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 RO - 2009 / beatball하늘이 점점 흐려진다. 오늘 비나 눈 소식이 있다더니 준비라도 하듯 점점 까매져 오는 하늘.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음악을 듣는다. 음악을 좋아함에도 요즘처럼 많이 듣기가 참 힘들었는데 백수에게도 좋은 점은 있구나..(ㅡㅡ;;) 아.. 아니다. 마음의 여유가 그다지 없을 것임에도 음악을 다시금 많이 듣게 된 것은 좋은 헤드폰을 선물 받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헤드폰에서 이 음반은 어떤 소리를 내줄까? 하는 호기심에 몇 장 되지도 않는 시디들을 열심히 들어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쓸데 없는 얘기가 길어졌군... 오늘의 음반은 72년 영국에서 발표됐던 RO RO의 유일작으로 알려진 앨범이다. 포크 록 앨범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리가 없지만, 어쨌거나 ..
huckleberryFinn 4 - [환상...나의 환멸] 2007 / SHALAEL 스트레이트한 느낌으로 그들이 돌아왔다. 과거 클래식의 현악적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와 록과의 융합을 통해 유명해졌던 허클베리핀은 변화한 것처럼 보인다. '변화한 것처럼 보인다' 라고 하는 것은 일견 말장난 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의미심장한 것일수도 있다. 두 개의 전작들로부터 음반 전체를 조율하는 리더 이기용은 말랑말랑한 요소들을 모두 들어내 버렸다. 그리고 1집의 폭발할 듯한 에너지와 2,3 집의 서정성을 한장의 앨범에 녹여내고자 하는 시도를 한 듯 하다. 그렇지만 현악 세션을 들어냈음에도 불구하고, 사운드가 직선적인 강렬함으로 넘쳐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허클베리핀의 네 번째 음반에서 느껴지는 것은 고풍스런 서정성이다..
ALZO - [Looking For You & Takin' So Long]2005 / Beatball72년과 73년에 두 장의 앨범을 발표했던 팔세토 창법 (그게 뭔지 궁금하면 검색신공을..ㅎㅎ) 의 가수 Alzo Fronte의 앨범을 한 장의 CD에 담아 내놓은 비트볼 레코드의 리이슈 앨범. 21세기 들어서서 일본내의 인기에 힘입어 재평가된 뮤지션인가보다. 비트볼 레코드에서 내놓은 앨범들이 좀 비주류가 많고, 비대중적인 면이 없잖아 있긴하다. 개인적으로 국내 3대 리이슈 메이커 (비트볼, 리버맨, 미디어아르떼) 중에서 비트볼 레코드의 음반들은 솔직히 나의 음악듣기 취향과는 좀 거리가 있는 편이다. 과거에도 몇차례 음반구매에서 씁쓸한 경험을 한 바 있지만 일본내에서의 인기에 힘입은 재발매 음반들이 한국 ..
deb 1 - 2008 / cavare sound 마음이 우울하고, 알 수 없는 분노가 들끓고, 평정심을 가져보기 위해 듣는 미니멀한 음악들 조차도 조각조각 갈라져 버린 마음의 편린들을 한 곳으로 모아주지 못한다. 이런 날엔 이런 음악을 들어줘야 할 거 같아서.. 들어본다.홍대 4대 얼짱이라고 했던가.. 요조는 알겠는데.. 뎁이라는 소녀(?)도 그 중의 한명이라고 하는 것 같다.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나머지 두명 까지 알고 싶진 않다. 요조의 음악은 뭐랄까.. 너무 내숭덩어리라고 해야할까.. 너무 예쁜척 하는 거 같아서.. 조금 싫다. 나도 남자니까.. 예쁘다는 건 인정한다. 요조 정도의 얼굴 (자연이든 성형이든) 을 예쁘지 않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일테니까. 그 얼굴에 반해서 관심있게 보기 시작한 그녀의 본..
NICO 1 - / 2004조용히 스며들듯이 이 한장의 음반은 기억 안으로 스며든다. 고요한 적막을 깨뜨리기 보다는 그 적막안으로 동화되는 듯한 소리의 이미지들은 자체로 하나의 실루엣이 된다. 사람들로 하여금 그 어렴풋한 실체를 깨닫기 위해 노력하지 말고 그저 그 안에서 서로 하나가 되라고 노래하듯이 Nico라는2인조 남성밴드의이야기는 무채색톤의 느낌으로 살며시 얘기를 건넨다. 베이지색 마분지에 물이 스며들듯이 소리없이, 그리고 담백하게 하나의 이야기는 트랙과 트랙 사이의 빈 공간에서 조차 서로를 끌어안는다. 그 안에서 사람들이 건져내야 하는 것은 기실 '아무것도 없음'... 그것일지도 모르겠다. 때론 얼터너티브의 느낌에 기대어 ('가을') 때론 일렉트로닉의 영향에 기대어 ('My!') 있기도 하지만 전..
이상은 13번째 앨범 The 3rd Place2007 / 55am music그녀의 음악인생 최고의 소리로 평가될 5~7집의 사운드 이후로 확실히 이상은의 음악은 많은 변화를 거쳤다. '담다디' 를 부르던 탬버린 소녀의 1집으로부터 가장 최근의 13집까지의 다양한 소리여정은 그녀를 아이돌에서 뮤지션에서 아트스트의 이름으로 변화시켜왔다. 형편상 11, 12집 두 장의 음반을 들어보진 못했지만 점층적으로 변화하던 전성기 이후의 이상은표 음악은 이제 월드뮤직이라는 꼬리표를 붙여줘야 할 만큼 변화해버렸다. 전성기를 추억하는 사람들이라면 변질이라고 부를 것이며, 그 이후의 시기만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그저 듣기 편한 음악으로 기억할지도 모른다. 또는 '담다디' 이후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존재 자체를 모를 ..
한 통의 치약, 그 끝을 짜내어 거품이 잘게 일도록 구취냄새를 닦아내 본다. 하얗고 파란 그 약품을 한 통 거덜내도록 세상안에 냄새나지 않는 말을 얼마나 내어놓았을까. 믿어 의심치 않는 미백의 언어들이 보이지 않는 악취로 오염이 되있었던건 아닐까? 내일이면 또 한통의 치약을 사러 동네 가게에 들를 것이다. 이제는 제발 더럽지 않은 말들을 세상안에 뱉어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면서.하나의 볼펜, 언제나 그 속에 들어있는 잉크가 다 떨어지기도 전에 볼펜 끝의 볼을 망가뜨려서 못쓰게 되기 일쑤다.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 언제나 그러하다. 그 사람에게 해야할 말의 잉크를 다 소진하지도 못한 채 쉽게 식상하고 오해하고 다투고 그래서 관계의 볼을 조급스럽게도 끝장내 버린다. 하나의 볼펜 속에 들어있는 잉크가 종이..
신 권주가 (新 勸酒歌)달빛이 머리위에 따라다녀 긴 마음의 산보에 뽀얀 농무와도 같은 아름다움이여.멀어도 좋고 가까워도 좋은 그대 모든 것에 대한 회상으로 안주삼아 이 길고도 긴 아름다움 속에 내 마음의 벗 그림자 상석에 모셔두고 하석에 걸터앉아 농무주 한 잔을 청해본다.일배 (一杯)사람을 산이라고 생각하게. 얘기하지 않았던가? 자네는 이제 겨우 산 중턱에 와있는 거라구. 벌써 그렇게 지치고 숨차하니 이 산을 어찌 넘겠는가.이배 (二杯)세상시 이치 모두 순리대로 흘러가는 걸세. 남자는 늑대고 여자는 여우라 하지 않던가? 자넨 자네를 순한 양이라 생각하고, 지금 안주가 되고 있는 존재를 토끼라 생각하지? 에이! 여보게, 내 보기엔 둘 다 천하에 없는 늑대와 여울세 그려.삼배 (三杯)눈을 들어 거리를 아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