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mics와 현실의 경계에 서서 - 소녀들 Jazz를 만나다!!! Swing Girls, 2004 가벼운 마음으로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영화를 본다는 것은 때론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록 현실에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 만화적 상상력과 억지스럽지 않은 웃음들은 기꺼이 대중들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선물하기 주저하지 않는다.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전작들로부터 최근작 에 이르기까지 어렵지 않게 감독의 작품에서 캐릭터와 스토리가 만화적 상상력과 만화의 감수성에 많은 부분 기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때로 그러함들이 시노부 감독의 작품들을 가볍게 치부해버리는 경향으로 흘러가기도 하지만 한 감독이 일관성있는 작품 경향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은 사실상 위험한 줄타기일 수..
영화 - 911에 대한 스필버그식 답변인가? (War Of The Worlds, 2005) 아무리 웰스의 19세기 원작소설이 존재하고 리메이크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변해버린 시대에 이 작품의 시작과 끝나기까지의 런닝타임은 마치 아무것도 없는 혼돈에 대중을 내팽겨쳐 버린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렇다. 그것은 마치 어느 마른 날 비행기 두대가 날아와 그네들의 자랑거리인 빌딩을 가미가제식으로 날려버렸을 때로부터 시작했는지도 모를일이다. 그 대지는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 가 되고 그네들의 의식 깊은 곳에는 저마다의 상처와 기억과 고통이 자리잡고 있을 터... 한때는 테러와 관련된 영화가 금기시되고 터부시되던 짧은 시기를 뒤로하고 상업성이라는 이름은 그 고통에 날카로운 매스를 다시금 들이밀..
영화 - 추락하고 잊혀져버린 한 사람에 대한 기억 靑燕: Cheung Yeon, 2005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지난 몇 년간의 노력과 기다림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직접 목격하는 일은 참으로 암담하고 가슴아프기 그지없는 일임에 틀림없다. 일제강점기의 망령이 반세기를 훌쩍 지난 지금에도 우리의 의식을 이리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것이 슬프기 그지없다. 영화 은 1930년대 조선 최초의 여류비행사인 박경원의 짧은 생을 아이의 시선에서 죽음의 순간까지 일대기 순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여기서 박경원이 최초의 비행사인가 아닌가 하는 그런논란 따위는 잠시 접어두고 싶다. 최초인가 아닌가 하는 그런 논의따위가 중요한 그런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상반기 최고의 영화가 될 수 있었던 자리와 그만큼의 완성도..
첸 카이거 감독의 영화 / 그 실망의 뒤에 서서 그렇다. 시대는 과거 우리가 거장이라 부르던 이름들을 마음대로 호명하고.. 또 그렇게 짓밟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의 영어제목인 '약속'.. 그 약속의 끝에서 감독이라는 사회적 직업을 가진 한 사람은 대중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함인지 아니면 사회인으로서의 자신의 삶을 영위하기 위함인지.. 자신에게 주어진 {거장}이라는 타이틀을 긴 그림자로 간직한 채 상업주의 한켠에서 새로운 행보를 내딛었다. 그러나.. 그 약속은 누구를 위한, 또는 누구에게 하는 약속인가? 라는 질문이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첸 카이거' 그는 장 예모 감독과 함께 90년대를 살아간 젊은 지성에게 가장 영향력있는 중국의 거장이었다. 왜 그는 거장이었었는가? 누구에게도 하지 ..
{영화 ‘비트’에서의 소외라는 이름의 청춘담론과 미장센의 결여에서 오는 유행과의 철저한 담합에 대하여} 홀로 웅크린 방안에서 먼지 부옇게 낀 거울을 통해 혼탁한 세상을 떠돈다. 마주 보이는 자신의 눈을 바라보며 나는 선한가 아닌가 하는 愚問을 던진다. 영화 ‘비트’는 어쩌면 그 우문에 대한 대답이 되기 위해서 시작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열 아홉 이라는 나이가 주는 우리 사회 속의 제도적 정형성이 묶어두지 못하는 일탈의 무리들이 빚어내는 문제는 비단 가출과 자살, 마약과 섹스와 이지메가 아니라 일순의 감정혼돈과 갖추어지지 않은 의식세계로부터 오는 부유(떠돎)함이 더 큰 문제가 아닐는지. 열 아홉의 나이로서 가지는 영화속 아웃사이더들의 심리적 담론에 대해서 몇 가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학교- 적어도 그들..
{뜨거운 피를 지닌 한 남자의 일생과 너무 차가워진 우리 피를 돌아보며} 뜨거운 피를 지닌 한 남자의 일생에 대한 영화를 본다. 도입부의 어둠속으로부터 밝은 빛으로의 주인공의 나아감은 영화 종반의 행복한 결말을 의미하지만 영화가 끝날 때 까지 나 종내 알 수가 없었다. 단지 더 이상의 비극이 없기만을 바랬다. 소오(여명 분)의 반항아적 기질이 아버지에 대한 불만으로부터 시작된 것임에 그의 자폐적 증상에 대한 합리화를 감독은 영화 속에서 꾀하고 있다. 가진 것을 빼앗기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부터 해소되지 않는 부자의 갈등이 인연과 기다림이라는 주제와 함께 영화를 끝까지 이끌어가며 얼마 남지 않은 홍콩의 반환이 홍콩영화 전반에 가로 놓여져 있음이 느껴짐은 여러모로 좋은 시대의 좋은 영화를 빼앗긴다는 점에서 날..
{살인에 관한 긴 필름 -} 요즘 신문에 보면 작고한 폴란드의 감독 크쥐스토프 키에슬로브스키의 회고전이 동숭인지 호암인지 아트홀에서 열린다고 한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이 상영된다고 하던데 보고는 싶고 볼 수는 없고 해서 울적한 마음에 비디오가게에 갔다가 예전에 감동적인 음악과 내용으로 기억되던 이 영화 ‘일급살인’을 다시금 보게 되었다. 어느날 자신이 외롭다고 생각되고 친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면 그대 곁의 가까이 있는 사람들도 그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를. 어느 누구도 특별한 사람은 없다. 단지 하나의 자아를 지닌 객체이고 그 지닌 것이 조금 다를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된다. 우정은 사랑처럼 우연히 다가올 수도 있는 것이니까 말이다. 최근 영화 ‘더록’을..
{단편영화 "생강"을 보고 나서..} 올해 일월 어느날 제3회 서울단편영화제의 출품작들이 광주 어느 예술관에서 상영된 적이 있었다. 최근 들어 부쩍이나 팽창된 일련의 우리나라 영화제 속에 서 젊은 감각이 숨쉬는 단편영화를 보기 위해 난 하루 휴가를 냈고 그속에서 9 시간을 화면속에서 유랑하여야 했다. 젊은 비평가상, 예술 공헌상, 최우수 작 품상을 수상한 ‘생강’은 영화학도들의 습작과도 같은 여타 작품에 비해 단 연 돋보였다고 할 수 있다. 생강... ... 살다보면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일과 먹기 싫어도 먹어야 하는 것처럼 불가 항력적인 요소가 있게 마련이다. 현실의 리얼리티는 미화의 과정이나 미사여구 로 포장한 문학이니 영상세계 속의 서정적 인두겁을 뒤집어쓴 허구가 아니기 에 어찌보면 쳇바퀴 돌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