만큼이나 청춘들의 도시 유학기는 조그맣고 아기자기하다. 라고 말하면 좋겠지만 소설 속 이 다다미 넉장반 크기의 공간은 정체불명의 신조어들이 난무하는 '무뇽무뇽' 하고 '누라리횽' 같은 공간이다. 저 말이 무슨 소리인지는 나도 모르고, 역자도 모르고, 작가도 아마 모를 것이다 라고 생각된다. 각설하고 우연히 선택한 독서지만 초장부터 지나치게 사람을 몰입시키는 아주 불순한 책이다. 바꿔 말하자면 지나치게 재밌다는 말이 될 수도 있다. '의고체' 라는 독특한 문장과 대사의 전개도 일품이지만 ..
「화장실에 관하여」작가 : 예자오옌역자 : 조성웅출판사 : 웅진 지식하우스분량 : 346쪽2008년 4월 30일 초판 1쇄 발행본 읽음장강의 앞물결이 뒷물결을 치고.. 뒷물결이 앞물결을 치고던가? ^^; 뜬금없지만 책 본 소감을 적으려다보니 갑자기 이 문구가 생각이 났다.왜 적었냐고 물어본다면.. 나도 모른다.. 암튼 중국의 문학은 아무래도 고리짝속에서 꺼내어 진듯, 오래전부터 주입되어온 고전들에 한해서 읽어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5세대 이후의 감독들에 의해서 중국의 문화예술은 세계의 주목을 받아왔지만 활자화된 원본 텍스트들은 아직 국내에 더디게 유입되지 않았나 싶어진다. 보던 막부말기의 역사소설이 중간에 파손되어 없어졌다는 도서관측의 통보를 받고서 (예전에 어차피 한번 읽었던 것이라 과감..
「모던 팥쥐전」작가 : 조선희출판사 : 노블마인분량 :339쪽2010년 6월 10일 초판 1쇄 발행본 읽음sbs방송국 앞에 있는 교보문고에 잠시 시간이 나서 들렀다가, 눈에 확 들어오는 책이 한 권 있어서 도서관에 간 길에 대출받아서 읽어보게 됐다. 몇 년 전에 읽었던 일본 막부말기의 역사소설을 다시 읽는중이지만 도서관에서 중간에 한권이 비어 있어서 읽기가 멈춘 상태다.우리에게 익숙한 고전 이야기들의 현재 진행형이랄까, 확장판이랄까.. 묘한 느낌의 책이었다. 「모던 팥쥐전」은 단편들로 이루어진 책의 제목이지만 소제목으로 쓰이진 않는다. 하지만 모던이라는 작명과 '전' 이라는 두 개의 낯선 시대가 만나서 빚어내는 언어적 감정의 파편은 이 책이 도달하고자 하는 영역이 어디에 있는 것인가 명징하게 보여주는 것..
「윤미네 집」 2010년 3월 1일 / 1판 3쇄본 출판 : PHOTONET 208쪽 분량 세상 모든 매니아들의 숙명은 그들이 숭배하는 수집의 대상이 손쉽게 돈을 지불하고 살 수 있는 시점을 벗어나면서부터 '사랑' 이 시작된다는 것이 아닐까라고 나는 가끔 생각한다. 나역시 얄팍하게 주워 듣고, 주워 모은 지식과 앎을 바탕으로 정상적 거래 방식을 벗어난 시점의 어떠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가져오기도 했고, 떠나보내기도 했으리라. 아쉬운 점은 언제나 그렇듯 그 대상이 내 손에 들어온 시점보다는 그 이전의 시간들에서 더욱 애타하는 마음과 즐거운 마음이 더욱 컸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히치콕 식으로 말하자면 매니아들이 목메고 찾아 헤매는 모든 것들은 그들 인생에 있어서 결국 '맥거핀' 에 불과할지도 모른..
「개는 어떻게 웃는가」 작가 : 김병용 출판사 : 작가 발행일 : 2009년 5월 12일 초판 1쇄 발행 분량 : 255쪽 녹색의 잎이 무성한 나무에서 녹색의 과실을 찾기 힘들고, 음악 안에서 소리를 찾기 힘든 만큼이나 책 안에서 글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특히나 긴 호흡으로 읽어야하고 전체적인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잘 잡고 있지 않으면 길을 잃기 쉬운 작품들에서 의도하는 글을 찾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감각적이고 가벼운 느낌의 책들만 읽어오다가 오랜만에 좋은 작품을 읽은 듯 하다. 의도를 발견하기 어려운 작품을 읽는 것은 확실히 어려운 일이지만 읽고 난 뒤의 성취감은 큰 편이다. 비록 작가의 의도함을 발견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말이다.김병용 작가의 단편을 네 편 모아둔 모음집 「개는 어떻게 웃는..
작가 : 최옥정 출판사 : 문학의 문학 초판발행 : 2009년 1월 20일쪽수: 335 사람이 사람을 만나서 사랑을 하는 일은 당사자들에겐 특별한 일이지만 인류의 흐름상 그건 그저 보편적인 일일뿐이다. 그 보편적인 무엇의 내면을 파헤치는 일은 작가에겐 고통의 작업이고 독자에겐 의식에 동화됨을 가져오지 못하면 고역스런 읽기의 힘겨움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안녕, 추파춥스 키드] 에서 작가는 집요하리만치 작중 화자이자 주인공의 내면과 심리상태를 세세하게 서술한다. 취업에 난항을 겪는 26세의 여주인공이 어느날 길에서 만난 미국 국적의 한국 청년을 만나면서 그 사랑의 서글픔에 가슴 시리도록 빠져든다. 젊음의 시간과 젊음의 생각을 묘사하는 일은 요즘의 작품들 경향에서 뭔가 쿨하게 보이도록 서술하지 않으면 안..
[너는 모른다]작가 : 정이현 출판사 : 문학동네 초판발행 : 2009-12-08 제원 : 496쪽 / 210*145mm / 반양장본주문하고 와야할 날을 이틀 더 지나서 책을 받아든 12월 31일 오후.. 며칠을 두고 아껴 읽으려던 계획은 무참하게도 책을 펴서 읽기 시작하자마자 끝장을 덮을 때까지 쉴 수 없게 만들었다. 강인한 흡입력으로 독자를 압도하는 정이현 작가의 신작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두가지였다. 하나는 이게 정말 [달콤한 나의 도시]로 도시를 살아가는 젊은 여성의 심리를 세밀하고 깊이있게 묘사하던 그 작가의 신작이 맞는가? 또 하나는 '사회파 추리소설 작가' 라는 꼬리표를 달고있는 미야베 미유키의 미스터리 소설을 읽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착각.. 미묘하게도 이 작품은 미스터리와 스릴러의 틀을..
[Agit in Seoul]글 : 이근희, 전영미, 민은실, 박정선 사진 : 백경호 출판사 : 랜덤하우스코리아 페이지 : 약 480 출간 : 2009년 7월 1일 초판 1쇄 사이즈 : 210*150mm 길 위에는 무엇들이 있을까? 생각을 스쳐가는 바람, 기억을 휘감는 계절과 여운.. 사람들의 마음안에 자리잡은 길의 추억은 저마다 가진 삶의 인장印章이 되어 비루하지만 버텨내야 하는 시간의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 하나의 지역이라고 말하기 어려워진 도시, 서울의 길에 대한 예쁘장한 보고서 한권이 출간되어 있다. 못 가진 자에게는 귀중한 것이나 가진 자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것처럼 내 주변의 가볼만한 곳들은 가치없게 느껴지기 쉬울터.. 그렇기에 서울토박이라고 할지라도 서울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