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재해석과 영화화 사이에서의 줄다리기 1편을 극장에서 본 지 얼마 되지 않아서 2007년 1월에 2편이 서둘러 개봉했다.의 존재를 몰랐던 이들이 원작 만화를 구해보고 2편에 흥미를 잃어버리기전에 서둘러 개봉해버린 감이 없잖아 있는 듯 싶었다. 어차피 제작이야 1편을 제작할 당시에 만들어진 것을 두 개의 편으로 상영한 것뿐일테지만 말이다.원작만화 초반부의 내용만을 가지고 만들어진 1편이 보여줬던 디테일한 묘사와 원작의 영화적 재해석이 돋보였음이 훌륭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2편은 1편을 보고서야 원작만화를 찾아서 본 내게 실망감이 큰 파트였던 거 같다. 1편이 원작의 초반부의 내용만을 다루었기에 원작만화를 접하지 못한 사람들이 처음 를 보는 순간에도 낯설지 않도록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추구했었던 반..
영화를 보지 않고 선입견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영화 를 보고 알게 되었다. '별로다', '그저 그렇다' 라는 좋지 않은평이 대부분이어서 그냥 시간때우기용으로 생각하고 봤는데 심각하게 무언가 남는 영화는 아니지만 킬링타임용 영화는 분명 아닌건 사실이다. 솔직히 오프닝에서 처음 등장하는 정우성의 나레이션이 들릴 때 굉장히 유치하게 들린게 사실이었고, 무척 유치할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본 것이 사실이지.. 대한민국 헌정이래 최고의 드라마라고 생각하는 ([대장금]에겐 미안하지만) [거짓말]로 너무나 인상적인 첫만남을 가졌던 이성재가 나온다. [거짓말]에서의 풋풋함은 이제 나이를 많이 먹어서 사라졌지만 오랜만에 그때의 분위기가 나오는 거 같아서 보기 좋았다. 테크노가 대한민국을 강타한 어느..
(タッチ, 2005)일본영화는 다 죽어버린 듯 보인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도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고, 특촬물도 제대로 된 것은 나오지 않고.. 블럭버스터라고 돈을 쏟아부은 일본영화들은 한국영화보다 더 유치하기 그지없다. 더군다나 유명 애니메이션의 실사작품들의 그 참담함이라니, (최근 [이니셜D]나 [최종병기그녀]의 실사판을 보시라) 눈뜨고 봐줄 수 없다. 창의력의 고갈은 헐리웃이나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가 되어가고 있는듯 보인다. 다가설 곳이 없는 장르의 변종은 이제 애니의 실사에 눈을 돌리고 있는 일본의 현상에서 고사하고 있는 일본영화의 현주소를 쉽게 느끼게한다. 하지만 일본영화의 황금기를 거쳐온 그 저력은 아직도 남아있으니 그것은 바로 젊은 인디영화들에서 발견할 수 있다. 밑바탕의 이런 저력은 ..
어지간한 영화광이 아니더라도 의 큰 베이스가 되는것은 저 유명한 시간과 시선에 대한 놀라운 고찰을 보여준 고전 의 차용에 있음 정도는 알고 있을 듯 싶다. 하나의 사건을 놓고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하나의 진실이 이해당사자의 시선에서 어떻게 왜곡되고 비틀리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다만 여기에서 진지함이라는 거대담론은 패러디와 유쾌함, 그리고 데임 애거사풍의 추리극의 외피를 빌려와 좀 더 가볍고 경쾌해진다. 문제는 영화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갑작스레 기존의 노선을 탈선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내가 무슨 영화를 지금 보고 있는것인가' 라는 의문에 빠지게 만드는 큰 실수를 범하고 있다. 더불어 패러디로 점철된 영화지만 초중반까지 보여주었던 상큼할정도의 신선함은 헐리웃 장르영화의 애니화정도로 ..
6월의 일기(Diary Of June, 2005)영화를 보고나니 마음이 너무 무거워진다. 세상에 대해 삶에 대해 늘 방관자로만 살아온 내 삶이 부끄러워진다. 길고 긴 영화의 에필로그가 마음을 찌르는 비수처럼 다가온다. 마음의 상채기를 안고 좀 더 진지하게 세상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과도한 상념이 의식 언저리에 깊게 패이는 골을 만들어 오늘의 기억을 간직하겠지.. 끄집어내어지는 것은 망각의 끝에서있는 어느날 문득.. 슬픔이겠다.Text by Minerva's Owl
핑퐁 (Ping Pong, ピンポン, 2002)이 영화는 진지함과 경쾌함 그 두가지를 함께 보여주는 흔치않는 영화라고 생각된다. 청춘의 성장기를 마감하는 그 시기의 혼란스러움과 내면의 성찰에 대한 진지함을 놓치지 않고 있으며, 흔히 이런 영화들이 빠지기 쉬운 외부적 요인이나 어른들의 어떤 것들로 인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내면에서 소용돌이 치던 혼란스러움을 하나의 일관된 흐름으로 잡아내는 좋은 힘을 보여주고있다. 영화 에서는 탁구라는 소재를 통해 좌절하고 멈추고, 또는 멈추어선 그 시점보다도 더 앞으로 훌쩍 걸음을 내딛는 주인공과 주인공의 주변인물들을 통해 살아간다는 것이 주는 힘겨움에 대해 조용히, 때론 강력한 스매싱처럼 얘기를 건네고 있다. 그 안에서 발견하는 것은 과정과 결과라는...
홀리데이 (Holiday, 2005) 양윤호 감독은 더 이상 보여줄것이 없는 듯 보인다. 갑작스레 이렇게 도발적인 서두를 꺼내든 것은 그동안 쌓여온 기대치에 대한 불만이 더이상 참을 수 없음으로 인하여 터져버린 탓일지도 모르겠다. 단편 으로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고.. 러시아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박신양을 주연으로 하여, 기대를 한몸에 안은채 만든 첫번째 장편 영화 는 난도질 당하여 망가져버렸었다. 어쩌면 박상륭씨의 원작 [죽음에 관한 한 연구]를 영화화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톨킨의 [반지전쟁]이 영화화하기 불가능했다고 했지만 현대의 컴퓨터 그래픽은 그 불가능함을 가시화시켰었다.. 그렇지만 그것은 21세기의 일이며 기술적인 진보의 최전선에 있는 곳에서의 일이다. 불가해한 영역에..
Ladder 49 (Ladder 49, 2004) 사실 재난영화를 무척 좋아하는편이다. 극한상화에 던져진 사람들의 힘겨움과 공포, 그리고 그러함들로부터 이끌어내어지는 인간본연의 악마성과 희생성등.. 재난영화안에는 수많은 볼거리가 넘쳐나는편이다. 그중에는 졸작도 있지만 좋은 작품들도 많은편이고.. 어찌보면 영화보기에 있어서 조금은 무난한 선택이라고도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표면상은 재난영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실 그렇지는 않다. 재난의 현장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재난'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보다는 재난안에 놓여진 '인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라는 재난영화의 한 역작에 대한 추억에서 를 보게 됐지만 재난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볼거리가 없기에 좀 실망스러운편이었던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