ソラニン / 2010청춘들이 도달할 수 있는 마음의 영역... 청춘에서 벗어나야하는 사회인으로서의 자각이 주는 무게감, 그로부터 오는 자아와의 거리감. 경쾌한 비트의 음악위에서 진지하고 내밀한 마음의 언어들이 정신없이 충돌한다. 영화 에 담긴 성찰의 영역은 짙으면서 깊다. 그 검푸른 두려움이 한없이 멀게만 느껴지기도하지만 엔딩의 후련함까지 맞닥뜨리던 정서의 압박감은 오래토록 마음안에서 모래바람처럼 헝클어져 나의 정신을 흩뜨려 놓을 것임에 분명해 보인다. 요즘 들어 좋아하게 된 배우 미야자키 아오이의 영화를 찾아보면서 그녀의 필모그래피안에 담긴 것들중 구해볼 수 있는 것들을 몇 작품 보게 되었고, 그 안에서 맞닥뜨린 의 감정적 파장의 진폭은 생각보다 크게 여겨졌다. 고민과 성찰, 나아감과 멈춤과 우회의 삶..
2010 / 육상효감독영화를 보기전부터 그럴것이라 예상했던 감정 진폭의 틀을 거의 벗어나지 않는 영화였지만, 그 상투성이 사람을 언제나 울리기에 그럴거라 예상하면서 우리는 영화를 본다. 중반부까지 툭툭 끊어지는 전개가 산만하고 정신집중을 못하게 만들었지만 중반 이후부터 영화가 살이 붙기 시작한다는 기분이 들었다. 같이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한국땅의 외국인에 대한 편견 같은 건 없지만 그것보다는 한국땅에서 소외된 패자들의 서글픈 인생역정이 오히려 더 가슴 아팠던 것이 아닌가 싶다. 외국 불법 체류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우회하여 88만원 세대와 그 이하의 인생들에 대한 쓰린 이야기를 웃음으로 풀어간다. 또는 인생 밑바닥에서 살기 위해 몸부림쳐야하는 동시대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끌어안고 외국 노동자의 실..
Bike가 있는 영화 - 액션 영화를 표방한 영화를 보며 철학을 따지고 암시나 은유를 논한다면 어쩌면 정신병자 취급을 받을지도 모른다. 영화 는 흔한 상황 설정 -수갑에 묶인 두 명의 죄수- 으로부터 시작하는 전형적인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액션영화이다. 이 영화에는 세 명의 주요 등장인물이 나오는데 매컬리 컬퀸이 컸을때의 모습 같은 볼드윈가의 막내 스티븐 볼드윈이 다지라는 컴퓨터 해커로 나오고 -하지만 컴퓨터 해킹 장면은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 기대하지 말기를- 로렌스 피쉬번이 자신의 복직을 위해 움직이는 죄수(형사) 파이퍼로 나오며, 데스페라도의 그 엉뚱한 여자 살마 헤이엨이 더 엉뚱한 캐릭터인 코라라는 여자로 나온다. 영화의 주요 내용은 액션이지만 다른 장르들도 재미에 일조를 하고 있다. 취조실의 ..
록키 발보아 (Rocky Balboa, 2006)한때는 우리가 커가는 것과 동일의 시간대를 살아갔던 배우들이 하나둘씩 감독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유명 스포츠 스타가 어느날 감독으로 등장할 때의 곱지 않은 시선 같은 것일까.. 배우출신의 감독이란 그런 의미에서 그가 만들어가는 영화자체보다는 그 자신이 누려왔던 흥망성쇠의 시간과 그 자신이 채워온 필모그래피와의 연결고리에 대한 시선을 끊는 고통에서 더 큰 힘겨움을 지닐 듯 하다. 그 힘겨움의 터널을 통과한 배우 또는 감독에게 대중과 관객은 거장이라는 칭호를 붙여준다. 로버트 레드포드가 그러하였고,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그러하였다. 물론 그들의 영화는 재미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영화를 본 후에 돌이켜 생각해 볼 때 남는 무언가가 있으며, 작품성이라는 영예를 ..
아포칼립토 (Apocalypto, 2006) 굉장히 단순한 줄거리를 가지고 이야기가 전개되는 이 영화 는 장대하고 미스테리한 시각적 영상미를 짧은 시간위에 펼침으로써 간결과 압축의 묘미위에서 스스로 한편의 소품과도 같은 이미지로 기억속에 남겨진다. 굉장히 단순한 줄거리란 이렇다. 소규모로 군락된 밀림의 한 터전에서 주인공의 마을이 습격 당하여 죽거나 포로가 되고 이 와중에 주인공은 자신의 아이와 임신한 아내를 깊게 파인 지하로 내려보낸다. 포로가 된 주인공은 마야의 문명(?)지로 끌려가고 아이와 아내를 위해 어떻게든 돌아와야만 한다. 그리고 어쨌거나 돌아온다. 이 간단한 줄거리위에 배우 출신의 감독 멜 깁습은 고대의 문명과 미개한 시대의 잔혹한 제사의식등의 장면을 포장하여 관객앞에 내놓는다. 영화 는 멜..
영화안에서 행복하냐고 친구는 묻는다. 그 순간 모든것이 정지해버린 듯 나 자신도 멍해져버렸다. 살아간다는 것이 주는 지리멸렬함을 돌아보는 냉정한 카메라의 시선을 따라간다는 것이 얼마나 화가 나고 분통이 터지는 일인지 새삼 느껴보게 되었다. 임순례 감독은 끊임없이 사람의 꿈과 희망을 얘기한다. 그것은 서울단편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단편 의 영화관 여직원이 벗어나고팠던 일상으로부터의 꿈이거나, 장편 데뷔작인 의 친구들이 꿈꾸는 다가올 미래에 대한 염려와 지금을 돌아보는 시선으로부터, 로부터 블로우업된 듯한 의 어른들을 냉정하게 까발리는 의식까지. 감독은 그렇게 인간이 꾸는 마음의 지향점을 매우 현실적인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지만 화면안에서 건져지는 진정한 가치는 어줍잖은 타협과 화해로 포장된 이상향의 미래를 ..
(Maundy Thursday, 2006) 원작소설을 읽어보지 않았기에 어쩌면 다행일 듯 싶다. 아니라면 원작을 망친 그런 영화들 중 하나로 기억될 듯 하기에 말이다.마음을 닫아버린 사형수와, 세상과 엄마와 가족에 대한 분노로 끝없이 자살을 시도하는 젊은 여자교수의 만남이라는 설정에서 쉽게 연상할 수 있는 어떠한 것들. 서로의 마음 따윈 상관없이 만나고, 서로의 마음을 열기위해 노력하게 되고,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려하고, 서로의 마음을 감싸안으려하고, 결국은 자신의 내면을 치유하는 상황설정의 플롯에서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황과 시간 사이의 연결고리들은 기시감deja vu 으로 가득하고, 분노와 해소에 대한 감정의 연결고리들은 클리셰 Cliché로 가득하다. 담백함으로 화면을 끌어가고자 애쓰..
클릭 (Click, 2006) 영화는 가족 드라마의 소품같건만 등장하는 배역진들은 참으로 화려하다. 코미디의 외피를 입고 있는 듯 하지만 이 짠하고 눈물나는 영화 을 미국이라는 사회가 가지고 있는 성향을 헐리웃이 열심히 광고하고 있는 가족지향주의의 영화라고 가볍게 폄하하지는 말자. 물론 어떤 면에서 미국이라는 나라의 가족지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봐도 무방한 영화지만 그 안에 담긴 소중함에 대한 깨달음.. 그것만큼은 진짜다. 찰스 디킨스의 스쿠르지 영감 이야기를 현대화하여 차용한 이 영화는 가족이라는 사회 구성의 최소단위가 무너져감을 걱정하는 이들을 위한 영화이며, 일에 중독되어 가족들로부터 스스로 디아스포라Diaspora 로 변신해가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다. 모든 코미디 배우들이 원하는 것이 사람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