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양만두를 먹는 가족」 지은이 : 이재찬 펴낸곳 : 자음과모음 분량 : 323쪽 2020년 4월 7일 초판1쇄본 읽음 도서관에 두 권의 책을 구입신청해서 읽었는데.. 이번에는 촉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영양만두 먹는 가족」은 많이 아쉬웠다. 컨테이너 화재로 죽은, 누군가에는 형이고 오빠고 아들인 한 남자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너무 이야기도 서술도 밋밋한 느낌이 강하지 않았던가 싶다. 이 사건의 조사를 의뢰 받은 소설속 인물의 추적을 따라가면서 그의 지리멸렬한 삶에 대해서도 곁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글의 포인트나 임팩트가 없었다고 느껴지게 된 건 아무래도 서늘하고 간결하며 조금은 냉소적인 문장의 결에 있지 않은가 생각해 본다. 어쨌거나 읽는 내내 큰 임팩트 없이 소설이 마무..

「네 번의 노크」 지은이 : 케이시 펴낸곳 : 인플루엔셜 분량: 285쪽 2021년 10월 28일 초판 1쇄본 읽음 도서관에 들렀다가 우연히 골라든 책인데.. 어느 영화 (드라마던가) 제작자가 책을 읽고서 바로 판권을 계약했다는 책 뒷부분의 추천글에서 호기심이 생겨서 읽어보게 됐는데. 절반 이상은 소설의 형태는 아니고 경찰서에서 진술한 내용을 독자에게 복기하게끔 한 후에 책의 나머지 조금을 할애하여 소설적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인생의 패배자들쯤 되는 군상들이 모여사는 주거단지에서 여성들 6명이 살고 있는 3층의 계단에서 한 남성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고 3층의 모든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경찰 수사 기록을 읽고난 후에 그 나머지 얘기를 독자에게 할애하는 셈이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 시점에서 얘기가 전개되는..

「신촌 우드스탁과 홍대 곱창전골」 지은이 : 고종석 펴낸곳 : 호밀밭 분량 : 457쪽 2020년 8월 28일 초판 1쇄본 읽음 살면서 그 흔한 록밴드 공연하는 클럽에도 가보지 못한 채 음악을 듣고 살아온 내게는 홍대라던지 신촌이라던지의 젊음의 문화와 그 시대를 통과해온 이들의 기억과 추억이 부러울 따름이다. 이 책은 고종석이라는 음악평론가가 신촌에 있다는 LP바 ‘우드스탁’과 홍대에 있다는 ‘곱창전골’의 두 대표를 만나서 나눈 대담을 싣고 있고, 그들이 추천해준 음반들에 대한 얘기와 고종석 평론가의 글이 곁들여지는 구조로 되어있다. 대담은 읽을만했고, 그때는 그랬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주로 록을 트는 ‘우드스탁’ 편에서는 유명한 록 음반들이 소개되고, 가요만을 튼다는 ‘곱창전골’에서는 우리 기억..

「하자키 목련 빌라의 살인」, 「진달래 고서점의 사체」, 「고양이섬 민박집의 대소동」 지은이 : 와카타케 나나미 옮긴이 : 서혜영 펴낸곳 : 작가정신 분량 : 467쪽, 462쪽, 431쪽 2022년 2월 22일 개정판 1쇄본 읽음 첵 제목도 유쾌한 느낌이 있고 (살인 사건들인데?) 표지들도 예쁜 컬러감으로 나와서 관심이 갔기에 신청 도서로 받아서 읽어 봄. 이른바 코지 미스터리라고 하는 장르의 소설이라고 하는데 코지 미스터리가 뭔가 계속 궁금했는데, 역자의 후기글에서 알 수가 있었다. 코지 미스터리는 ‘작은 동네를 무대로 하여 누가 범인인지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폭력 행위가 비교적 적고 뒷맛이 좋은 미스터리’ 라고 정의하고 있다. 위 세 작품은 하자키 시리즈라고도 불리우는 작품인데, 가상의 일본 해안..

「넷이 있었다」 지은이 : 이시우 펴낸곳 : 황금가지 분량 : 377쪽 2022년 2월 17일 1판 1쇄 본 읽음 '괴기 소설집' 이라는 것에 끌려서 도서관에 신청해서 읽어보게 된 작품. 이시우 작가의 작품은 제목은 들어본 작품이 있는데, 읽어보게 된 것은 처음이었다. 류의 이야기들이 그렇듯 비현실적이고 허무맹랑하고 있을 것 같지 않은 것들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글이 채워져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것보다는 좀 더 모호함이 가득하기도 하고 현실에 뿌리내린 작품들도 있고 그러했던 것 같다. 아마도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기승전결을 추구할 수 있는 맥락이 있는 작품의 경우는 재밌고 잘 쓰여졌다 싶다가도, 실체가 없는 의식의 흐름 같은 글들을 보노라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 수 없는 난해함도 곁들여 있고 그..

「커피일가」 취재, 지은이 : 가바야마 사토루 옮긴이 : 임윤정 펴낸곳 : 앨리스 분량 : 229쪽 2022년 1월 5일 초판 발행본 읽음 도서관에서 골라다 보는 책은 우연이 반이요, 필연이 반이라. 이 책도 그저 시야에 걸려서 꺼내서 살펴보니 3대째 운영되고 있는 교토의 유명 커피집인 로쿠요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길래 궁금해서 읽어보게 됐다. 일본이 패망 후 중국에서 지금의 포장마차 비슷한 형태로 1대 점주가 길에서 커피 장사를 시작했고, 거기서 아내를 만나고 일본에 돌아와 교토에서 커피집을 차리는 것으로 긴 역사의 서사가 시작된다. 그 후로 70여 년의 시간 동안 일본 커피 산업의 흐름이 이 일가의 흥망성쇠와 함께 읽히는 재미가 있다. 지금은 2~3대가 운영을 하고 있고 100년 역사를 향해 멈추지..

「마음에 없는 소리」 지은이 : 김지연 펴낸곳 : 문학동네 분량 : 316쪽 2022년 3월 23일 1판 2쇄본 읽음 단편 소설은 원래 취향이 아니다. 하나의 서사가 너무 짧고 함축적이서, 무엇이든 장황하게 풀어내고 모든것을 서술해주는 장편의 완결성을 좋아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나에 익숙해질까 싶은 즈음에 끝을 내버리고 다시 새로운 세상에 발을 디뎌야 한다는 것이 갖는 어려움이란게 분명 있기 마련이니까. 예전엔 분명 단편 소설은 책 제목에 무슨 무슨 소설집이라고 되어있고, 장편 소설은 소설이라고 명시되어 있었는데 이제 그 나눔의 경계가 없어졌나보다.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들어갔다가 혹시 읽을지 몰라서 한 권 골라든 소설이 와서 읽다보니 단편 소설집이었어서 실망하며 읽을까 말까 고민을 했는데, 왠걸..

⌜일기⌟ 지은이 : 황정은 펴낸곳 : 창비 분량 : 204쪽 2021년 11월 3일 초판 2쇄 발행본 읽음 다 읽지 못한 책을 반납하러 도서관에 갔다. 갈때마다 당분간은 책을 빌리지 말아야지 생각하고 간다. 그런데 대출을 하고 확인증 같은걸 출력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데 옆에 통을 하나 두고 대출 영수증 추첨 이벤트를 하고 있는게 눈에 띄었다. 요행을 기대하는 심리로다가 할 수 없이 책을 또 빌리게 됐다. 이번엔 좀 빨리 읽을 수 있는걸로 한 권만 빌려야지.. 싶어서 에세이 신간 코너에서 책을 살펴보다 보니 황정은 작가의 최근에 나온 첫 에세이집인 ⌜일기⌟ 가 눈에 들어온다. 근 10여년 이상 한국 문학계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를 꼽으라면 나는 주저함없이 황정은 작가를 꼽을 것이다. ⌜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