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우중충하고 존재하고 있슴은 항상 벗어날 시간만을 꿈꾼다. 언제라도 딛고 있는 이 땅이 만족스러웠던 적이 없었건만 뜻이 아닌 여건에 의해 언제나 그곳들에 존재한다. 의심하고 그릇된 생각을 일삼는 동안에도 모래탑은 허물어지고 바람에 흩날려 시공간적인 평활함을 만들어내니 입안의 모래알같은 껄끄러움은 우리 흘려보낸 시간의 그림자였던가. 해가지고 창문을 열고 세상안에 빛을 내어보낸다. 섞이고 조화되고 어우러지는 빛과 어둠의 자유가 몸을 이끌어 어렵지 않게 거리에 서본다. 사람들은 유려하고 밝아보이지만 부유하는 이미지로 한뼘쯤 거리위에 떠다니는 유령과도 같아 보이고 자신의 무덤을 지키기 위한 작은 투쟁들 안에서 만남도 헤어짐도 사랑함도 미워함도 모두 바람에 휘둘리는 갈대와도 같아 보인다. 참하 부러지지 못하..
꿈이 가난한 사람들 또는 꿈의 소박울안의 모이 쪼는 병아리 같은 유약한 모습으로 너는 거기 서있었지. 아니, 스러져 있었던 것처럼 생각도 든다. 청사초롱 불 밝히고 너의 삶 안으로 '부' 라는 신부를 맞이한 너의 첫날밤에 그녀는 헐벗고 굶주린 두 눈을 공포스럽게 희번덕거리며 너의 울 안에서 허겁지겁 빠져 나왔지. 우린 너의 울 밑에 쪼그려 앉아 눈물만 흘리고 있었어. 아무도 너의 그녀를 네게 돌려 보낼 수 있는 여유가 우리에겐 소멸되어 말라버린 우물과도 같았거든. 아냐, 우린 너의 첫날밤의 화촉이 무서웠던 것인지도 몰라. 네 삶의 가족을 거리로 내어 몬 그 두려움과의 악수가. 젖고 마르고 불타오르던 삶의 연대기가 이제 너의 마지막에 종점을 부여하고자 할 때 넌 가난한 네 가족, 너의 힘들었던 사유의 시간..
1997년 8월 7일 시민 여론조사에 '만화의 법적규제는 안된다'라는 지지율이 84%가 나왔다. 그리고.. 짧은 시간 사유하기 무분별한 창작이란 결코 있을수도 있어서도 안된다는 생각이지만 도대체 규제의 선이라는게 너무나 애매모호하지 않은가 말이다. 무조건적인 규제 반대는 더 나쁘다고 생각들지만 창작자는 자신의 입장에서 얘기하고 제도권은 국민의 의식보호라는 가당치 않은 명분을 들고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어디에도 그 선에 대해서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 듯 하다. 예술과 외설의 차이는 우스갯말로 에로물 비디오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보면 예술이고 중요한(?) 부분만 보면 외설이라고 하지만 창작과 검열은 어떤가. 아무도 창작의 매개체가 무엇이 되든 상당히 관대한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가위질을 이해하려는 선에 대해서..
같은 날에우리 영혼이 목말라 할 때같이하던 우리의 친구들이여우리 외로움 영혼의 우물을 원할 때그대들이여 어디에 있었는가세상의 쾌락을 향하여 뛰었었는가아니면 그대들의 작은 행복을 위하여 저 깊은 어둠속에서 안주했었나언제라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우리들의 꿈은이제는 하늘색 꿈처럼 사라져가고메마른 우리 영혼 잃어버린 꿈처럼우리의 기억속에서 조금씩 잊혀져간다같은 날에그대가 찾고자 하던 것들이 그대들의 곁에서 떠나간다면친구들이여과거의 그대들의 꿈을 다시금 마음속에서 원해 보라잃어버렸던 그대들의 꿈을그대들의 같은 날에92. 5. 20
사람, 그리고 空잉여의 계절에 너와 나의 가슴에는넘쳐나는 많은 것들로 가득하니별도 달도 그리움도 회한도 사랑도모다 구천을 떠도는 서글픔이어라바람의 계절에 너와 나의 머리에는한판 휘모리처럼 광풍이 소스라치니인생도 관습도 인습도 인식도언젠가는 깊은 푸르름속에 가라앉을 한줌 먼지와도 같았더라그리하여너와 나의 가슴과 머릿속에아무것도 남지 않은 無産의 계절이 다가왔을 때새로운 시작의 태동을 저미는 이레간의 굿판이 열리나니이렇게 들렸다고 한다."발 밑을 바라보려무나" 라고97년 6월 17일덧붙임 : 예전에 무슨 말도 안되는 이런 미친 글들을 썼는지 모르겠다. 암튼 당분간은 이런거 발견하면 올려볼까 싶다. ^^;;
여름, 그리고 장마날을 세운 한 자루의 비수를 가슴에 품고 이 습하고 지리한 시간 속에서 상상 속의 쿠데타를 도모한다.구름위의 맑은 햇살을 기대하듯 자신의 상상이 불러올 다른 시간, 다른 세상을 꿈꾼다.거기에는 슬픔의 비도 없고 눈물나는 시간도 없다. 나를 배척하는 인습도 없고, 나를 외면하는 사랑도 없다. 없다. 없다. 없다. 그리고 없다.바람처럼 자유롭고자 눈을 감는다. 질펀한 세상사 욕지기가 돋우는 비릿함도 사라지고 나 산 앞에 서있다. 순수라는 산, 사랑이라는 산, 내가 보듬어야 하는 모든 것의 산. 지금 난 그 산의 이정표 앞에 와있다. 내가 올라야 하는 것은 그런 산이 아니라 자유로워야 한다는 그 관념의 극복, 그것일 것이다.바람은 진정 자유로운가. 너도 나도 바람이 되어보지 못했기에 바람이 ..
사랑밤바람이 차가워 달빛도 없는 밤이면 어슴프레하게 비치는 회색빛의 하늘과 검은색 실루엣으로만 존재하는 나무들, 웅크린 동물들, 잠들어있는 생각들. 회색과 검은색의 모노톤으로 존재하는 세상이 순수하다는 생각을해. 밤의 빛처럼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의 두가지로 나눠버릴 수 있다면 사랑이란 참 편한 개념일지도 모르지. 혼자 하는 이야기가, 혼자 하는 생각들이 당신에게 전달되지 않을 거란걸 알면서도 그리움을 멈출 수 없는 것. 일상에 묻힌 시간의 흐름에 문득 문득 그대와의 시간과 그대와의 추억이 떠오르면 가슴이 아파와서 볼 사람도 없는데 괜시리 눈물을 훔치는 동작들. 꿈인걸까. 누군가에게 잊혀졌다는 생각과 내가 누군가를 잊어버렸다는 생각들. 사랑을 잃는다는 것은 마음에 새겨진 기억들이 희미해져가는 그 끝에서 남..